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트리셔 갤러거 스토리
▶ "시와 핀으로 고통과 희망 나누는 내 비즈니스"
인생이란 불가사의한 것이어서 그 일을 시작한 패트리셔 갤러거(49)도 이렇게 발전할 줄은 전혀 몰랐다. 8건의 강간, 살인을 자백하고 속죄하며 콩크리트 감방에 갇혀있는 죄수는 교도소 규정상 안되니 사진을 한 장 보내달라고 했고 신장과 방광에 악성종양이 자라고 있는 이혼한 장애자는 하나 갖고 싶은데 4달러가 없다고 했다. 아들이 아주 아파 곧 죽을 것이라는 편지를 보냈던 한 어머니는 그것을 받고 울고 말았다고 했다.
’그것’이란 갤러거가 자기가 쓴 시를 적은 종이에 끼워 보내는, 1인치 높이의 천사 셋이 손을 잡고 있는 모양의, 옷깃에 꽂는 핀을 말하는데 갤러거가 지난 2년간 사재 10만달러를 들여 만들어 우송한 5만개의 핀과 시의 반은 무료로 준 것이다.
필라델피아 교외에 사는 주부 갤러거가 아이가 넷이나 되고 빚더미에 올라 앉아 더 작은 집으로 옮기려고 막 이사짐을 꾸린 사람임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그러나 매일 아침 수도원에서 기도하고, 그것을 필요로 할 사람을 위해 자기의 시가 적힌 종이에 성수를 뿌리는 사람이라면, 물에 빠지고 있는 사람에게 밧줄을 던지고, 던지고 또 던지는 사람이라면, 4만8000달러의 부채에 아랑곳없이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내는 여자에게 무료로 핀과 시를 보낼 수 있다. "디어 패트리셔, 나는 정말 천사들이 급히 필요하답니다. 알츠하이머씨병에 걸린 남편을 돌보느라 내 인내심은 바닥이 나고 있어요"
"어떻게 안 보낼 수가 있어요?"라고 갤러거는 묻는다.
갤러거의 집 지하실에 있는 3권의 두꺼운 바인더 노트북에는 어려운 사연들을 털어놓은 모르는 사람들의 편지가 가득히 들어 있다. 그 편지들과 함께 갤러거도 자신의 어려움을 견뎌내면서 전혀 생각해보지도 않은 비즈니스를 하게 됐다.
갤러거는 천사들이 어디에 사는지 모른다. 그렇게 인기있는 자신의 핀 속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텅 빈 교회당 뒤편의 라디에이터 위에 앉아 있으면 자신이 하늘의 천사, 성모 마리아, 하느님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세인트클레어수도원 바깥에 주차해놓은 자신의 포드 밴 안에서도 무언가 따뜻한 것이 자신을 감싸고 있음을 느낀다. 거기서 갤러거는 매일 돌아가신 할머니와 할아버지, 얼굴도 보지 못한 시어머니에게 기도한다.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에게도 기도한다. 그리고 밴 안에서나 라디에이터 위에 앉아서 시를 쓴다. 지금까지 170편을 썼다.
"어쩔 줄 모르는 사람에게 한 무리의 천사를"이라는 제목의 시가 그녀가 맨 처음 쓴 것으로, 바로 자기 이야기였다. "하느님, 제게는 천사가 무리로 필요합니다. 하나로는 안될 것 같아요. 제 영혼이 견뎌내도록 도와주고 저를 지켜봐 줄 수호자가 필요합니다..."
2년전, 심한 추락사고로 남편 존이 엉덩이와 다리는 물론 삶의 의욕까지 꺾여버렸을 때 갤러거는 운이 좀 나쁘다고 생각했다. 이어 모기지를 내지 못하고 전기와 난방비는 물론 식비마저 비자 카드로 지불하게 되자 운이 너무 나쁘다고 생각했다. 설상가상으로 금융분석가로 일하던 존이 회사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었고 고지서가 쌓여가면서 어쩔줄 몰랐던 갤러거는 독실한 신자답게 무릎꿇고 기도했다. 기도하고 기도하고 기도하던 끝에 쓰게 된 것이 그 첫 번째 시였다.
아이 돌보기와 가정 탁아에 관한 책을 썼고 자가출판에 대한 책을 편집한 적이 있는 갤러거지만 시는 한번도 써 본적이 없었다. 게다가 아직까지 자기도 확실히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수천달러의 빚까지 져가면서 천사핀 1만개와 시의 인쇄까지 주문했다.
그 핀을 시에 꽂아서 모두 나눠줬다. 병원에 가서 환자 머리맡이나 이불 위, 화장실 세면대 위에 놓고 오기도 했고 핼로윈 캔디처럼 바구니에 담아 자기집 현관에 놓고 사람들을 불러서 한주먹씩 가져가라고 했다. 코소보 및 기타 해외 파병 미군 5000명에게 우송도 했다. "이 핀을 가지고 계시다가 당신보다 더 필요한 사람을 만나면 주십시오. 그렇게 계속 전해주세요"라는 간단한 당부를 곁들였다.
요즘 갤러거는 그 핀과 시를 개당 4달러에 판다(Patricia Gallagher’s A Team of Angels, 215-364-2089, www.teamofangelshelpme.com). 핀과 봉투, 우표와 인쇄비를 약간 넘지만 자신과 남편, 10, 13, 16, 18세인 4남매의 수고비는 들어있지 않다. 그렇지만 파는 것 3개당 1개 정도는 아직도 무료로 나눠준다. 알고 보면 갤러거는 필라델피아의 세인트조셉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사람인데도 그렇다.
요즘 갤러거 가족의 비즈니스는 갤러거의 친정 부모가 사는 타운하우스로 옮겨졌다. 10년전 아들을 백혈병으로 잃었고 요즘은 남편이 암을 앓고 있는 이 집 지하실에 핀과 갤러거가 쓴 시를 인쇄한 종이가 든 흰 쓰레기 봉지를 늘어놓고 갤러거의 어머니 클레어는 1500통의 편지에 친필로 답장을 썼다. 이제는 무료로 나눠주지 말아야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클레어는 "글쎄, 그러면 좋겠지만 내 딸은 원래 저런 아이라오"라고 껄껄 웃는다.
"아들이 방금 세상을 떠나서 정말 고통스러워요. 핀을 하나 보내주세요"라는 편지를 쓴 여자에게 갤러거는 물론 거저 보낸다. 어떻게 안 보낼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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