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괴롭히던 아이들과 함께 웃은 일이 괴로워, 20년전 노래 지어 불러, 전국 학교서 호응
사람들은 학교에 다니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다른 아이를 괴롭히거나 아니면 괴롭힘을 당하는 위치에 서게 된다. 테네시주 내시빌에 사는 가수이자 작곡가인 리 도먼은 그 느낌을 생생히 기억한다. 그래서 지난 20년간 소싯적 학교 운동장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용서와 동정의 필요성을 노래해왔는데 이제 전 미국이 그 노래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도만이 쓴 노래는 자기가 중학교때부터 알던 친구로 교실에서 왕따로 줄곧 모욕과 괴롭힘을 당하던 하워드 레이에 관한 실화였다. 한번은 도먼도 집이 너무 가난해서 누더기를 걸치고 다니던 레이를 비웃던 아이들에 합류한 적이 있었는데 그 일이 두고두고 가슴 아팠다.
그래서 나온 노래 ‘하워드 그레이’는 이제 50줄에 접어든 두 사람 모두의 삶에 영향을 미쳤다. ‘하워드 그레이’는 학교에서 교사와 카운슬러들이 아이들에게 서로서로 존중할 것을 가르치면서 들려주고 있으며 뉴욕의 한 교사는 이 노래의 소재를 극화시켜 학교운동장에서 벌어지는 괴롭힘과 잔인함에 관해 설명하는 교실용 비디오를 만들었다.
지난 3월 캘리포니아주 샌티의 학교 총격사건으로 학생 2명을 죽인 앤디 윌리암스도 왕따로 학교에서 놀림을 당했었다. 윌리암스가 어릴적 자라던 매릴랜드주 브런스윅의 교회 목사는 그 사건에 관한 설교를 하고 ‘하워드 그레이’를 틀었다. “이 노래가 새로 인기를 끈다는 소식은 반갑지만 그 이유는 저를 슬프게 합니다. 차라리 이 노래를 안들어도 좋으니까 사람을 죽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도먼은 말한다.
‘하워드 그레이’를 낳게 한 사건은 40년전, 도먼과 레이의 고향인 캔자스주 오스칼루사에서 일어났다. “아이들이 레이를 라커로 밀어붙이면서 놀리고 때렸을 때 나도 같이 웃었어요. 그게 옳지 않은 일인 줄은 알았었지만 나를 놀리는 것은 아니니까 나도 웃었지요” 몇십년이 지난 뒤 찾아온 회한때문에 도먼은 레이의 소식을 수소문, 캔자스주 토피카에 사는 그에게 용서를 청했고 1986년에 다시 만난 이후 친구로 지내고 있다.
“하느님이 고통스런 상황에서 건져주시고 치유해주셨습니다. 자신의 아픈 경험이 다른 사람들에게 커다란 긍정적 영향을 주었음을 하워드가 알면 좋겠습니다”고 말하는 도먼은 오랫동안 포크싱어로 활약한 연합감리교회 목사로 거의 매주말 뉴잉글런드부터 남가주까지 교회들을 방문하며 노래도 하고 학교 폭력으로부터 자기가 배운 것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청중들로부터 쓰라린 경험을 듣기도 한다.
또 ‘알고 용서하시는 하느님:하워드 그레이 이야기’라는 참고서 발간도 도왔는데 이 노래에 감명받은 전국의 학생 및 교사들의 편지도 많이 받았다. 그중에는 레이가 잘되기를 바란다는 내용도 많은데 현재 53세인 레이는 학교도 마치지 못했고 현재 건강도 좋지 않고 직업도 없다. “그 노래를 듣고 아이들의 행동이 바뀐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습니다. 왜 요즘 아이들이 그렇게 행동하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도먼은 1980년, 존 레논의 죽음에 접해 이 노래를 썼다. 베이비붐 세대의 우상을 그처럼 어이없이 잃어버린 슬픔은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했고 고통스런 경험들을 되살리면서 갑자기 하워드 레이도 떠올랐다. 가사도 곡도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떠올라 쉽게 한곡을 완성하니 마치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1981년에 내시빌에 살면서 가는 곳마다 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는데 어떤 떠돌이 가객이 이 노래를 배워서 가는 곳마다 했는지 3년후 뉴욕주 슈넥터디에 사는 5학년 학생들로부터 그 노래를 만들어줘 감사하다는 편지를 받고 깜짝 놀랐다. 이후 이 노래는 교실에서 관용에 대해 가르치는 전국의 교사들에게 훌륭한 부교재가 됐다.
도먼은 음반회사 간부들에게도 접근했지만 그들이 레이가 은행간부급의 성공한 사람이 된 것처럼 바꾸자고 해 거부했다. 그러나 남부의 복음성가 음악계에서는 환영받아 1986년에 레코드가 나오면서 방송 전파도 타기 시작했다.
그때쯤 도먼은 레이를 찾아 그 사실을 알려야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캔자스의 친척을 통해 그의 주소를 알아 테이프를 보내며 자기를 용서해달라는 편지도 보냈다. 레이는 그 노래를 듣고 울음을 터뜨렸다.
도먼은 레이에게 정기적으로 수표를 보낸다. 그가 이 노래에서 한 역할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다. “내가 학대한 대상과 화해할 수 있었던 나는 정말 운이 좋습니다. 이 노래의 메시지는 그런 일은 당신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상처를 치유해주시는 하느님을 믿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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