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광 있어도 과거같은 금전적 성공은 드물어
새천년 첫 올림픽으로 기록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이 끝난지도 어언 한 달이 지나고 있다. 올림픽에서 출전하여 메달을 딴 선수들은 그후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시드니 올림픽은 와이오밍주 서부의 시골타운 애프톤에서도 한 명의 스타를 배출해냈다.
이곳 출신 룰론 가드너는 시드니 올림픽 그레코 로망 레슬링 헤비급에 출전, 이 종목의 살아있는 전설 러시아의 알렉산더 카렐린을 극적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가드너가 절대적인 열세 예상을 뒤엎고 카렐린을 물리친 것은 올림픽 역사상 가장 극적인 사건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올림픽이 끝나고 금의환향한 가드너가 인구 1,600여명의 고향마을 애프톤에서 열렬한 환영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가드너의 이같은 성공이 바로 돈으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같다.
가드너는 올림픽 직후 프로레슬링계의 100만달러 계약제의를 거절한데다, 달리 광고스폰서도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은 가드너 뿐 아니라, 97명에 달하는 시드니 올림픽 미국 메달리스트들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
올림픽 금메달이 부와 명예를 보장하는 시절도 있었다.
물론 요즘도 올림픽 이후,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유명스타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남자육상의 마이클 존슨, 여자축구의 미아 햄 선수들이 이 경우에 속한다.
그 밖에도, 수영선수 레니 크래젤버그와 토니 타이거 등은 켈로그사의 ‘프로스티드 플래익스’ 시리얼 박스의 ‘챔피언’ 시리즈 광고에 사진이 실리는 댓가로, 200만달러 이상을 받게 된다. 또, 남자육상의 모리스 그린과 매력적 미소로 많은 팬들을 확보한 여자육상 다관왕 마리온 존스 등도 목돈을 만질 수 있다.
또, 1930년대부터 시작된 ‘휘티스’ 시리얼 박스에 사진이 개제될 선수로는 수영다관왕 브룩 베넷, 장대 높이뛰기의 스테이시 드레길라, 그리고 여자 다이빙의 로라 윌킨슨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윌킨슨은 발 부상의 악조건 속에서도 10미터 플랫폼 다이빙에서 막강한 중국선수들을 물리치고 막판 역전승을 거둠으로써, 팬들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 주었다.
그러나, 이들 몇몇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 메달리스트들은 광고스폰서를 거의 확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대중들의 지속적 관심을 끌지 못하는 이유는 다음 몇 가지로 분석되고 있다.
우선, 요즘에는 옛날의 마크 스피츠처럼 미국 스포츠 팬들에게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발하는 올림픽 스타가 없다는 점이 지적된다. 또한, 갈수록 심해지는 약물복용 스캔들도 올림픽 선수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의 확산에 일조했다.
이와 관련, 시카고의 한 스포츠 채널의 노바 랭추리는 이렇게 진단한다.
"요즘에는 올림픽에 대한 인식이 과거와 딴판이다. 예전에는 올림픽 메달이 순수함과 불굴의 인간승리의 표상으로 인식됐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약물 스캔들로 그같은 고귀한 이미지는 크게 손상되었다"
심지어, 이번 시드니 올림픽의 최대스타 중 한 명인 마리온 존스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그녀의 남편인 세계투포환 선수권자 시제이 헌터의 금지약물 복용 전력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광고주들 사이에서 "존스도 발각되지만 않았을뿐, 남편과 함께 약물을 복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구심이 생길 소지가 있다.
한편으로는, 올림픽스타 제조의 전통적 산실인 미국 남녀체조팀의 부진도 이같은 상황을 부채질했다.
특히, 미국여자체조의 부진한 성적은 올림픽 여자종목 전체의 실패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는 미국여자 체조팀이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한 여세를 몰아, 그후 ‘7인의 묘기’라는 순회투어를 펼치며 올림픽 열기를 이어 나갔다. 그러나 올해는 팬들의 관심이 멀어져, 그같은 이벤트를 유치할 엄두도 못낸다.
그밖에, 일반적인 경제상황도 메달리스트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특히, 한때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던 닷컴 벤처기업들의 거품이 근래들어 빠지면서 예전처럼 광고비에 많은 투자를 못하고 있다.
최근에 벌어진 ‘스크린 액터 길드’의 파업도 문제가 되었다.
영화배우들이 파업을 벌임으로써, 기업들의 상업용 광고 제작일정에 심각한 차질이 생긴 것이다.
올해 올픽픽이 예년보다 시즌늦게 개최된 것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로 인해 올림픽 방송중계가 대학 및 프로 풋볼시즌 개막, 야구 및 하키시즌 폐막 등과 겹쳤고, 이는 올림픽경기 시청율 감소로 이어졌다.
한편, 올림픽 메달리스트들 가운데는 강연으로 짭짤한 수입을 얻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체조선수 피터 비드머는 동기부여 강사로 변신하여 1회 강연료로 1만달러를 받는다. 그는 매년 50여회의 강연에 초청되는 유명강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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