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소도시 튤리아 흑인 겨냥 단속으로 논란
1999년 7월 23일 아침, 지게차 기사인 빌리 웨이퍼는 텍사스주 튤리아 타운 역사상 최대규모로 전개된 마약소탕작전의 희생양이 되었다. 튤리아는 대목장과 목화농장들로 둘러쌓여 고립된 텍사스의 평원 고지대 타운이다.
인구가 4,500여명에 불과한 이 작은 시골타운에서는 무려 43명이 코케인 판매혐의로 체포되었다.
체포된 사람들 중 일부는 20년에서 많게는 30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지역치안 관리들은 마약소탕작전이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발표했으며, 혐의자중 22명은 감옥에 가고 나머지는 집행유예를 받았다. 그리고, 소탕작전의 핵심인물인 비밀정보원 톰 콜먼은 텍사스 주정부로부터 ‘올해의 법집행인’의 상을 받았다.
1년이 지난 지금, 그 소탕작전은 민권단체들과 지역 흑인단체들로부터 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다.
튤리아는 타운 그 자체가 소송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민권자유연맹(A.C.L.U.)이 튤리아 타운을 상대로 법정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이 사건에 대한 관심을 크게 증폭시켰다.
솟장은 튤리아 관료들이 이 지역에서 흑인들을 추방할 목적으로, 흑인들에 대한 표적수사를 자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체포된 43명중 3명을 제외한 나머지 40명이 흑인이었다. 이는 타운인구 중 흑인비율이 10%도 안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엄청난 숫자였다. 정확히 말하면, 타운의 전체 흑인거주자 중 12%가 그 작전에서 체포된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혐의자들에게 적용된 증거가 비밀정보원 콜먼의 말 한마디에 의존했다는 사실이다. 그 흔한 도청, 비디오테입, 또는 관련목격자 같은 증거도 거의 제시되지 않았다. 더구나, 콜먼 스스로가 과거전력에 문제가 많은 인물이었다.
"그들은 흑인 커뮤니티에 대해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이 지역 흑인거주자, 새미 바로우는 말한다.
바로우의 친척중 4명도 소탕작전 와중에서 체포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백인주민들은 마약소탕작전과 법집행을 한 지역관료들을 지지하고 있다. 또, 작전을 수행했던 치안관료들과 검사도 콜먼을 신뢰하면서, 그 작전이 인종적 편향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튤리아 주민들은 예전부터 마약에 관한 한, 매우 비타협적인 태도를 견지해 왔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을 상대로 불시마약검문을 실시하는 몇 안 되는 지역중 하나다. 한 때, 불시마약검문은 위헌성 여부를 놓고 법정에 오르기도 했다.
미국내 많은 다른 타운들과 마찬가지로 튤리아도 그 동안, 마약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 97년과 98년 사이에는 9명이 마약거래혐의로 체포되었고, 특히, 지난 2년 사이에는 또 다른 마약소탕작전을 통해 32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일부 흑인거주자들은 타운에 코케인을 거래하는 조직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몇몇 딜러들이 인근 큰 도시들의 마약밀매단을 통해 코케인을 유입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용의자 중 한 명인 도널드 스미스는 자신이 비밀정보원 콜먼에게 마약을 판적은 있지만, 값비싼 분말 코케인 같은 본격적인 마약을 거래한 적은 없다고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지게차 기사인 웨이퍼는 튤리아에 마약문제 자체가 유별나게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단언한다.
"이 작은 타운에 43명이나 되는 마약딜러들이 살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웨이퍼는 반문한다.
웨이퍼 자신은 지역 편의점에서 콜먼에게 코케인 판매를 기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그의 고용주는 콜먼이 마약거래를 주장하는 시각에 웨이퍼가 일터에 있었다고 증언했다. 웨이퍼는 작업시간표 기록도 제시했으나, 판사는 혐의를 기각하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시했다. 웨이퍼는 지난 1990년 마리화나 판매혐의로 집행유예를 받은 바 있다.
마약소탕작전은 1998년, 텍사스 레인저의 아들인 콜먼이 스위셔 카운티셰리프국장 래리 스튜워트에 의해 고용되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콜먼은 지역흑인들과 안면이 많은 백인이었다. 가축경매장에서 일했던 관계로, 흑인들과 접할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후, 콜먼은 마약단속국에서 1년간 훈련을 받고, 스튜워트 국장 휘하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러나, 비판자들은 콜먼의 보고가 수박 곁핤기식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의 보고라는 것이 때로는 문장 한 단락에 불과하고, 때로는 혐의자의 이름 철자도 틀려있다. 또, 재판과정에서 스튜워트 국장은 콜먼이 자신에게 용의자들의 사진을 요청했다고 증언했다. 이를 토대로, 일부 흑인들은 콜먼이 자신이 임의로 지목한 혐의자들을 묘사하기 위해 그 사진들을 이용했을 것이라고 의심한다.
일부 용의자들은 1심재판에서 감형이나 집행유예를 조건으로 유죄를 인정했다.
이에 대해, 흑인단체들은 그들이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없어서, 고육지책의 선택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여하튼, 이 사건은 이제 언론의 광범위한 조명을 받으며,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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