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가 뚜렷할 때는 생존책을 수립해야 한다. 먹구름이 몰아올 때는 비옷과 우산을 마련하고, 태풍의 징조가 확연하다면 모래주머니도 마련해 두어야 한다. 경기침체기에는 투자방법, 구직, 크레딧 카드 이용법등도 호황때와는 달리 생각해 두는 것이 현명하다.
■투자:경기가 둔화될수록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특히 미국인들의 가장 보편화된 투자 수단중의 하나인 주가가 경기 침체에 맞물려 10개월전으로 후퇴해 있는 상태로 전문가들도 주가가 어느 선까지 하락할 것인지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한다면 주식 투자자들은 2001년에도 기술주가 각광받을 것이라는 관념을 버리고 전 분야에 걸쳐서 다양성을 기해야 한다. 현재 자신의 전 재산의 20% 이상을 기술주에 투자하고 있는 주식 투자자들은 수익이 없거나 수익 전망에 비해서 주가가 높은 기업의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상장기업의 주식 중에는 가격이 여전히 과대 평가된 주식이 상당히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예를 들면 작년에 주가가 절반으로 폭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장비제조회사인 ‘시스코 시스템스’(Cisco Systems)와 같은 기업들의 현재 PE는 47로 증시의 평균 PE인 21보다 훨씬 높은편이다.
투자가들은 기술주 대신에 꾸준하게 성장하는 식품과 제약 회사와 금리 인하에 민감한 은행, 보험, 유틸리티, 부동산 투자 신탁회사 등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소매 판매와 주택 건설에 관련된 주식들은 경제가 회복되면 반등할 수 있다.
매달 일정한 금액을 ‘윌셔 5000’(Wilshire 5000)과 같이 미전국의 광범위한 기업들의 주식으로 구성된 펀드를 구입하는 것도 현명한 투자 방법이다. 이같은 펀드들의 지수가 하락하면 일정 액수 보다 조금씩 더 구입하면 좋다.
한편 요즈음 같이 주식 시장이 불안할 때에는 가장 안전한 투자 수단으로 만기가 5-7년인 국채를 구입하는 것도 좋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금리를 인하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6개월 만기 CD가 머니 마켓 펀드보다 이자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직업: 인력난에 허덕이는 기업들 마다 입사보너스에 스탁옵션 등 갖은 수단을 동원해 인재영입에 주력했던 것이 불과 몇 달전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GE, 월풀, 질레트 등 우량기업들도 타회사로 떠나는 직원들을 더 이상 붙잡지 않으며 입사 중간에 가로채가는 닷컴기업들도 없다. 따라서 스스로 다재다능한 유능한 인재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특히 생산성을 향상시켜주는 신기술을 열심히 배워야 한다.
맨파워사 조셉 조어스 대표에 따르면 대부분 근로자들은 현 직장에 머물고 싶어하며 고용주들은 같은 값이면 충성스런 직원을 원한다. 조어스는 가장 안정된 직업으로 정보통신, 금융, 엔지니어, 간호사, 교사를 꼽았다.
경기침체로 가장 어려움을 겪을 대상은 최저임금이 지급될 신입사원일 것이고 한편으로 중견사원이나 숙련자들에 대한 수요도 여전히 잔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전직알선사인 ‘챌린저 그레이 & 크리스마스사’의 존 찰렌저 대표는 "경제성장의 둔화는 회사 내외부의 지속적 네트워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우쳐 준다. 일에 몰두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는 통달하고 있지만 인맥을 쌓는 일에는 전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 직장을 그만두게 될 때 다른 직장을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경고한다.
■주택: 경기성장이 둔화되면서 많은 집들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가능해 졌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이번 금리인하 조치에 따라 모기지이자도 인하될 것이지만 좀더 좋은 시기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 모기지이자가 회복세를 타기 시작하면 금세 고개를 치켜 들 것이기 때문이다. 고용시장이 견고하게 유지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다른 측면은 물가가 치솟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라.
지금 상황에 만족한다면 재융자를 고려해 보라. HSH에따르면 30년 고정모기지이자율은 지난 5월 8.82%에서 현재 7.44%까지 떨어진 상태며 이는 25만달러 모기지의 경우 매달 241.49달러씩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점보론의 기준이 지난해 25만2,700달러에서 올해 27만5,000달러로 인상됐기 때문에 이 수준 미만의 모기지 융자를 갖고 있는 주택소유주는 재융자를 통해 점보론에서 컨포밍론으로 전환하면서 보다 유리한 조건을 얻을 수도 있다. 이자율과 옵션을 위한 웹싸이트는 ‘hsh.com’, ‘eloan.com’, ‘bankrate.com’.
■자동차: 리스기한이 얼마 안남은 차는 구입을 고려하라. 리스계약서에 있는 잔금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 리스의 수요가 줄고 공급이 남아돌기 때문이다.
■보험: 재정적으로 불안정할수록 가진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 자기공제액(디덕터블)을 높여 보험료를 낮추라. 차가 너무 낡았으면 종합보험료는 줄여도 좋지만 주택보험료는 너무 줄이지 말도록 하라. 어려운 시기엔 강도가 설치는 법이고 목돈을 챙기려고 소송을 거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보석·미술품·골동품에 대한 보험을 재점검하라. 경기침체기엔 이같은 물건의 가치가 떨어지므로 보험금은 손실시점의 가치로 환산해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크레딧카드: 상대적으로 고용시장이 불안정하고 월급인상을 기대하기 힘든 시기엔 이자율이 높은 크레딧카드 빚을 갚아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의 구입은 나중으로 미루도록 하라.
경제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가격도 떨어질 것이고 제조업자들이 여러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할 것이다. 높은 이자율의 크레딧카드 빚부터 청산한다. 금리 인하와 함께 변동금리는 떨어지므로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크레딧카드 빚을 먼저 갚는다.
3개월치 생활비를 현금으로 확보해 놓도록 하라. 이 전략은 갚을 빚이 없다거나 비상시 돈을 대출받을 방법이 있다면 덜 중요하다. 시절이 어떻든 저축이 많아 잠 못자는 경우는 없는 법이다.
문태기·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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