UC입학사정 개정안이 15일 UC평의회를 거쳐 채택됐다는 기사가 나가자 학부모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UC측은 16일 총장 웹사이트를 통해 ‘자주 거론되는 질문’(FAG)에 대한 답변과 함께 리차드 앳킨슨 총장의 특별 발표문을 게재하는 등 새 기준의 적용대상이 되는 12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동요를 안정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새로 개선된 입학사정방안의 골자는 그동안 입학정원의 50∼75%를 GPA와 SAT점수만으로 선발하고 나머지 정원 25∼50%에 대해서만 포괄적 사정방법(Comprehensive Review)을 적용하던 현행 방식을 폐지, 내년 가을학기 입학희망자, 즉 현재 대입지원이 한창인 현재 12학년 지원자 100%에게 포괄식 사정방법을 일괄적으로 확대 적용한다는 것이다.
포괄식 사정방법은 GPA, SAT점수 같은 성적이나 시험점수 뿐만 아니라 가정환경과 출신배경, 사회봉사 및 리더십 경력, 예체능 소질과 과외활동 등의 기준을 보다 중요시하는 종합평가를 일컫는 것으로 14개 항목으로 나뉜다. 새로 채택된 UC입학사정방안에 대한 한인 학부모 및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UC측이 제공한 ‘자주 거론되는 질문사항’(FAQ)을 토대로 그 자세한 내용을 살펴본다.
▲한인 학부모들과 전문가 의견
12학년 딸을 둔 손미형씨는 "성적은 좋지만 과외활동이나 수상경력이 거의 없는 딸아이가 UC명문캠퍼스 두 곳을 목표로 원서를 넣었는데 입학사정방식이 바뀌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여간 불안하지가 않다"고 말했다.
반대로 또 다른 12학년 학부형 김경자씨는 "딸이 걸스카웃과 각종운동, 피아노 등 과외활동을 활발히 해왔지만 GPA 3.5에 SAT는 1,000점을 못 넘어 UC는 엄두도 못내고 사립대학은 보낼 형편이 안 돼 걱정하던 차에 이번 새 입학사정안 통과소식을 듣고 혹시나 하는 희망으로 지원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성적도 우수한 편이고 과외활동으로는 어릴 때부터 태권도만 꾸준히 해 왔다는 11학년 남학생의 어머니 박부현씨는 "아들이 UC버클리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하고 싶어하는데 갑자기 무엇을 중점적으로 준비시키는 것이 좋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학부모들의 동요에 태프트고교의 전 칼리지카운슬러 엘레나 폴 교사는 "사정방식이 달라져도 성적이 차지하는 중요도에는 큰 차이가 없으므로 학업을 도외시하면서 과외활동에만 치우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엘리트학원 LA지점의 김원아 디렉터도 "성적을 중점적으로 관리해온 UC목표 한인 학생들에게는 당락의 변화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아직 원서를 내지 않은 학생과 부모에게는 "앞으로 성적관리는 물론, 과외활동과 사회봉사나 수상경력을 잘 챙기는 것도 중요하고 또 개인마다 상황이 다르므로 일반화해서 좌충우돌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살릴 수 있는 특기나 장점, 학생이 처해 있는 특수 환경 등을 픽업해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 상태에서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고교에서는 학생들 사이에 "새로 발표된 UC입학사정방식은 내년에 지원할 현재 11학년학생부터 적용된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이에 대해 UC총장실의 브래드 해이워드 공보관은 "새 입학사정방식은 2002학년도 가을학기에 학교에 입학해 등교할 현재 대입지원중인 12학년생들부터 적용된다"고 분명히 밝혔다.
sangkk@koreatimes.com
▲포괄식 입학사정(Comprehensive Review)기준에 포함되는 14개 항목이란?
1. UC요구과목의 고교평점(GPA)
2. 표준평가시험점수(SAT 또는 ACT 등)
3. UC요구과목 외에 이수한 과목의 이름과 개수 및 성적
4. 어너클라스와 AP과목 개수 및 성적
5. ELC(Eligibility in the Local Context)에 해당되는가
6. 12학년동안 이수중인 과목 및 중간성적
7. 소속고교의 교육환경 및 기회를 고려한 상대적 학업성취도
8. 학과 과목 중 뛰어나게 성취한 것이 있는가
9. 학업관련 프로젝트 중 뛰어나게 완수한 것이 있는가
10. 최근 눈에 띄게 성적이 향상된 적이 있는가
11. 특별한 재능, 성취도, 수상경력, 뛰어난 리더십
12. 특정 UC캠퍼스에서 필요로 하는 뛰어난 경력이나 재능 또는 프로젝트 완수경력
13. 장애, 저소득가정, 열악한 환경, 망명자 또는 참전군인(veteran) 가정 등 특별 출신환경을 고려한 학업 성취도
14. 출신고교소재지 및 거주지-지역적 편중을 배제하기 위한 것
▲미국내 어떤 대학에서 UC의 새 사정방안과 유사한 방법을 적용하고 있나?
