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가자, 난이도, 경연대회 증가하며 부상도 늘어
치어리딩이 달라졌다. 과거엔 짧은 치마 아래 늘씬한 다리를 내놓고 관객들 앞에서 미소지으며 춤이나 추었지만 요즘은 운동선수도 진짜 운동선수가 됐다.
각종 경연대회가 자꾸 많아지면서 치어리딩도 사이드라인이 아니라 센터 코트로 자리를 옮겨 작년에 치어리딩 경연대회에 참가한 고등학생만 7만5000명이 넘으며 전국공립고교연합에 따르면 여고생 스포츠 종목중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치어리딩이다.
참가자들의 체력과 민첩성, 리듬감에 묘기까지 더해지는 치어리딩 경연대회는 ESPN등 텔리비전들을 통해 중계되고 있으며 치어리딩을 2004년도 올림픽 종목으로 만들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치어리딩이 그들이 응원하는 스포츠 만큼이나 위험해졌다고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전국전자부상감시체계에 따르면 1980년에 4954명이었던 응급실을 찾은 치어리더의 숫자는 이후 20년동안 꾸준히 증가했다. 치어리딩의 인기가 커지면서 부상자 숫자는 참가자 숫자 증가분을 상회, 작년에 치어리딩 관련 부상건수는 2만1096건으로 집계됐다.
시카고의 일리노이대학 정형의학 및 스포츠의학 교수 마크 허친슨박사는 "치어리더들은 다른 종목의 스포츠에선 볼 수 없는 곡예를 많이 한다. 남의 어깨 위에 올라서있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치어리더들은 다른 운동선수들에 비해 더욱 심하게 부상하는 경향이라고 지적한다. 그의 자료에 따르면 치어리더들의 평균 부상일은 28~35일로 그 어느 종목의 운동 선수들보다 많다. "풋볼 선수들은 기브스를 하거나 테이프를 감고도 뛸 수 있지만 치어리더들은 맨몸으로 전력을 다해야 합니다"
치어리딩 옹호가들은 부상률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매우 심각한 부상의 경우를 들어 치어리딩이 풋볼이나 기타 스포츠보다 더 위험하다고 보고 있다. 1982년부터 1999년까지 주로 머리와 목을 다친 여고생 운동선수중 치어리더가 46.3%나 됐으며 대학생의 경우 76.2%나 됐기 때문이다. 이 기간동안 운동하다 사망한 여학생 숫자는 별로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중 반이 치어리딩과 관련됐다. 사실 부상 그자체로만 보면 치어리딩은 풋볼보다도 더 위험한 운동이라서 1988~99년에 고등학교에서 치어리딩을 하다가 머리나 목에 부상할 비율은 고교 풋볼 선수보다 6배나 높았다.
전문가들은 치어리딩을 스포츠로 보느냐 과외활동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문제의 양상이 달라진다고 지적한다. 보통 학교에서 운동선수들은 제일 좋은 연습장에 훈련실, 트레이너와 스포츠의학 담당자를 배당받는데 반해 치어리더들은 별로 존경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제일 나쁜 시간에 콩크리트 바닥에서, 부상하면 돌봐줄 트레이너도 없이 연습하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사실은 치어리더들이 농구선수보다도 더 높이 뛰어오르는데도 사람들은 치어리더보다는 발레리나를 더 운동선수로 대접한다.
이 문제는 체육관계자들도 오락가락하는 것으로 고교수준에서는 14개주가 치어리딩을 스포츠로 간주하고 주 챔피언십 경연대회를 열고 있지만 미국 치어리딩 코치 및 자문협회는 치어리딩을 회색지대에 놓고 있다. 30분동안 춤을 추고 나서 130파운드짜리 사람을 번쩍 번쩍 들어 어깨 위에 올려 놓는 일은 단단히 단련된 운동선수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인데도 치어리더중 경연대회에 나가는 것은 20~30%고 나머지는 학교 운동선수들의 보조 역할을 하는 것이 제일 목표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부상을 줄이기 위해 이 협회는 1990년대 중반부터 새로운 규칙을 제정했다. 고교의 경우 2층이상의 피라미드를 만들지 말고 공중 제비는 한번 이상 넘지 말 것이며 트램폴린과 스프링보드는 사용을 금지시켰다. 또 안전교육 자격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연습을 감독하는 코치들도 늘어났으며 묘기를 부리려 하기 전에 적절한 훈련을 받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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