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우리 클리닉에 한 어머니가 9세난 아들 경호를 데리고 IQ 측정을 하러 왔다. 경호 어머니는 경호가 학교에서 영재 프로그램의 테스트를 받았는데 몇 점 차이로 뽑히지 못했다면서 경호가 과연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다고 했다. "우리 경호는 감을 잡을 수가 없어요. 어떤 때는 아주 총명한 것 같은데 또 어떤 때는 그런 것 같지도 않고요… 뭐 하나에 재미를 붙였다하면 정신집중을 잘 하는 것도 같은데 또 어떤 때는 정신집중이 아주 안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경호는 클리닉에 처음 왔는데도 이 방, 저 방을 왔다갔다하며 너무 부산을 떠는 인상을 받았다.
"1학년 때 선생님은 우리 경호가 ADHD가 아니냐고 테스팅(testing)을 해 보자고 그랬어요." 경호의 어머니는 계속 걱정스런 한숨만 내쉬었다.
경호는 영재에 관한 시험을 우선 쳐봤다. 언어를 통해서 하는 시험에는 영재라고 불리기에는 너무나 미흡한 성적을 보였지만 잠재능력에 있어서는 높은 수준이었다. 여기서 잠재능력이라 함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능력만 가지고는 측정하지 못하는 능력을 말한다. 독자 중에도 이런 기억이 나실 것이다. 시험 도중에는 몰라서 대답을 못했다기보다는 알고 있는데 어쩐지 생각도 안 나고 하여 틀렸는데 시험이 끝나고는 다 알고 있었던 일들! 또 알고는 있었는데 글로는 표현이 잘 안 되었던 일… 이런 것을 잠재능력(potential ability)라고 한다. 그래서 이런 시험은 가끔 게임, 퍼즐 등 다양한 방법을 쓰기도 한다.
아무리 영재라 하더라도 그것이 잠재능력으로 많이 쌓여 있고 나타나지 못할 때는 위에 소개한 경호 같이 영재교육에 뽑히지 못할 수도 있다.
연구(A.W. Laird)에 따르면 영재 중의 35%만이 보통학교에서 주는 시험에 선출된다고 한다. 또 한편으로는 선출된 영재 중에서도 영재교육 자체 커리큘럼의 미비상태로 약 10% 정도밖에는 지금 감당을 못 하는 중이다. 그래서 어떤 학교는 ‘track system’(학생의 능력에 따라 그룹을 지어 가르치는 시스템)까지 쓰려고 하고 있다.
미국 연방교육부(Department of Education)에서는 가끔 이런 학생들을 ‘The gifted is not listed’라고 써 놓아 영재로 뽑히지 못한 학생을 인정도 하고 또 뽑힌 학생들도 제대로 교육이 안된 부분을 인정하고 있다.
그런 영재들의 특징은 어떤 것인가? (IQ test로만 측정을 못 하는 영재들의 특징)
1. 위에 소개한 경호가 클리닉에서 시험을 치는 과정에서 한 부분으로 독서 이해력 시험(Reading Comprehension Ability Test)을 칠 때 일어난 일이다. 지면상 그 내용을 간단하게만 소개하자면 Animal Rights에 관한 내용인데 (1)야생동물과 애완동물의 차이 (2)동물을 보호해야 한다 등 5가지 중요한 내용이 있었다. 경호의 답에만 의존하자면 80% 이상이 다 그 독서 이해력 시험에서 틀렸다.
그러나 경호의 답을 일일이 분석해 보면, 경호는 ‘인간은 야생이건, 애완동물이건, 무조건 다 보호해야 한다’라는 생각에 꽉 매어 있었다. 나머지 4가지의 주내용을 이해 못한 것은 아니지만 자기 자신의 생각에만 꽉 사로 잡혀 있어서 헤어나지를 못하였다. 또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우리 인간은 동물을 보호해야 하므로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 라는 말은 그 테스트에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주장하기까지 하였다.
다시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겉으로 보기에는 자신의 독서에 문제가 있는 학생 같이 100점에서 20점밖에 인정을 못 받으나 80점은 자연히 이해를 못하는 점수였다. 즉, 학교 공부는 그렇게 밖에는 점수가 나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분석 결과도 겉으로 보기에는
(a)생각을 5가지 중에서 1가지만 이해한 것 같이 보일 수도 있고, (b)또 한걸음 더 나아가 5가지를 비록 다 이해한다 치더라도 그 생각의 정리가 안 된다고 요점 파악을 못한 것 같이 보였다.
