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특집-은퇘 대비책
▶ 72(t)조항 적립금 조기인출 벌금없어 은퇴시점 앞당길 수도
금년부터 연방국세청(IRS)이 시행하기 시작한 새로운 법규 아래서는 개인은퇴연금구좌(IRA) 적립금으로부터 빼내야 하는 최저인출액(RMD: Required Minimum Distribution)을 계산하는 방법이 단순화됐다. IRS가 이 같은 법규를 채택한 것도 근로자들이 보다 안락하게 은퇴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든다고 누구나 안락한 은퇴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안락한 은퇴 생활이란 오랜 시간을 두고 치밀하게 준비한 사람만이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경제전문지 ‘마니’(Money)는 요즘처럼 경제가 불안정 시기를 맞아 어떻게 하면 안락한 은퇴 생활을 준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비방’을 공개했다. ‘마니’가 추천하는 5단계 은퇴 대비책 가운데 세금과 직접 관계가 있는 세 가지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생명보험을 활용한다>
주택과 함께 보통 사람들이 많이 갖고 있는 보편적 재산의 하나가 생명보험인데 여기서 말하는 생명보험이란 보험을 해약할 경우 일정액의 현금을 돌려받는 ‘현금가치’(cash value)가 있는 ‘VUL’(Variable-Universal Life Policy) 등의 생명보험이다.
이 같은 종류의 생명보험에 들어 있는 현금가치를 활용하는 방법은 ① 현금인출, ② 현금가치 담보 융자, ③ 해약이 있다.
①은 단순하게 생명보험에 누적된 현금가치 범위 내에서 일정액을 인출해 소득이 발생하는 투자대상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생명보험 자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면서 추가 소득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인출액에 대해서 IRS는 그 때까지 부은 보험료 납부 총액을 초과하는 인출액에 대해서만 과세한다.
②는 일정액을 인출하는 대신 현금가치를 담보로 해서 그 범위 내에서 필요한만큼 일정액을 생명보험회사로부터 융자받아 쓰는 것이다. 이 방법을 사용할 때 IRS와의 관계에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융자를 받을 때는 얼마를 받든 세금이 개입되지 않으나 나중에 보험 자체를 해약할 때에는 융자금에서 보험료 납부 총액을 공제하고 남은 차액이 과세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③은 자녀가 장성했다거나 기타 이유로 생명보험이 예전과 같은 수준으로 필요가 없어졌는지 여부를 판단해 생명보험을 해약하고 현금가치를 연금식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투자대상으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대체로 401(k)를 IRA로 변환하는 것과 흡사하다.
’마니’지는 은퇴설계에 앞서 이 같은 세 가지 방법에 대해서 신중히 고려하는 것과 함께 은퇴시점에 대한 과감한 선택이나 창조적 생활을 추구하는 것이 성공적인 은퇴생활을 위한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401(k)도 미리 활용한다>
미국 근로자 대부분이 가장 선호하는 은퇴대비책을 꼽는다면 401(k)나 IRA를 들 수 있다.
401(k) 같은 은퇴구좌 가입자들은 일단 적립금을 붓기 시작하면 법적으로 조기인출에 따른 벌금 없이 적립금을 인출할 수 있는 59.5세가 될 때까지 이 구좌에 손을 대기 싫어한다.
이와 관련, 재정설계사들은 이처럼 401(k)에 돈을 무작정 붓기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충고하면서 조기인출벌금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를 규정한 IRS 규정 72(t)를 최대한 이용하라고 강조한다.
72(t) 규정을 활용하면 401(k)에 들어 있는 적립금을 조기인출 벌금 없이 꺼낼 수 있으므로 이 같은 상황을 현명하게 이용함으로써 은퇴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근로자들이 신중히 고려해야 할 점은 인출금을 결정하는 방법이 세 가지가 있는데 이 가운데 어떤 방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인출금이 달라지고 결과적으로 세제혜택을 누리며 적립금 원금이 불어나는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
인출금 산정방법 세 가지란 ① 기대여명지수(Applicable Devisor)를 활용하는 방법(본보 3월23일자 A17면 보도), ② 감가상각을 활용하는 방법, ③ 연금처럼 인출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 가운데 ①을 사용하면 매년 RMD가 달라지며 ②, ③은 장기에 걸쳐 동일한 금액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한다.
<주택도 활용한다> 미국인들이 보유한 재산의 형태라는 점에서 보면 재산목록의 상위 2개가 주식과 주택이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은 주식이 환금성이 높은 재산인 반면 주택은 환금성이 낮은 재산이라는 개념에 지나치게 집착해 주택에 쌓아놓은 에퀴티에는 손을 대기 싫어하는 경향이 있으나 주택 에퀴티를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보다 빠른 방법으로 안락한 은퇴생활을 설계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 마디로 집에 쌓인 에퀴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얘기다.
이들은 주택 에퀴티 활용 방법으로 두 가지를 권고하는데 ① 집의 규모를 줄이는 것과 ②물가가 싼 곳으로 이사하는 것이다.
①은 현재 거주지역에 그대로 살면서 갖고 있는 집을 팔아 규모가 작은 집을 사서 옮기고 차액을 매월 소득을 발생시켜 주는 투자대상을 찾아 투자하는 것이다.
②는 물가가 싼 지역으로 거주지 자체를 옮기는 것을 말한다. 전국적으로 특정 지역의 정보는 ‘www.homestore.com’에서 얻을 수 있다. 물가 정보 참조는 ‘www.money.com’의 ‘Best Places to live’.
실제 이 같은 방법으로 은퇴를 앞당긴 사람들은 "①이나 ②나 집이라는 부동산에 묻었던 돈의 일부를 쓰는 것이므로 개념을 이해하는 것 자체는 쉬우나 재정적 선택이라기 보다는 자녀와 떨어져 살 수 있는가 등 정서적 선택인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미 근로자 26% "노후생활자금 충분"’근로자 베니핏 조사 연구소’(EBRI: Employee Benefit Research Institute)가 지난해 실시해 공개했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의 26%가 자신들이 은퇴했을 때 안락한 노후생활을 즐길 수 있는 충분한 돈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 같은 비율은 1993년에 실시됐던 같은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던 19%에 비해 7%포인트나 높아진 것으로 1990년대를 거치는 동안 나타났던 미국 역사상 최장기 호황의 결과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근로자들의 낙관론은 최근 경기 침체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면서 급속히 약화돼 많은 근로자들이 은퇴 생활 자체에 대해 고민하거나 은퇴 시점을 연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공인재정설계사를 포함한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의 경제상황이 은퇴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한 것이 아니므로 근로자들이 미리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계획적으로 준비하기만 하면 누구나 안락한 은퇴생활을 만끽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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