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부터 12월초 사이는 대부분의 초중고등학교에서 학부모와 교사가 만나 자녀의 학습진보를 점검하는 학부모-교사 컨퍼런스 시기이다. 컨퍼런스는 자녀의 성적표를 앞에 놓고 새 학년에서 얼마나 잘 적응하는지, 그리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교사와 상의하는 매우 중요한 행사. 컨퍼런스의 방식은 학교마다 큰 차이가 있으나 시간이 매우 한정되어 있으므로 철저한 사전 준비가 바람직하다는 것이 교육관계자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초등학교
초등학교의 학부모-교사 컨퍼런스는 성적표가 나오는 11월과 3월 2차례에 걸쳐 1주일간 열린다. 컨퍼런스 기간은 보통 수업이 오후 12시30분에 끝나는 미니멈 데이로 진행되고 오후에 교사를 만나는 시간이 학부모당 15∼20분정도 마련된다.
LA통합교육구의 경우, 초등학교 성적표는 대체로 독해(reading), 작문(writing), 듣기(listening), 말하기(speaking), 수학(math), 사회과학(social science), 과학(science), 건강교육(health education), 체육(physical education), 예능(arts) 등의 부문에서 4(우수)에서 1(미숙)까지 성적을 주는데 숫자에 플러스 등의 기호가 붙기도 한다.
27일부터 12월1일까지 컨퍼런스가 있는 3가초등학교에서 4학년 영재반 학생을 가르치는 헬레나 윤 교사는 컨퍼런스를 시작할 때 학부모에게 학생의 성적표와 과제물을 보여주며 학생의 장점을 말해주고 나서 자녀가 부족한 부분과 개선을 위해 부모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준다고 말한다. 그리고 남은 시간동안 학부모들이 질문을 하게 되는데 부족한 시간을 가장 유용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미리 질문을 준비하고 적어놓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수지 오 3가초등학교 교장은 일부 학부모들이 영어가 미숙하기 때문에 학원강사나 이웃 학부모 등 다른 사람을 대신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교사의 입장에서 보면, 부모가 자녀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오해할 수 있다며 컨퍼런스는 학부모들이 반드시 참석해야 할 매우 중요한 면담이라고 강조한다. 수지 오 교장은 또 많은 학부모들이 컨퍼런스에 늦게 도착한다며 예약시간보다 5∼10분 일찍 도착할 것을 당부했다.
또 많은 교사들은 학생이 보다 열심히 노력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첫 번째 성적표의 점수는 기말 성적표보다 더 엄격하게 주는 경향이 있으므로 자녀가 모든 부문에서 4점만점을 받지 못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또 첫 성적표는 짧은 기간을 토대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시작으로 간주하고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중고등학교
중고등학교도 초등학교와 마찬가지로 교사-학부모 컨퍼런스가 열리는데 대체로 11월, 1월, 3월, 6월 등 4차례에 걸쳐 있다. 그러나 중고등학교 교사는 맡은 학생이 20∼30명에 불과한 초등학교 교사와 달리 150여명의 학생을 담당하기 때문에 학부모 개개인마다 예약된 시간이 정해진 것이 아니고 대체로 원하는 학부모들이 지정된 날에 교실을 방문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원하면 학부모가 자녀의 6개 과목 교사들을 모두 만날 수 있지만 상담시간이 대체로 5분정도로 한정되어 있으며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초등학교에 비해 쉽지 않다. 그러나 많은 중학교들은 6학년의 경우, 한 교사가 2개과목을 가르치는 등 담당학생수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교사를 만나기 더 수월할 수 있다.
스티븐슨 중학교의 마가렛 김 교감은 "컨퍼런스에 정말 문제가 있는 학생의 학부모들은 오지 않고 공부를 잘하는 학생의 학부모들이 오는 경향이 있다"며 어떤 학교에서는 문제아 학부모들에게 초등학교처럼 시간을 예약해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스티븐슨 중학교를 비롯한 여러 학교들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사의 지도아래 학생이 부모에게 설명을 해주는 ‘student-led conference’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호응이 좋아 일부 초등학교에서도 채택한 student-led conference는 10여 가정이 한 그룹이 되어 교사로부터 지도를 받은 학생이 부모에게 45∼60분동안 성적표와 학습진도에 대해 설명하고 교사는 그룹사이로 다니며 감독하고 학부모의 질문에 대답해준다.
중고등학교의 성적표는 과목별로 A부터 F사이의 성적이 주어지는데 앞으로 2∼3년후에는 중학교 성적표도 초등학교처럼 더 자세하게 학생을 평가할 전망이다.
마가렛 김 교감은 중고등학교 컨퍼런스는 초등학교보다 교사를 만나기 어렵지만 컨퍼런스가 교사를 만나는 유일한 기회는 아니라며 학교는 언제든지 학부모들에게 열려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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