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연 No Problem"→"No래, 힘들겠다"
’바닥’이라는 말로 통하는 연예계. 각양 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이 ‘바닥’에서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많이 벌어진다. 연예인 매니저 코디네이터 등 연예계 종사자들이 어울려 형성하고 있는 이 바닥에서 벌어진 재미있는 사례를 모았다.
/정리=이상목 기자 mosquito@dailysports.co.kr
⊙ "기죽일 일 있냐" 호통
탁월한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배우 김석훈(29). 하지만 패션 감각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하는 법. 김석훈은 작년 현 기획사(튜브 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되면서 최민식 송강호 등 선배들과 신고식을 겸한 술자리를 갖게 됐다. 그 자리에는 이들과 친분이 있는 설경구도 동참했다.
평소 옷을 잘 입기도 했지만 첫 인사 자리기도 해서 근사한 캐주얼 정장을 입고 약속 장소인 소주집에 갔다. 그런데 웬걸 선배들은 모두 ‘일수 노동자 차림’의 편안한(?) 복장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선배 기죽일 일 있냐’는 최민식의 호통, 음식을 공중에 날리다시피 하며 게걸스럽게 먹고 마시는 풍토. 김석훈은 이 날 이후 트레이닝복에 슬리퍼를 끌고 술집으로 향한다.
⊙ 그랜저 300만원에 팔아버려
모 신인 탤런트의 로드 매니저. 탤런트와 함께 전주 촬영을 위해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대로 달려도 촬영 시간에 대려면 빠듯한 이들에게 시련이 닥쳤다. 그만 차가 고장이 나 움직이지 않았던 것. 카 센터에 전화를 한 후 발을 동동 구르던 로드 매니저는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다. "형님, 차가 고장났는데 어떻게 하죠? ". 전화를 받은 부장은 "뭐 XX. 그 똥차 팔아 버려!"라며 호통을 쳤다.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은 로드 매니저는 전화를 받고 달려온 카센터 직원에게 그랜저 승용차를 300만원에 팔아버렸다.
그리곤 옆을 지나던 차를 얻어 타고 촬영장으로 향했다.
⊙ "형님, 잘못안 거 아닙니까?"
모 가수의 매니저. 시골에서 서울로 올라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로드 매니저를 맡게 됐다. 이 바닥의 상황은 물론 서울 지리에도 익숙치 않은 상태. 아침에 실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 깨워서 편의점으로 가라. 거기서 오늘 촬영이 있을거다."
잠결이라 대충 들어 가물가물한 상태. 그렇다고 실장에게 다시 물어보면 혼날 것이 뻔하다. 서둘러 그 가수를 태우고 냅다 달렸다. 도착한 곳은 ‘판문점.’ 편의점을 판문점으로 잘못 알아 들은 것이다. 그리곤 전화를 했다. "형님. 여긴 촬영팀이 아무도 없는데요. 형님께서 잘못 아신 것 아닙니까?"
⊙ "No Problem" "No란다, 힘들겄다"
모 가수의 매니저. 로드 매니저를 데리고 방송사에 자기네 가수의 출연을 부탁하러 갔다. 당시 톱가수들이 많이 나온 상태여서 출연마저도 쉽지 않았다. "PD선생님, 이번 주에는 꼭 출연해야 합니다. 할 수 있을까요?" 그러자 그 PD는 "노 프로블럼(No Problem)"이라고 대답했다.
갑작스런 영어에 놀란 매니저. "알겠습니다"란 말만 하고 자리를 피했다. 밖으로 나오자 로드 매니저가 물었다. "형님 PD선생님이 뭐랩니까?" "야 임마 너 No라는 말 못 들었냐, 무식하기는. 이번 주는 아무래도 힘들겄다."
⊙ "이름이 호미야, 곡괭이야"
모 연예 기획사의 섭외 부장. 로드 매니저에게 촬영 스케줄을 전달했다. "강남에 있는 ‘호미’라는 카페다. 오늘은 그곳에서 종일 촬영 할 테니 ‘호’’미’로 늦지 말고 와라"
이말을 전해들은 로드매니저는 ‘무슨 카페 이름이 호미야, 곡괭이 아닐까’라고 생각하며 섭외 부장이 말한 강남 부근을 배회했다. 그러나 도저히 ‘호미’라는 카페를 찾을 수 없었던 로드 매니저는 촬영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봤다. "호미가 어디 있죠?" 그에게 되돌아온 대답은 "카페 홈(HOME)으로 빨리와."
⊙ "똑같은 신발이어야 해요~"
유명 개그맨 S군의 코디로 있는 S양은 상대방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유명하다.
지난 해 여름 서울 K대에서 있던 공연에 참석하기 위해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이미 얘기 들은대로 하얀 운동화 두 짝을 가방에 준비했다. 연출진이 말한 ‘반드시 신발은 하얀색 이어야만 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있었다.
공연 1시간 전 신발을 챙기던 S군은 깜짝 놀랐다. 신발이 서로 다른 종류였다. 그래서 황급히 한 짝을 코디에게 주면서 "다른 하나와 같은 것으로 바꿔오라"고 말했다. 코디는 ‘똑 같은 것’에 집착해, 어렵사리 나머지 하나와 똑 같은 왼쪽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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