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년들을 열광시켜 온 대중문화의 아이콘이자 대를 이어 어머니들이 봄철 집안 대청소의 희생물이 되어온 베이스볼 카드의 원조격인 ‘탑스’(Topps)사가 첫 카드 세트를 내놓은 지도 올 봄으로 50년을 맞는다. 세월은 무상하여 원래 이 회사가 제조하던 ‘바주카’ 풍선껌에 판촉용으로 끼워주려고 만들었던 카드는 40년이 지나고 보니 주종이 됐고 풍선껌은 카드에 얼룩이나 지게 한다는 수집가들의 불평 때문에 종적을 감추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1950년대와 60년대에 그냥 빈 구두상자에 던져 넣었던 카드들을 요즘 감정가들은 플래스틱 케이스에 넣고 그 상태를 문서로 기록해 둔다. 옛날에는 풍선껌이 따라왔지만 요즘 카드에는 대 선수들이 사용한 방망이나 유니폼 조각을 끼워준다.
50주년을 기념하여 탑스사는 올해 발행하는 카드에 3만장 이상의 옛날 카드들을 삽입하고 있는데 그 중에는 수집가들 사이에서 최고가로 거래되는 1952년 미키 맨틀 카드 3장을 바꿔줄 바우처도 들어 있다.
과거 어린이들이 딱지도 치고 서로 바꿔 갖고 모터사이클 같은 굉음을 내려고 자전거의 바퀴 살에 끼우기도 한 이 카드들을 요즘 수집가들은 투자품목으로 취급한다. 그래도 야구 선수의 컬러 사진이 든 2.5x3.5인치의 딱딱한 종이조각은 아이들이나, 마음은 아이인 사람들을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설렘으로 끌어당긴다.
연방의회 도서관의 스포츠 및 오락담당 사서 데이브 켈리(51)는 아직도 해마다 2~3봉지를 산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피처 앨런 밀스(34)도 "10세 때와 마찬가지 기분으로 세븐 일레븐 같은 곳에 갈 때마다 사곤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계속 사들여 집안 곳곳에 늘어놓는 베이스볼 카드는 어머니들이 청소하면서 단골로 내버리는 물건으로 "그 아이는 아직도 나에게 화가 나 있어요. 내가 자기 베이스볼 카드를 버렸다고 생각해서죠. 자기 말로 ‘지금은 수백만달러가 됐을 것’이라네요"라는 한 어머니의 말은 바로 미국의 43대 대통령의 어머니인 바바라 부시가 ‘뉴스위크’지에 한 코멘트다.
조지 W.가 계산한 시장가치는 조금 과장된 것이지만 그는 카드를 해당 선수에게 보내 친필 서명을 부탁하는 일이 유행하기 훨씬 전부터 그렇게 했기 때문에 그의 컬렉션은 꽤 괜찮은 것이었다. 아서 쇼린 탑스사 사장조차 어릴 적에 모았던 ‘가우디’ 카드가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모두 어머니가 버렸기 때문이었다.
NBC 방송의 밥 코스타스는 미키 맨틀의 1958년도 탑스 올스타 카드를 지갑에 넣고 다닌다. "당시에는 일부 게임만이 흑백 TV로 중계됐지 거의 모든 게임을 라디오로 들었기 때문에 베이스볼 카드는 게임과 듣는 사람을 연결시켜 줬다"는 그는 자신은 베이스볼 카드를 한번도 투자가치와 연관시켜 본 적이 없는데 요즘 아이들은 자기가 미키 맨틀 카드를 보여주면 지금 얼마나 하느냐고 묻는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도 물론 미키 맨틀 카드를 지금은 잊혀진 50년대 말~60년대 초반의 여러 선수들 것이 함께 든 패킷에서 건졌고 놈 시번의 것을 구하려고 요기 베라와 드라이즈데일 카드를 포기했었다.
베이스볼 카드는 19세기가 끝나기 전부터 존재, 의회 도서관에는 1887년 것도 있다. 처음엔 담배에 끼워지다가 1930년대에 ‘가우디’ 껌 회사가 처음으로 껌에 카드를 끼워 넣었다. 2차대전 중 종이와 고무 부족 사태가 지난 다음에 ‘보우만’사가 그 전통을 이어받았는데 1938년에 창립되어 1센트짜리 껌으로 알려졌던 ‘탑스’사가 1951년에 52장짜리 세트를 발간했다. 당시 것은 수집품보다는 가지고 놀기에 더 좋게 만들어졌는데 다음해에 아서 쇼린의 아버지인 조셉이 보우만사와의 일전을 지시, 디자이너 사이 버거가 보우먼 카드보다 크기도 키우고 앞면에 팀의 로고와 선수 서명을 넣어 히트를 쳤다.
현재 수집가들에게 1952년 세트는 클래식으로 간주돼 거의 새것이면 4만~6만5,000달러에 거래된다. 탑스가 1983년에 다시 인쇄한 세트는 300달러쯤 한다. 오리지널 맨틀 카드는 원래 조금 찍었던 2판에 들어있었기 때문에 특히 구하기 힘들어서 거의 새것이면 1만8,000달러를 호가하며 전문가가 등급을 매긴 새것이 경매장에서 12만1,000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보우먼과 탑스의 경쟁은 곧 선수들과 전속계약 맺기로 이어졌는데 버거는 선수들에게 경쟁사보다 25달러를 더 얹은 125달러에 권리를 사들였다. 물론 보우먼은 소송을 했고 그 와중에 탑스는 몇 명의 선수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탑스에는 1954, 1955년 맨틀 카드가 없다. 탑스는 결국 보우먼을 사들여 이후 25년 동안 시장을 독점했지만 1981년에 ‘플릿’과 ‘던러스’라는 경쟁사가 생겼다.
업계지 ‘카드 트레이드’ 편집장 스캇 켈른호퍼에 따르면 요즘 수집가의 반 정도는 어린이들이지만 돈은 어른 주머니에서 나온다. 비디오 게임에 더 빠져있는 요즘 14세 이하 어린이들은 야구는 물론 그 카드에 대한 관심도 물론 식었고 어른들의 영향으로 선수 서명 받기나 게임에 사용된 기념품 뒤꽁무니 쫓는데 더 열심이다.
이에 제조사도 미래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e-탑스’는 투자목적 수집가가 특별 인쇄된 카드를 인터넷에서 사고 팔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카드를 새것인 상태로 보전하기 위해 탑스사 금고 안에 보관해 놓고 e베이를 통해 거래한다. 일단 주인 손에 들어간 카드는 탑스/e베이를 통해서는 되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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