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상담
▶ 원인분석과 스트레스관리 병행하도록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서로의 일에 관해 이야기하던 중 필자의 하루의 일과를 설명하였더니, "아 그러니까 네가 하는 일은 회사로 말하면 고객서비스(Customer Service/Customer Relations) 일과 비슷하구나" 하는 것이었다. 사실 교육기관의 ‘고객’인 학생들과 그들의 부모, 교사들이 자신의 맡은 바 일을 잘 하도록 도와주고 문제 해결을 하는 업무를 많이 보기 때문에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이제 개학한지 겨우 며칠 안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필자는 교사들의 필요한 전반적인 것을 지원해 주고 학생들의 프로그램 등의 문제 해결을 돕고 부모님들의 여러 질문에 답해 드리며 ‘고객서비스’ 업무를 보느라 정말 정신 없이 바쁘다. 이 와중에 몇몇 불만이 있는 ‘고객’들을 대하면서 잠시 분노 통제(anger management)에 관해 생각하게 되었다.
화를 내는 것 자체는 본인의 건강과 대인관계를 해칠 뿐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는 운전하다가, 자녀들의 운동경기 관람 도중에, 자녀의 실수를 용납하지 못해, 혹은 공항에서 연착 소식을 들을 때 자신도 모르게 욕설을 퍼붓든지 화를 내든지 쓰레기통을 발로 차든지 등등의 방법으로 분노를 발산해 버린다.
지난 일요일의 LA타임스 부록 퍼레이드 매거진(Parade Magazine)에서도 이 내용을 다루었는데 시빌 에반스라는 갈등 해소 전문가는 현대인들의 ‘화병’을 세 가지의 ‘T’, 즉 ‘time’ ‘technology’ ‘tension’을 가장 큰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기술(technology)의 발달로 모두들 셀폰과 페이저를 달고 다니며 늘 대기상태에서 시간에 쫓기고 참을성이 줄어들며 압박감을 느끼며 생활하게 된 것을 지적한 것이다. 따라서 작은 일에도 화를 내며 때로는 자신도 놀랄 정도의 난폭한 화풀이까지도 하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화풀이는 화를 발산해 버림으로써 스트레스가 풀리고 기분전환이 된다고 보지만 그것은 잠시뿐이며 근본적인 문제는 전혀 풀리지 않고 본인의 화풀이로 인해 귀중한 친분 관계가 무너지고 나아가서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까지도 할 수 있으니 전혀 득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평화로운 가정의 분위기가 자녀의 교육에도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새 학기를 맞이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분노 통제에 관한 다음의 몇 가지를 자녀들과 함께 이해하여 보자.
먼저 ‘화병’의 예방책을 생각해 보자. 보편적으로 우리는 몸과 마음이 지쳐있을 때 화를 자주 내게 된다. 자녀들의 스케줄은 물론 부모님들의 스케줄이 너무나 바쁘지 않도록 점검하여 취미생활도 즐기고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모색해 자신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잘 관리해야겠다.
두번째로 화가 났을 때 어떻게 자신을 다스리는 것이 맞는지 그 방법을 익혀두어 무조건 발산하는 일이 없어야겠다. 전문가들은 먼저 화가 나는 그 근본적인 이유를 파악해서 문제 해결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분노감’이란 인간에게 겨우 3초 정도의 느낌을 준다고 한다. 그 이후엔 그 느낌으로부터 자신들이 경험에 비추어 만들어내는 부정적인 생각이 화풀이를 하게끔 한다고 한다. 따라서 화가 치밀어 오를 경우 잠시 눈을 감고 하나에서 다섯까지 천천히 세면서 심호흡을 하며 화가 나게 하는 근본적인 문제의 원인을 찾도록 권한다.
얼마전 필자의 아들의 아이스하키 경기장에서 지고 있던 팀의 한 부모가 심판이 불공평하다고 계속 소리 지르면 "상대편 팀이 뇌물을 먹인 것이 효과를 보는구나" 하고 격렬한 러시아 액센트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랬더니 저쪽에서 ‘너희 나라(Russia)에서는 그럴지 몰라도 여기선 그런 짓은 안 한다’고 반문했다. 한참 서로 헐뜯다가 다행히도 몸싸움 없이 무마되었지만 그 부모들의 자녀들은 정말 창피했을 것이다. 전자의 아들은 시합이 끝나자마자 유니폼도 안 갈아입은 채 나가 버렸다.
먼저 화를 내고 소리지르던 이 부모는 아마도 경기 자체보다 자기 집에 있었던 다른 일 때문에 혹은 스트레스로 인한 화풀이를 했다고 본다. 하지만 이 결과는 자녀에겐 전혀 모범이 안되었을 뿐 아니라 자녀의 마음에 상처를 주게 되었다.
세번째로 화가 날 때 상대편의 입장을 이해하도록 노력해 보자. 예를 들어 자녀가 화를 나게 하면 바로 화내거나 소리 지르지 말고 잠시 눈을 감고 맘속으로 다섯까지 천천히 세며 자녀의 입장이 되어 이해하도록 노력하며 문제의 해결을 목적으로 대화하여야겠다. 학교나 공공기관에서 무례하게 행동하거나 새치기하는 사람들을 상대할 때도 비슷하게 대하면 좀 더 순탄한 문제 해결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부모님들의 언어와 모습을 그대로 배우는 자녀들을 위해 자녀들과 위의 상황을 함께 논의하는 것도 좋지만 부모님들이 직접 분노 통제를 잘 하는 모습을 보여주실 때 살아있는 교육이 되며 자녀들은 평온하고 안정된 가정의 분위기에서 학업에 더욱 열중할 수 있을 것이다.
마가렛 김 <케네디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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