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캠퍼스화제
▶ 조지아대학 여학생 폭로로 사건파장 확산
미국사회의 예민한 핫 이슈로서 단연 인종문제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조지아주의 조지아 대학 캠퍼스에서는 흑인학생 차별문제가 학생들간에 큰 이슈로 대두되었다. 지난 8월, 한 흑인 여학생이 교내 여학생 클럽인 ‘알파 감마 델타’에 가입신청 한 것이 화근의 발단이었다.
당시, 전원 백인 여대생들로만 구성된 클럽회원의 대부분은 흑인학생의 가입신청 사실에 대해 기겁을 했다. 또, 신입회원 자격심사회의에서는 여러 가지 인종차별적 발언들이 속출하기도 했다.
"만일, 우리가 흑인여학생을 회원으로 받아 들이면 남학생 클럽이 다시는 우리와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
한 여학생은 이렇게 발언했다.
그런데 회원 중 한 명이던 앨리 데이비스는 동료학생들의 태도에 크게 분노, 대학당국에 인종차별 금지청원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학측은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클럽 활동을 잠정 중단시킨다고 발표했다.
조사 과정에서는 여러 가지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졌다.
조지아주의 흑인인구비율은 전체의 28%나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2개나 되는 이 학교의 각종 남녀학생 클럽들에 가입된 흑인 학생들의 수는 극히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인종차별금지 청원을 제기한 앨리 데이비스는 패션 마켓팅을 전공한 2학년 여학생이었다.
데이비스는 청원서에서 백인회원 학생들이 많은 인종차별적 발언을 교환했고, 흑인 신입생은 받지 않기로 투표까지 했다고 폭로했다.
이 일이 있은 후, 필리핀계 미국인 학생 앨라나 영도 1998년, 백인학생들의 인종차별적 태도를 견디지 못해 여학생 클럽을 탈퇴했다고 주장했다.
"회원으로 있을 때 한 백인학생이 ‘니그로들은 집안 일을 하고, 멕시코계는 잔디나 깎아야 어울린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이 여학생의 증언이다.
영은 또, 한 멕시코계 여학생이 클럽의 T셔츠에 남부연방기 삽입을 반대한 자신의 의견이 묵살 당한 후, 울면서 회의장을 떠나는 모습을 보았다고 말했다. 영 자신은 흑인 풋볼선수에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건넸다는 이유로 회원들의 집중공격을 받고 여학생회를 떠났다.
한편, 데이비스의 청원서가 제출된 후, 전국 여학생 클럽연맹은 조지아 대학에 인권변호사가 포함된 조사단을 파견했다. 그러나, 조사단은 "한 여학생의 증언 외에는 아무런 인종차별적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안이한 결론을 내놓았다.
한편, 이 발표와는 상관없이 전국여학생 클럽연맹 조지아 지부는 대학측의 징계를 회피하는 조건으로, 회원들에게 자체 인종차별 금지훈련을 시키기로 동의했다.
이 대학 여학생 클럽에는 아직도 흑인 회원들이 전무하며, 반드시 흑인학생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규정도 없다. 올해에도 1,000명 가까운 가입 신청자 중 흑인 신청자는 단 한 명 뿐이었다.
애틀랜타 소재 조지아 주립대학의 교육학 교수 필로 허치슨은, 조지아주 관내 대학들에서는 아직도 흑인가면 악극이나 흑인경매쇼 같은 명백히 인종차별적인 행위들이 버젓히 행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학생단체들은 주로 캠퍼스 시설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등교육 기관내 인종차별 행위를 금지하는 연방법의 저촉을 받는다.
하지만, 강제적 제재조치는 학생단체가 명백하게 인종차별적 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입증됐을 때만 가능하다. 조지아 대학의 경우, 여학생 클럽에 흑인회원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 자체는 충분한 인종차별 증거로 간주되지 않는다.
이번 사건이 불거진 후, 일부 대학들은 인종차별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앨러배머 대학의 경우, 교내 37개 남녀학생 클럽에 지금까지 흑인회원이 단 한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학교의 각종 학생단체들은 최근들어 다인종 회원들을 받아들이기 위한 적극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절대회원 수는 14%나 증가되었으나, 흑인학생들은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노스 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 대학 등도 최근들어 다인종 적응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학들에서도 백인학생 클럽에 가입신청한 흑인학생들은 극히 드물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일각에서는 흑인학생들의 소외는 그들 스스로 학생 클럽을 기피함으로써 조장된 측면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한편, 이번에 청원을 제기한 앨리 데이비스는 학생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결국 학교를 옮기고 말았다. 그러나, 그녀의 용기있는 행동은 조지아대학 캠퍼스 내에 잔잔한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논란이 가시화 된 이후, 몇몇 흑인 및 백인학생 그룹들은 ‘침묵을 타파하자’라는 주제로 공동포럼을 개최했다. 또, 얼마전에는 흑백 학생클럽들이 패션쇼를 공동주관하기도 했다. 이 쇼는 최근 ‘홈커밍 퀸’으로 선출된 흑인계 여학생 치치 패트릭의 주도로 성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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