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대학 4학년에 재학중인 브라이언 스웻(22)이 할머니에게 받은 유산은 적지 않았다. 보통 대학생이라면 새 BMW 같은 것을 장만했을, 2만달러가 넘는 돈으로 스웻은 사우스 다코타주에 사는 라코타 인디언을 위한 비영리재단을 시작했다.
“내겐 필요한 것이 없었고 할머니가 평생 모으신 돈이니 할머니가 기뻐하실 뜻있는 일에 쓰는 것이 훨씬 나아보였어요” 공공정책 및 국제 관계 전공으로 교내 스포츠 경기에 풀타임으로 뛰며 대학의 투자자문위원, 프라비던스 지역 고교생의 멘터 역할에 활발한 사교활동을 하고 있는 스웻은 요즘 IRS에 제출할 서류에 서명하느라고 더 바빴다.
스웻처럼 자선재단을 설립하는 대학생들의 숫자가 늘고 있다. 작은 돈으로 시작해 인터넷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늘고 있는 이들 대학생들은 사회사업가의 새 경지를 개척하고 있다. 파티와 ‘나’만이 세상의 전부일 나이에 무보수 노력으로 세상과의 연대감을 키우고 있는 이들은 세상의 변화는 공공부문에 의존하던 이전 세대와는 달리 정부나 기존 자선단체에 실망한 이들이 많다.
지지하는 사람들조차 이들이 보다 전통적인 정치나 구호활동 대신 이같은 소규모 자선에 열광하고 있거나 이들이 하는 모금활동이 알고보면 이미 다른 사람들이 하고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LA 다운타운 저소득층 지역의 주거나 학생 지도 같은 일을 돕고 있는 USC 학생들에게 지원금을 나눠주는, USC 자선기금 관리인인 라이언 디비(20)는 이런 종류의 우려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 “요즘 사람들은 자신의 대리인을 뽑아 시키기 보다 자기 손으로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경향”이라고 말한다.
대학생들이 앞장서는 비영리단체가 몇개나 되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 그 분야 종사자들은 숫자가 늘고 있다고 말한다. 비영리단체 운영에 관한 강좌을 개설한 대학은 1년전에 100개 정도이던 것이 현재는 250개에 가까우며 인디애나대학이 3년전부터 여름에 제공하는 학생 자선사업가를 위한 프로그램 수강자도 3배가 늘었다. 최근 여성잡지 ‘글래머’가 실시한 전국 주요대학 여항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거의 모두가 비영리단체를 시작했다는 대답이 나왔다.
미시건의 켈로그재단 프로그램 디렉터인 조얼 오로스는 “바로 얼마 전까지 비즈니스 창업으로 기울던 학생들의 열정이 요즘은 사회적 책임감으로 표출되고 있다”며 “정말 커다란 변화”라고 놀라와했다. “그들은 켈로그나 포드, 패커드 같은 큰 재단에서 지원금을 얻지 못해도 거기서 주저앉지 않고 단돈 500달러를 가지고 재단을 설립해 키워나갑니다”
하바드대학생인 샌드라 리오라 누들먼과 크리스티나 와이너가 바로 각자 500달러씩을 내서 자선단체를 설립한 이들이다. 겨우 몇 달밖에 안됐지만 이들이 만든 YODA(Youth for Organ Donor Awareness)는 노벨상 수상자 연사와 연방공중보건국 부국장이 참가한 가운데 전국 규모의 컨퍼런스도 치렀다. YODA는 이들의 개인적 체험에서 비롯된 단체로 누들먼은 할아버지가 19세 아가씨의 간을 이식받고 건강을 되찾았으며 와이너의 가족은 쌍둥이 오빠가 죽자 장기를 기증했었다.
하바드대 2학년인 알랍 아크세이 마하데비아(19)도 일주일에 25~30시간을 들여 비영리단체 Allforindia.com을 설립했다. 부모가 태어난 인디아의 기아와 질병과 문맹 퇴치를 돕겠다는 것으로 “1년 휴학하고 일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세계적인 자선단체인 CARE의 후원을 얻어냈다.
스웻은 할머니의 유산을 받았을 때 마침 라코타족에게 음식과 옷, 장난감, 책들을 실어다 준다는 매사추세츠주의 한 전화수리공에 관한 신문기사를 읽고 있었다. 87세로 세상을 뜬 소셜워커 출신 할머니가 평생 인디언 문화에 관심을 가졌음을 기억한 그는 즉시 그 수리공을 찾아냈다.
대학에서 공부하며 제3세계 국가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미국 영토내의 제3세계라할 라코타족의 생활상은 그에겐 충격이었다. 남자들의 평균 수명이 48세고 보호구역 내에서 태어나는 아이의 70%가 태중 알콜중독인 그들의 연평균 가구소득은 고작 3000달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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