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성인이 된 어른들에게 어린 시절 부모님께 허락 받고 친구집에서 ‘공식 외박’을 했던 기억이 새삼스러울 때가 있다. 단지 집을 벗어나 하룻밤을 보낸다는 사실이 설레기 까지 했다. 친구 몇 명이 모여 하얀 밤을 새던 추억은 누구에게나 있다.
인기 스타들이 한곳에 모여 밤새 게임을 즐기는 MBC TV <목표달성 토요일>(토 오후 6시 10분)의 ‘동거동락’(同居同落) 코너가 젊은 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동거동락’은 말 그대로 한 자리에서 온갖 게임을 하며 함께 땀을 흘리는 코너.
▲그들은 정말 밤새 촬영한다
’동거동락’ 녹화가 있던 지난 8일 밤 10시. 서울 여의도 MBC 사옥에 인기 스타들이 모두 모여들었다. 이날 특별 게스트로 참여한 슈퍼모델 이소라, 가수 임창정과 채리나. 기존 출연자인 MC 유재석을 비롯해 가수 유승준 김성수(쿨) 강현수 플라이투더스카이 UN, 개그맨 김종석, 영화배우 이범수, 탤런트 박경림과 양미라 등이 오프닝 촬영을 위해 MBC 입구에 섰다.
경비 복장을 한 유재석이 출연자 맞이 ‘특별 검문’을 하며 주방장 복장을 한 김성수, 김범수 등과 실랑이를 벌였다. 옆에서 보고 있던 진짜 청원 경찰도 웃음을 참지 못한다. 한 번 불붙기 시작하자 출연자들은 대본에도 없는 에드리브를 마구 토하며 입구에서만 훌쩍 12시를 넘긴다.
이날은 다른 프로그램 녹화를 마치고 귀가하던 가수 태진아와 송대관이 느닷없이 등장해 유승준의 <찾길 바래>를 모창하는 등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연출되며 재미를 더했다.
새벽 1시 가까이 돼 겨우 스튜디오로 들어온 출연자들은 피곤을 잊은 채 게임이 들어간다. 이들은 지난 해 11월 처음 시작할 때부터 15번의 월요일 밤을 예약했다.
▲진짜 개성이 드러난다
촬영이 시작되면, 점잖게 무게 잡던 모습이 모두 사라진다. 이제 서바이벌 게임이다. 이들은 편의상 ‘못생긴 팀’과 ‘잘생긴 팀’으로 나뉘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주어진 경기를 모두 마치고서야 자리를 뜰 수 있다.
게임에 몰입하기 시작하면, 그동안 각자의 활동 무대에서 보여주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진짜 개성을 발휘한다. 두 달 간의 월요일 합숙으로 시청자들은 승부욕이 유난히 강한 유승준과 개그맨 뺨칠 정도로 웃기는 이범수, ‘허우대만 멀쩡한’ 강현수 등의 본색을 알게 됐다.
새벽 3시가 넘어서도 출연자들은 피곤을 느끼기보다 게임에 몰입하며 스스로 재미를 느끼게 된다. 이들을 지켜보는 40여명의 코디와 매니저들도 마치 동원된 방청객처럼 웃음을 그칠 줄 모르고 방송에 방해가 될새라 조용히 박수를 치기도 하고 아쉬움의 탄성을 토하기도 한다.
▲자다가 일어난 연예인 모습을 본 적이 있나
’동거동락’의 하이라이트는 방석 퀴즈와 비몽사몽 게임이다. 방석을 깔고 앉아 있다가 방석을 머리위로 먼저 들어올린 사람이 먼저 대답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의외로 단순한 이런 경기 방식을 다른 프로그램들이 흉내를 내며 인기를 더하고 있다. 심지어 대학생과 직장인 모임에서도 즐겨 찾을 정도다.
비몽사몽의 경우 문제를 출제하고 잠을 재운 다음 기상 사이렌과 함께 일어나 가장 먼저 정답을 말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방식. 이런 모습은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찾기 힘들다.
특히 시청자들은 잠에서 바로 깨어난 ‘전혀 준비되지 않은 연예인’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더욱 좋아한다. 실제로 비몽사몽 게임은 분당 시청률 35%(TNS 기준)를 넘겨 인기를 실감케 했다.(프로그램 평균 시청률 20%)
▲왜 인기 있는가
우선 최근 유행하고 있는 서바이벌 게임 형식을 들 수 있다. 네티즌이 가려내는 탈락자가 드러날 때는 출연자들 모두가 숨죽일 정도로 긴장한다.
또한 시청자들의 ‘엿보기’ 기호와 맞아떨어졌다고도 할 수 있다. 이들은 거칠게 부딪히며 때론 옷이 찢어져 속살이 보이기도 한다. 연출해도 좀체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 드러나기에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여간해서는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인기 스타들을 한 장소 모아놓았다는 점도 인기 비결이다. 이들을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모이게 하는 섭외 과정은 힘들지만, 그만큼 독특한 화면을 만들 수 있어 효과는 만점이다.
<사진 위> 인기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여 밤새 게임과 개인기를 펼치는 MBC TV <목표달성 토요일> ‘동거동락’ 코너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 아래> 느닷없이 촬영장에 들른 태진아와 송대관. 태진아가 유승준의 흉내를 내자 송대관이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