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린스펀 FRB의장
▶ 기업 인터넷 사용등 생산성에 도움줄 것
경기 침체가 얼마나 계속될 것인가를 두고 경제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느긋하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 같은 입장의 근거로 생산성 향상을 내세우고 있다. 사상 최장기의 호황을 구가했던 미국 경제의 가장 중요한 버팀목은 생산성 향상이었는데 생산성이 계속 향상되고 있으므로 궁극적으로 경제도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미국의 생산성은 과연 얼마나 향상됐으며 이 같은 생산성은 앞으로도 과연 계속 향상될 것인가.
그린스펀 의장은 최근 2개월 사이에 4번이나 연방의회에 출두, "이번 경기 침체는 일시적이며 경기는 조만간 회복될 것"이라는 요지의 발언을 계속했다. 그린스펀 의장이 생산성 향상을 무슨 도깨비 방망이처럼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니나 생산성 향상이 지속되는 한 경제는 걱정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생산성이란 간단히 말하자면 근로자들이 단위 시간당 얼마나 작업 결과를 낼 수 있느냐를 재는 척도로 최근 미국 근로자의 생산성은 정지를 모르고 달리는 기차처럼 계속 오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미국은 불경기에 위험할 정도로 가까이 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같은 현상은 단기적일 뿐"이라면서 "보다 장기적으로 보면 미국 경제는 생산성 향상에 필수 불가결한 기술 혁신이라는 면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린스펀 의장의 입장을 정리하면 생산성이 충분히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기 때문에 경제 활성화의 불을 다시 당기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전례 없던 수준으로 연방정부예산 흑자를 가져와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골칫거리인 소셜시큐리티 기금 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
이 같은 그린스펀 의장의 말이 맞다면 더 없이 좋은 소식이겠으나 문제는 이 말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지난 수년간 생산성이 계속 향상됐다는 사실 자체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생산성이란 항상 등락을 거듭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제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얼마 후부터 1970년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약 30년 동안 생산성은 매년 약 3%의 증가율을 유지했다. 그러다가 경제학자들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모종의 이유에 의해 생산성은 연평균 1.5%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1995년에 이르러서야 연간 3% 또는 그 이상으로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경제학자들은 작금의 생산성 향상이 컴퓨터의 범용화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과연 어느 정도로 컴퓨터의 범용화가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는지 하는 범위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르다.
그렇지만 많은 경제학자들이 생산성에 있어서 1.5%의 차이란 실제 경제에 있어서는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에드워드 그램리치 FRB위원에 따르면 생산성이 낮을 때에는 미국민의 삶의 수준은 46년을 주기로 2배로 올라가며 생산성이 높을 때에는 이 같은 주기가 23년으로 단축되고 생산성이 2000년도 수준이면 이 같은 주기는 14년으로 더욱 줄어든다.
물론 경제쇠퇴기에는 으레 그렇듯 최근에는 미국의 생산성도 좀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걱정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린스펀 의장은 최근 보여진 생산성 하락폭 자체가 이번 경기 냉각이 그다지 우려할만한 이유가 없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4/4분기에 경제성장률은 1.1%에 불과했으나 같은 기간 생산성 향상은 2%를 기록했다는 통계를 두고 하는 얘기다.
이 때문에 그린스펀 의장은 연방의회에 출두해서도 "생산성 향상은 미국 경제에 과거와는 다른 무언가가 일어났음을 설득력 있게 증명한다"고 큰소리를 쳤던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그린스펀 의장의 느긋한 자세를 보고 모든 사람이 같이 마음을 놓는 것은 아니다. 이 같은 입장을 견지하는 사람들은 "이번 경기 냉각이 아직 시간적으로 오래 가지 않았기 때문에 그린스펀 의장의 말이 옳은지 여부를 충분히 검증할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제학자와 업계 관계자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 입각해 그린스펀 의장의 입장에 동조한다.
▲실제 업계란 냉정하기 짝이 없는 곳이다. 생산성 향상에 실패한 기업은 가차없이 도태되기 마련이다.
▲기업들이 컴퓨터 및 기타 첨단 기기 구입에 엄청난 자본을 퍼부었다. 이 같은 자본투자는 생산성 향상에 절대적 요소이다.
▲많은 회사들은 사실 최근에 들어서야 인터넷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의 본격적 사용은 앞으로 생산성을 더욱 향상시킬 것이 확실하다.
▲인터넷 인프라 제조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 같은 회사도 온라인화만으로 연간 10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었다. 다른 회사도 시스코시스템스를 모델로 삼아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첨단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반드시 첨단기술 회사가 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옛날 같으면 납품업체와 구매업체가 공조한다는 것을 상상도 하기 힘들었으나 요즘은 두 업체가 긴밀히 협조한다.
▲잠재력과 독창성과 수요에 대한 충족의 필요성이 함께 어우러져 생산성은 시간이 갈수록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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