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태조왕건 28억 베팅 성공에 MBC·SBS 공들여 건설
"아이구 반갑습니다." "자주 뵙네요."
경기도 용인 민속촌은 TV 사극 세트장이나 마찬가지다. 요즘도 MBC TV <홍국영>, KBS 1TV <천둥소리>, SBS TV <여인천하> 등 사극 촬영이 민속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때문에 가끔은 겹치는 일도 있어 연기자들끼리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장면도 목격된다. 자기 프로그램을 찾아 헤매는 엑스트라들도 가끔은 눈에 띄는 장면.
용인 민속촌에 촬영팀이 넘쳐나자 민속촌 측에서도 이들을 그리 달가워 하지 않는 형편이 됐다.
봄이 되면서 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용인 민속촌에서 봄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가 열릴 예정이어서 이들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는 상태다.
▲대형 세트장은 대세다. "그냥 차라리 세트장을 짓자." 이런 생각이 들었나 보다. 게다가 충북 제천과 경북 문경에 안정적인 세트장을 확보한 KBS 1TV <태조 왕건>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굳혔을 것이다.
안정적인 세트장 없이 시대극을 촬영한다는 것은 이제 거의 불가능해졌다. 시대극처럼 품이 많이 드는 드라마에서는 안정적인 세트장 없이는 작품의 질을 보장하기 어렵다.
수십년동안 봐와 이젠 눈에 훤한 용인 민속촌으로 어설프게 포장하는 것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채널을 돌리게 만든다.
▲대형 야외 세트장의 원조 <태조 왕건><태조 왕건>의 세트장이 있는 제천과 문경은 KBS와 양 도시가 윈윈 전략으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지난 99년 당시 150회 예정으로 <태조 왕건>을 기획하고 있던 KBS는 안정적인 세트장을 원했고 제천과 문경은 세트장을 통한 관광 수입을 기대했다.
제천 청풍 호반 주변 1만 2,000평에 조성된 오픈 세트를 위해 KBS는 3억여원을 투입했고 제천시는 땅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기반 조성을 위해 5억원을 투입했다.
고려와 백제궁, 가옥 등을 세운 문경 세트장은 2만여평의 땅에 조성됐다. KBS가 25억원을 쏟아부었고 문경시는 도립공원 2만평과 도로, 수도, 전기 시설 등을 조성하는데 10억원을 지원했다.
KBS는 문경과 제천 세트장을 10년 동안 활용한 뒤 시에 기부 체납할 예정이다. KBS로서는 10년동안 안정적인 세트장을 확보한 셈이고 양 도시는 관광지를 개발한 셈이다.
▲<홍국영>도 대형 야외 세트장에서MBC는 충주 재오개 낚시터에 총 제작비 8억원을 들여 대형 야외 세트장을 만들어 이달 말 방송되는 MBC TV 사극 <홍국영>과 10월 방송 예정인 <상도>의 촬영지로 활용할 예정이다.
5,000평의 부지에 건평만 1,000평이 넘는 대형 세트장은 지자체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다.
이는 많은 예산을 투입해 건립하는 세트장을 다용도로 적극 활용해 수익을 올리겠다는 지자체의 의도가 반영됐다.
현재 세트장이 위치한 곳은 원래 수몰지역이기 때문에 여름에 비가 오면 물에 잠기는 위치다.
충주시는 5억원을 투입, 복토 사업으로 15m 가량 땅을 높여 이를 극복했다. 또한 4,800여 만원을 들여 전선을 땅에 묻는 작업도 했다.
▲이젠 SBS도.<여인천하>로 다시 사극전선에 뛰어든 SBS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SBS는 점차 늘어나는 대하사극과 시대극의 기획에 발맞춰 제작환경을 갖추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예산 200~300억원을 책정하고 대규모 세트장 건립에 나섰는데, 현재 충북 제천이나 경북 김천 등지가 유력한 후보지로 대두되고 있다. 올 연말 방송 예정인 사극 <대망>과 내년초 방송 예정인 시대극 <야인시대>의 촬영지로 활용될 이 세트장은 테마파크 형식으로 건립될 예정이다.
<사진 설명>
(上) <태조 왕건> 제천 세트장은 고려 시대 선박진수식을 가진 곳으로 충주호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中) <태조 왕건> 문경 세트장은 고려시대 왕궁과 가옥터를 재현해 고려 역사 유적지로 인기가 높다.
(下) <홍국영> 세트장인 충주 재오개 낚시터는 원래 수몰 예정 지역이지만 복토사업으로 15m를 높여 조성한 곳이다.
이상목기자 mosquito@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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