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롱아일런드에 사는 앤드루 포첼리(25)는 인터넷 CEO. 차는 BMW를 탄다.
그만하면 대충 알겠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사실은 그와 반대다. 그가 모는 BMW는 자기 아버지에게 1달러 주고 산 15년 묵은 고물이고 그의 회사는 빈털터리다.
그래도 그는 인터넷 창업의 어려움이나 약속해 놓고 사라져버린 투자가들, 창업 동지와 갈라선 일, 실망스런 판매실적, 포기에의 유혹에 굴복하기를 일체 거부한다. 재원이 부족한 것이지 용기가 부족한 것은 아니라는 그는 "아버지가 늘 ‘쉬우면 못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셨는데 정말이네요. 어려워도 계속할 자신을 가져야지요. 절대 그만두진 않을 겁니다"고 말한다.
지금 포첼리가 인생을 걸고 하고 있는 일은 20년전 동업자 조비 파울러와 함께 만든 회사 eCollegeWear.com이 명맥을 이어가도록 하는 일이다. 사실 콜게이트대학 동창생 4명이 이 일을 시작할 때는 그런 어려움은 꿈도 꾸지 않았는데 넷이 둘이 되고 둘이 하나가 되어버린 그간의 이야기는 매우 교훈적이면서도 한편의 드라마와 같다.
포첼리에게 eCollegeWear.com의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은 1998년 추수감사절이었다. 맨해튼에 살며 롱아일런드의 보험회사에 다니던 그가 명절에 집에 와서 들여다본 크리스마스 캐털로그에는 소위 유명 학교 기념품들만 있지 자기가 사랑하는 모교 콜게이트 것은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다.
사실 포첼리는 콜게이트 재학시 자기가 학교대표 선수로 뛰던 라크로스팀 선수들과 함께 사업 이야기를 많이 했었지만 1997년에 졸업하고는 모두 취직해 있었다. 캐털로그를 보면서 각 대학 기념품 판매업을 생각해낸 그는 친구들과 함께 이제까지 무시당해오던 학교들까지 포함한 모든 대학 기념품을 담은 캐털로그를 찍어내기로 했었다.
그러나 곧 캐털로그 출판은 너무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을 깨달은 동업예정자 4명은 각각 25만달러씩을 출자해서 인터넷을 매개체로 하기로 했는데 이후 두 달이 지나면서 동업자는 2명으로 줄었다. 포첼리와 가장 가까운 친구로 맨해튼에서 금융분석가로 일하던 조비 파울러가 그 2명으로 당시 생각은 "인터넷으로 누구나 부자가 되는데 우리도 빠지지 말자"였다.
어머니 진의 성화로 하프스트라대학의 창업 및 커뮤니티 개발 센터에서 제공하는 60시간짜리 강좌에 등록한 포첼리와 파울러는 1999년 5월, U-홀 트럭에 짐을 챙겨 포첼리 아버지의 소유인 롱아일런드의 빈 건물로 입주했다. 각자 2만달러를 내서 회사를 설립하느라 포첼리는 지프를 아버지의 고물 BMW로 바꿨다. 그러면서 각자 직장은 풀타임으로 근무했다.
홈페이지 www.ecollegewear.com을 웹에 올리기 3개월전에 고급 대학 스포츠웨어 제조사인 ‘챔피언’으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으면서 곧 다른 제조사들의 물건도 취급할 수가 있게 됐고 1999년 9월, 두 사람은 이 일에 전념하기 위해 각자의 직장에 사표를 냈다.
그러나 웹사이트를 완벽하게 만드느라 너무 시간을 보내 그 해 크리스마스 시즌 대목을 놓쳐버렸고 8개월 후에 업그레이드한 사이트에도 기술적 문제가 있었다. 기대했던 자금조달이 안된 것이 더 문제였다. 한 비즈니스 자문이 2000년 중반까지 10만5000달러를 융통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그때부터 닷컴 회사들이 투자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잃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래도 2000년 중반까지 이 회사는 모자, 셔츠, 시계, 퍼터, 새집등 85개교의 기념품을 취급할 수 있게 됐다. 하루에 18시간씩 열심히 일했지만 가족, 친구한테 빌린 4만달러는 계속 줄어만 가 하는 수 없이 포첼리는 술집에서 웨이터, 파울러는 트럭 부품 배달도 했다. 6월까지 월급도 없이 일하다 이후 최소한만 가져갔지만 결국 9월에 파울러가 손을 들고 말았다.
포첼리에게 파울러의 이탈은 정말 큰 충격이었다. 친구로서는 이해가 가지만 사업가로서는 너무나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결국 파울러도 없이 파트타임 조수 한명을 데리고 2000년도 크리스마스 시즌 장사를 해 고작 1만달러어치를 팔았지만 그래도 포첼리는 절망하지 않는다. 495달러를 내고 수강했던 창업강좌를 1등으로 졸업하면서 자기가 했던, "항상 쉽지는 않은 일일테니 신념을 잃지 말자"라는 말을 잘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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