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셀러스 마켓’(seller’s market)이 되면 집을 내놓는 셀러의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오퍼 가운데 더욱 유리한 오퍼를 고른다거나 리스팅 가격보다 웃돈을 얹어 받고 집을 파는 경우도 있다. ‘셀러스 마켓’에서 집을 팔려는 셀러가 거래를 보다 확실하고 현명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유념해야 할 점들을 알아본다.
첫째, 매물을 내놓자마자 수시간 내로 리스팅 가격과 유사한 오퍼를 받는다고 해서 집을 너무 싸게 내놓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 것.
캘리포니아에서 오랫동안 부동산 업계에 종사하면서 부동산 책도 여러 권 펴낸 조앤 테일러는 “집을 부동산 시장에 내놓기가 무섭게 곧 바로 좋은 오퍼가 들어오면 셀러는 집 값을 너무 싸게 부른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 사람”이라면서 “이런 생각은 비현실적인 것으로 셀러는 절대 이런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테일러는 “‘셀러스 마켓’에서는 특히 좋은 동네에 대해 바이어가 눈독을 들이고 기다리면서 에이전트에게 매물이 나오면 즉시 오퍼를 내달라고 부탁해 놓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때문에 매물로 내놓자마자 오퍼가 밀려드는데 사실은 첫 오퍼가 가장 좋은 오퍼인 경우가 많다”고 강조한다.
테일러는 셀러가 집을 내놓자마자 리스팅 가격 수준의 오퍼가 밀려들면 셀러는 자기의 리스팅 에이전트가 빨리 집을 팔고 커미션을 챙기기 위해 시세보다 싼 값으로 리스팅을 주도록 현혹시킨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같은 의심은 사실무근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에이전트는 여러 명이 경쟁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자기가 아무렇게나 시세보다 낮게 리스팅 가격을 제안했다가는 셀러로부터 리스팅을 받기가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가 없다는 설명이다.
만약 첫 오퍼가 리스팅 가격과 사실상 차이가 없다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신속히 오퍼를 수락하는 ‘힛 앤드 런’ 작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오퍼 가격은 마음에 들지만 다른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 때는 신속히 카운터 오퍼를 낼 것.
예를 들어, 집을 매물로 내놓은 후 처음 들어온 오퍼의 가격은 마음에 드는데 신경이 쓰이는 조건들이 달려 있다고 가정하자. 이런 오퍼를 받았을 때는 차일피일 미루면서 다른 오퍼가 들어오기만 기다리지 말고 즉시 카운터 오퍼는 내는 것이 좋다고 테일러는 강조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조건을 나열하고 이 조건들을 원하는 방향으로 수정한 후 한 시간이라도 빨리 카운터 오퍼를 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셀러스 마켓’에서 마음에 드는 매물이 나왔다고 생각하는 바이어는 서둘러 오퍼를 쓰게 마련이고 이 과정에서 부주의하게 오퍼를 작성하는 수가 많아 카운터 오퍼에서 이같은 내용이 지적되면 기꺼이 타협할 자세가 돼 있는데도 처음 오퍼에 대해 전혀 반응이 없으면 매물을 포기하고 다른 매물을 찾으러 나서게 마련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매물을 내놓는 셀러는 오퍼가 들어오면 순발력 있게 반응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셋째, 동시에 복수 오퍼가 쇄도하면 주의 깊게 각 오퍼를 검토해야 할 것.
‘셀러스 마켓’일수록 좋은 동네에 있는 집을 매물로 내놓으면 여러 개의 오퍼가 동시에 들어온다. 이럴 때는 카운터 오퍼를 내놓거나 오퍼를 수락하기 전에 반드시 에이전트와 함께 모든 오퍼를 비교 분석해야 한다.
이에 대해 한 가지 기억해 둘 점은 여러 개의 오퍼를 비교 분석한다는 것은 오퍼 문서만을 비교한다는 뜻이 아니라 각 바이어에게 오퍼를 뒷받침한 증거를 요구하는 것도 포함한다는 것이다.
바이어가 오퍼에서 얼마를 보증금으로 내놓겠다고 써놓았지는 집을 실제로 사려는 바이어의 의지나 집을 실제로 살 수 있는 바이어의 재정적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카운터 오퍼를 통해 바이어가 내놓겠다고 하는 보증금의 액수를 높임으로써 바이어의 오퍼를 보다 구속력이 있도록 만드는 방법도 있다.
넷째, 리스팅을 내놓으면서 바이어에게 ‘모기지 융자 사전 허가서’와 함께 오퍼를 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바이어가 보증금을 더 많이 내놓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매매를 더욱 확실하게 하는 방법은 바이어가 필요한 모기지 융자를 얻을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증거를 갖는 것이다.
렌더들은 크레딧이 좋은 바이어가 적정한 가격대의 집을 사려할 때는 ‘모기지 융자 사전 허기서’를 발급해 주기 때문에 ‘셀러스 마켓’의 셀러들은 바이어에게 이같은 서류를 미리 준비하도록 할 수 있다.
다섯째, 자기가 이사 나갈 집도 미리미리 챙겨둬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셀러가 현재 살고 있는 집을 확실하게 먼저 판 다음에 이사 나갈 집을 사야 한다는 것이 불문율이다. 여기서 ‘확실하게 판 다음’이란 바이어와 에스크로를 여는 수준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매물이 나오기 무섭게 팔리는 정도의 ‘셀러스 마켓’이라면 이같은 불문율이 항상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집을 내놓자마자 마음에 드는 오퍼가 쇄도하거나 심지어 웃돈까지 얹어주겠다는 오퍼를 받는 셀러는 서둘러 집을 팔기가 쉬운데 덜컥 오퍼를 수락한 다음에 자기가 이사 나갈 집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낭패를 당하는 셀러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여섯째, 셀러는 자기 집이 제대로 팔리느냐 아니냐에 대해 50%의 책임이 있다.
제임스 김 남가주 한인부동산협회장은 “셀러는 부동산 브로커나 에이전트에게 리스팅을 줌으로써 자기 역할이 다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브로커나 에이전트가 자기 집을 효과적으로 팔 수 있도록 성의를 갖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모든 점과 함께 셀러가 기억하고 있어야 하는 또 한 가지는 ‘셀러스 마켓’에 집을 내놓는다고 해서 부동산 시장을 자기 혼자 독점하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바이어에게 지나치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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