하버드, 예일, 스탠포드, 미시간 대학 등 전국의 대부분 명문대에서 이와 유사한 ‘광범위한 기준’을 적용,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지원자를 평가하는 선발기준자체가 바뀌는가?
아니다. 새 기준이 도입된 것이 아니라 적용의 범위를 넓힌 것, 즉 지난해까지 지원자의 25∼50%정도에만 적용해오던 기존의 14개 사정 기준을 올해부터는 지원자 100%에게 적용하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는 학업성적과 SAT점수가 높은 학생 중에서 50∼75%를 미리 선정하고 나머지 지원자에게만 이 방법을 적용해 왔다.
UC평의회는 그러나 새 입학사정안이 주정부가 지난 96년부터 금지하고 있는 `소수계 우대입학’의 편법이라는 지적을 고려, 각 캠퍼스로부터 매년 종합평가 효과를 보고 받기로 하고 새 방안이 인종적 특혜로 사용돼서는 안된다는 조건을 달았다.
▲지금까지 UC 입학자격이 되던 현재 지원생들이 새 방안으로 인해 지장을 받겠는가?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의 사정방식으로 입학자격이 됐다면,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할 때 1지망으로 원했던 특정 캠퍼스에 합격이 안될 수는 있어도, UC캠퍼스 중 한군데에는 입학이 확실할 것이다.
▲새 방안으로 인해 1지망 캠퍼스에 불합격이 될만한 학생들은 누구인가?
종전에 고교 평점과 SAT 성적만으로 선발되는 지원자의 50∼75% 학생 중 턱걸이 입학자격이 됐던 학생들로 대부분 GPA 4.0이상 취득에 쉬운 과목만을 이수했거나 교실안팎에서 창조적, 사색적, 예술적 능력개발과 시민으로서의 자기개발에 힘쓰기 보다 최소한의 학업성적 자격에 초점을 맞춰 온 학생들이 될 것이다.
▲새 방안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학생은?
자기개발에 매우 도전적인 학생으로서 AP나 어너클라스 같은 어려운 과목들을 선택해 좋은 성적을 얻은 학생, 좋은 학업성적과 더불어 사회봉사나 리더십, 과외활동에 특출한 전력을 가진 학생, 상대적으로 열악한 교육·가정·사회 환경에서 학업을 성취한 학생들이다.
▲기존의 사정방식으로 합격이 가능했던 학생중 얼마나 되는 학생들이 새 사정방식으로 인해 불합격되겠는가?
모의 입학사정을 했던 캠퍼스 자료를 보면 2001년도 가을학기 신입생 1,000명을 대상으로 포괄적 평가방식을 적용한 버클리의 경우 성적은 좋으나 학업이외에는 별다른 활동이 없었던 4%이하의 학생들만 탈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UC어바인의 경우 2.2%, UC데이비스의 경우 2%만이 각각 탈락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성적이 좋지만(strong) 뛰어나지(outstanding) 않은 학생들의 합격여부는?
뛰어나지는 않을 정도로 학업성적은 좋으며 학업 외의 활동은 거의 없는 학생들은 여전히 여러 UC캠퍼스에서 높은 합격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 단 캠퍼스에 따라 경쟁률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같은 평점이라도 출신고교마다 난이도가 다를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은 어떻게 평가되나?
지원자의 출신고교에 대한 평가는 어너클라스와 AP과목이 몇 개나 있으며 성적의 분포는 어떠한지, SAT I, SAT II, AP시험의 평균점수, 졸업생수, UC ‘a-g’과목 이수도, 평균학급규모, 학생-교사비율, 임시교사수, 무료급식 학생수, API 등 가주교육부 자료에 따른다.
출신고교에 따른 상대평가는 UCLA의 경우 같은 고교출신 지원자의 원서는 동시에 한 사정관에 의해 읽혀지는 방식으로, 또 버클리의 경우는 원서커버마다 75개 항목의 출신고교 평가 항목을 게재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매년 수만개의 원서를 읽어야 하는 UC 입학사정관들은 캘리포니아 고등학교들에 대한 평가를 꿰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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