그러나 더 깊이 분석을 해보자면 경호는 전체를 이해 못한 것이 절대로 아니었다. 그것과는 정반대로 경호의 IQ는 178이었다.
여기서 20년에 걸친 연구(William K. Durr, 1970-1990)를 소개하려고 한다. 170점 이상의 IQ를 지닌 학생 28명을 연구했다. 그들은 모두 우리 같은 클리닉이나 카운슬링 센터에서 뽑은 영재 학생들로서 그들은 단순한 영재가 아니고 ‘highly gifted’로 판정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6명은 공부도 아주 못하고 친구간에도 축에 끼지 못하는 이상한 학생들(영어로 ‘nerd’라고 불림)이라고 했고, 19명은 친구들간에는 이럭저럭 관계는 유지하지만, 공부는 썩 잘 하지를 못하였다. 그러나 그 중 3명은 친구들은 많았으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를 못했다.
2. 경호의 성격은 어머니에 따르면, 대단히 고집이 세다고 했다. 우리 클리닉에서 본 경호는 자기가 생각한 일은 끝을 낼 경우인데도 끝을 내지 않고(못하고) 자꾸 자기 생각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었다. 마치 자동차가 잘 달리다가 멈출 때는 멈추어야 하는데 한번 발동이 걸린 그 자동차가 멈추지 못하는 것 같이! 겉으로 보기에는 고집이 센 아이 같이 보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2시간 전에 친 내용의 시험을 아직도 또 물어보는 일! 아마 학교에서는 영어시간에 일어난 일을 수학시간에 손을 들고 물었을 것이다. 선생님은 이것이 영재들에게 있는 preservation이라는 것을 모르고 벌을 주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에디슨(Edison)이 1학년 때 일어났던 일과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에디슨의 담임 선생님이 1+1=2이라는 숫자 개념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것을 듣고 있던 에디슨은 잽싸게 밖으로 뛰어나가서 진흙 두 덩어리를 흙물을 뚝뚝 흘리며 갖고 방에 들어오더니 흥분한 목소리로 ‘선생님! 진흙 하나에 진흙 하나를 더 하니 더 큰 진흙이 되지 둘은 안 되는데요!’ 이것이 계기가 되어 에디슨은 그 날로 학교에서 퇴학을 당하고 그 날이 에디슨의 학교 공부의 마지막 날이었다고 한다.
해결책:
1. Graphic organizer라는 학습 방법(study skills)으로 공부를 시킨다.
2. 다음과 같은 책들을 많이 읽혔다(다음의 책 내용의 특징은 한 쪽으로만 치우치거나 골똘하면 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가 없으나 포괄적으로 다 알아야 흥미를 붙일 수 있는 책들이다).
I. A Beach Day, Florian, Douglas; Greenwillow, 1990, 32 pages
온 가족이 바닷가에 가서 하루를 지나는 이야기
주제: 포괄적으로 주제를 잡아야 하는 이야기
ii. The Hungry Thing, Slepian, Jan, & Seidler, Ann; Scholastic, 1967, 30 pages
하루는 배가 고픈 호랑이가 어느 도시에 나타나서 자기가 배가 고프니까 음식을 내 놓으라고 호령을 한다. 그러나 사실은 호랑이가 원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다. 동네 사람은 과연 호랑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려고 애를 쓴다.
그밖에 다음의 책들도 좋은데 지면상 내용은 생략한다.
iii. The Hungry Thing Returns, Slepian, Jan, & Seidler, Ann; Scholastic, 1990, 28 pages
iv. Nate the Great, Sharmat, Majorie Weinman; Dell, 1972, 32 pages
v. Nate the Great and the Musical Note, Sarmat, Marjorie Weinman; Coward-McCann, 1990, 48 pages
vi. Nate the Great and the Tardy Tortoise, Sharmat Majorie Weinman; Delcorte, 1995, 42 pages
vii. Subway Sparrow, Torres, Leyla; Farrar, Straus, Giroux, 193, 28 pages
viii. A Winter Day, Florian, Douglas; Greenwillow, 1988, 22 pages
(Graphic organizer에 대한 영문판이 있음을 알립니다. 자녀의 독서수준을 미리 알아야 도움이 됩니다)
문의 (909)861-7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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