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푸른안개’-"도덕규범에 억눌린 현대인의 꿈일지도…"
40대 중년 남성과 20대 초반 젊은 여성의 사랑을 그린 KBS 2TV 주말드라마 <푸른안개>(이금림 극본, 표민수 연출)가 강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사회 통념으로는 완성되기 힘든 그들의 ‘애정 행각’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불륜’과 ‘사랑’을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20대 초반의 스포츠 댄스 강사 이신우 역의 이요원(21)을 통해 많은 남성 시청자들은 ‘그 시절 감추고 싶었던 바로 그 감정’을 새삼 떠올린다. 인터넷 게시판에 "아내 몰래 드라마를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는 글을 올린 네티즌들은 "옛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이신우에 대해 알려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40대의 남성들이다.
이런 남성을 남편으로 둔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드라마 초반 옛사랑의 추억을 되새기며 이요원에게 성원을 보냈지만 그녀 때문에 성재(이경영)가 집을 나가자 마음을 돌렸다.
그만큼 많은 중년 시청자들이 과거의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런 감정은 이요원이라는 연기자를 통해 우회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드라마와 나, 이요원 이요원은 이제 겨우 스물 한 살이다. 애달픈 연애 경험도 없고 가슴 아픈 이별도 겪지 못했다. 하지만 드라마를 하면서 "사랑이 무엇인지 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감정을 몰입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내 또래 아이들이 하는 사랑은 대부분 이기적이고 배려할 줄 모르고 즉흥적이지만 극중에서 느끼는 감정은 이와는 다른 특별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주변의 말에 그는 딱 잘라 말했다. "그 어떤 표현으로 변질되더라도 사랑의 순수함을 지킨다면 용서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나이와 사랑은 별개라고 생각해요. 이요원은 "서로 아껴주는, 인간을 사랑하는 느낌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며 "이런 감정은 나이와는 별개"라고 말했다. 또한 "드라마를 통해 극단으로 치달아 가는 사랑이 어쩌면 도덕, 윤리 규범에 억눌리며 살아가는 현대인이 꿈꾸는 사랑일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어쩌면 드라마를 통해 얻은 감정은 시청자보다도 이요원 자신이 더 많았다고 할 수 있다. 그는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연기만 배운 것이 아니라 인생을 배운 것 같다"고 표현했다.
▲결론이요? 저도 몰라요. "날 이렇게 슬프면서도 아름답게 그려준 표민수PD께 감사드려요."
이요원은 ‘표민수 마니아’ 중의 한 명이다. 지난 해 방송된 <바보 같은 사랑>을 보며 많이 울었다는 그는 반드시 표민수PD가 연출하는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다는 소원을 이뤘다.
공교롭게도 시청자들은 연기 자체보다 내용에 더 많은 관심을 보낸다. 이에 섭섭함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쨌든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그에게 즐거운 일이다.
"연기자는 연출자에 의해 만들어 진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부족한 경험으로 표현하는 감정을 기가 막히게 잡아내시는데 혀를 내두를 정도예요."
그는 드라마의 결론에 상관없이 연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결론에 대해서는 자신도 궁금증을 감추지 못했다.
"둘이 맺어졌으면 좋겠어요. 현실에서 어려우면 드라마에서라도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걸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죠."
/오태수 기자 ohyes@dailysports.co.kr
<사진>
20대 미혼여성과 40대 유부남의 ‘사랑’을 그린 KBS 2TV 주말드라마 <푸른안개>에 출연하는 이요원이 중년 시청자들의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송영신 기자 yssong@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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