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명에 4억달러라니... 선수보다 ‘야구살려야’ 여론비등
메이저리그에 대한 사형집행서?
전 시애틀 매리너스의 수퍼스타 숏스탑 알렉스 로드리게스(25)가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하면서 10년간 2억5,200만달러의 어마어마한 계약을 받았다는 뉴스가 11일 특급 허리케인처럼 스포츠계를 송두리채 뒤흔들었다. 아직도 계약의 어마어마한 사이즈에 따른 충격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각계에서는 ‘무책임하고 정신나간 행동’이라는 비난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의 장래가 결정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USA투데이의 베테런 야구기자 할 바들리는 칼럼에서 "세상 어느 누구도 일년에 6개월동안 야구를 하는 대가로 2,500만달러를 받을 수는 없다"면서 이번 계약을 ‘광기(Insanity)’라고 규정했다. LA타임스 칼럼니스트 빌 플라스키는 "메이저리그가 로드리게스, 대런 드라이포트, 케빈 에이피어등 이날 하루동안 3명의 선수에게 터무니없이 많은 돈을 줌으로써 스스로 자기의 사형집행서에 서명한 꼴이 됐다"고 비꼬았다. 라디오 스포츠 토크쇼들에는 "A-rod(로드리게스의 애칭)가 메이저리그 최고선수인 것은 인정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해도 2억5,000만달러라는 액수는 말도 안된다"는 청취자들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이번 계약이 아니더라도 메이저리그의 미래는 불투명하기 짝이 없다. 현재 구단주들과 선수노조간 노사협상이 내년도 11월1일자로 만료되는데 재협상이 쉽게 타결될 가능성은 현재로서 거의 제로에 가깝다. 벌써부터 메이저리그 일각에서는 내년시즌이 끝나면 얼마전 NBA와 마찬가지로 메이저리그도 구단주들이 ‘직장폐쇄(Lockout)’에 들어갈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을 정도다.
현 메이저리그의 가장 큰 문제는 빈부팀들간의 너무도 큰 격차다.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등 대도시를 본거지로 한 팀들이 선수연봉만 1억달러이상을 쓰고 있는 반면 몬트리올 엑스포스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등 군소도시 팀들은 5분의 1에도 못미치는 액수를 쓰고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애당초 이들 팀들간에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는 것을 기대할 수가 없는 것. 모든 팀들이 공평한 우승가능성을 갖기 못하는 상황에서 갖지 못한 팀들의 불만이 쌓이는 것은 필연적이다. 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길 팀과 질 팀들이 정해져있다면 스포츠의 어필도 큰 타격을 입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번 로드리게스와 매니 라미레스등의 메가톤급 계약은 군소도시 팀들에게 자괴감과 상실감을 안겨주며 불만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안겨주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크게 두가지. 하나는 구단주들이 모든 이익을 공평하게 나누는 혁신적인 ‘수입공유시스템(Revenue sharing system)’이다. 즉 양키스나 다저스등 부자팀들의 수입중 일정비율을 가난한 팀들에게 돌리는 것인데 구단주들의 금전적 이해관계가 직접 걸려있어 쉽게 성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또 하나는 NBA나 NFL처럼 모든 팀들이 일정한 연봉총액하에서 운영하는 샐러리캡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 대부분 구단주들의 희망사항이지만 이는 선수노조가 그야말로 목숨걸고 저지할 태세여서 도입가능성은 희박하다. 결국 양쪽이 극적인(그리고 기적같은) 타협에 이르지 못하는한 내년시즌후 락아웃이나 선수파업등 파국을 불가피한 상황. 문제는 이같은 사태가 올 경우 지난 95년 선수파업의 후유증에서 이제 겨우 회복단계에 접어든 메이저리그가 거의 회복 불가능의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는 것이다. 메이저리그는 지금 돈잔치를 벌이고 있지만 검은 먹구름은 벌써 저만치 다가왔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