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거운 옥돌로 척추마사지... "아프면 낫는다?"
▶ 한인타운 홍보관등 매일 수천명 몰려
LA의 노인아파트에 사는 이순희(72)씨는 일요일만 빼고 하루도 빠짐없이 웨스턴과 9가에 있는 ‘미건온열기’ 홍보관을 찾는다. 주위의 권유로 다니기 시작했는데 6개월쯤 지나서는 혈압이 내리고 당뇨와 콜레스테롤 수치도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 딸과 사위를 위해 집에 온열기를 사다놓았다는 이씨는 일과삼아 매일 홍보관에 나와 치료받고 있다.
카슨에 거주하는 강영자(65)씨도 온열기 애호가중 한사람. 지난 해 매일 홍보관을 찾아 치료받던 강씨는 작년말 아예 온열기를 구입해 집에서 치료하고 있는데 자신은 물론 추위 잘 타고 까다롭기 그지없던 남편도 꾸준히 치료한 결과 잔병이 없어지고 몸도 좋아졌다며 주위 친구들에게 적극 권하고 있다.
장오덕(74)씨는 올림픽가 VIP플라자내 ‘세라젬 매스터’ 홍보관에 8개월째 매일 출근하고 있다. 자궁암 환자였던 장씨는 교회 친구들의 권유로 온열기 치료를 받기 시작했는데 믿거나 말거나, 몇달만에 암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지금은 정상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바야흐로 타운에 온열기 열풍이 불고 있다.
한인노인 치고 미건이나 세라젬, 혹은 조양다나, 삼미등의 온열기 치료를 안 받아본 사람은 LA에 없을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단언한다. 타운에 거주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세리토스나 토랜스등 외곽지역에 사는 노인들도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가며 홍보관에 나와 뜨끈뜨끈한 무료 옥돌찜질에 고단한 몸을 맡기고 있다.
"온열기가 자식보다 낫지요. 어느 자식이 하루 한번씩 이렇게 시원하게 주물러주겠습니까? 돈 드는 것도 아니고, 공짜라고 푸대접하기는 커녕 정성을 다해 치료해주니 싫다할 노인이 하나도 없지요"
"LA에 노인들을 위한 공간이 없었는데 비슷한 처지의 노인들이 모여 비디오도 보고 부담없이 커피와 간식도 나눌 수 있어 좋습니다. 누워서 옆사람과 이야기도 나누고 친구를 만나 식사까지 하고 돌아오면 하루가 후딱 지나가지요. 일과삼아 나오는 노인들이 많습니다"
한국에서 발명된 온열기가 LA에 상륙한지 불과 1년6개월.
그 짧은 기간동안 미건온열기 홍보관 50개, 세라젬온열기 홍보관 36개가 미전역에 문을 열고 무료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남가주 일대에만 미건이 25개, 세라젬 12개가 산재해 있고, 한 지점당 적게는 15개, 많게는 30여대의 온열기 침대를 갖추고 있어 하루 평균 200-300명이 다녀간다고 하니 매일 수천명의 한인노인들이 온열기 홍보관을 찾아 나오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것은 지난해 처음 온열기가 타운에 소개됐을때에 비해서는 한풀 꺾인 상태라고 한다. 피크였던 작년말까지만해도 웨스턴의 미건홍보관이나 VIP플라자내 세라젬홍보관에는 하루 500명이상이 몰려와 번호표를 받고 줄서서 기다리는 형편이었다. 지금은 하루 평균 350명 수준으로 줄어든 편인데 그 이유로 관계자들은 기계도 많이 팔았고 지역별 홍보관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가격은 미건온열기가 수동 1,300달러, 침대는 2,100달러짜리와 2,300달러짜리등 3종류가 있고, 세라젬온열기는 1,900달러인데 두 회사가 각각 수천대를 팔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온열기의 원리는 뜨거운 돌의 맛사지로 척추의 경혈을 풀어준다는 것이다.
온열기 위에 누워있으면 9-10개의 뜨거운 옥돌(화씨 약 60도정도)이 40분동안 굴러다니며 척추를 맛사지한다. 이때 옥돌의 원적외선 광선침이 인체의 대들보인 척추를 통해 들어가 파장을 일으킴으로써 혈액순환과 척추교정을 통해 건강한 몸을 만들어준다는 것. 이로 인해 위장병이나 요통등이 치료되는 것은 물론 혈압과 당뇨가 내려가고 심지어 암까지 고친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 홍보관 직원들의 전언이다.
홍보관에는 어느곳이나 "아프면 낫는다"는 구호가 커다랗게 쓰여있다.
이것은 몸의 ‘호전반응’을 가리키는 말로, 안하던 운동을 하고나면 몸이 뻐근하듯이 몸이 나으려면 아픈 부분이 더 아파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온열기 치료후 몸이 많이 아프면 낫는 것이니 꾸준히 다니라고 홍보관에서는 독려한다.
미건과 세라젬의 관계자들은 각자 한국서 임상실험을 거쳐 그 효과를 인정받았으며 지금까지 부작용은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온열기 사용후 디스크가 악화됐다거나 몸 컨디션이 더 나빠졌다고 호소하는 노인들도 있다며 무조건적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도 노년기 건강을 무조건 온열기에만 의지해서는 안된다고 주의한다. 한의사 송인철(한국병원 한방과장)씨는 "건강보조기구로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특별한 증세를 가진 사람이 전문의를 찾지 않고 온열기로 병을 고치려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말하고 "특히 노인들은 칼슘이 석회화되어 뼈가 약한 편인데 온열기는 척추를 누르는 텐션이 강해 무리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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