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최고 인기 선물용품 ‘빅 마우스 빌리 배스’
요즘 선물용품으로 불티나게 팔리는 물건이 있다. 벽에 걸어놓은 박제된 농어 같아 보이는 이 ‘빅 마우스 빌리 배스(Big Mouth Billy Bass)’는 사람이 지나가면 움직이면서 ‘나를 그 강으로 데려다 주(Take Me to the River)’’걱정하지 마세요, 행복하세요(Don’t Worry, Be Happy)’ 같은 노래를 해서 놀라면서도 웃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19~24달러에 호떡처럼 팔리고 있는 이 빌리 배스는 클린턴 대통령도 알 고어 부통령에게 하나를 선물했고 ‘로지 오도넬 쇼’에도 출연했으며 캐시 리 기포드도 방송에서 레지스 필빈에게 작별인사를 하면서 하나 선물로 받았다. 평소 미국 사람들의 실없는 장난끼를 경멸하는 근엄한 영국에도 상륙, 토니 블레어 수상 집무실에도 한 마리가 걸려있을 정도다.
텍사스주 어빙 소재 작은 개인회사인 ‘제미 인더스트리즈’가 생산하는 이 빌리가 하도 잘 팔리는 통에 이 회사는 전화 받을 사람을 5명이나 더 채용했다. 창업이래 최대 히트상품인 이 물고기 덕에 전체 직원을 10%나 늘인 것이다.
이 제품이 지난 1월 아틀란타에서 열린 선물용품 박람회에 등장하자마자 주문이 쇄도하고 버지니아주 매나사스의 ‘크래커 배럴’사가 단 사흘만에 400개를 단숨에 팔아치운 원인은 무엇일까? 미국 사람들은 요즘같이 능률적으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이처럼 어리석고 실용성 없는 물건들을 단지 새롭다는 이유만으로 일년에 10억달러어치 이상을 사들인다.
"구매자들은 자기를 기분좋게 하는 것, 미소짓게 하는 것을 찾으면 삽니다. 그렇지만 그게 간단치가 않은 것이 코미디언이 관중들을 웃기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물어보시면 됩니다"고 크래커 베럴의 데브라 키드웰 부사장은 말하는데 빌리 배스가 왜 재미있는지를 알아보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빌리 배스는 꼭 진짜같이 생겼다. 누군가 자기가 잡은 입 큰 배스를 박제해서 벽에 장식용으로 걸어 놓은 것 같은 외양인데 안에 운동탐지기가 들어 있어 그 앞으로 누군가가 지나가면 노래가 나오기 시작한다. 음악이 시작되면 이 고기는 꼬리를 탁탁 치고 입을 뻐끔거리면서 박자를 맞추기 시작한다. 그러다 노래가 합창 부분에 이르면 벽에 붙어있던 머리가 갑자기 사람을 향해 회전하는 것이다.
"빌리는 안전하고 확실한 선물"이라고 USC의 마케팅 교수 데이밋 스튜어트는 말한다. "개성과 개인주의를 중요시하는 미국에서 독특하고 새로운 것을 선물하고 받는 것은 그 사람의 자긍심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빌리 배스는 지난 1998년 가을, 디자이너 바바라 페레티에리가 스포츠용품점 앞을 지나가다 갑자기 노래하는 물고기가 한 마리쯤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제미 인더스트리즈에서 일하는 남편 조에게 말하면서 세상에 자리를 잡게 됐다. 1993년에 생긴 제미 인더스트리즈는 ‘앵무새 피트’ ‘춤추는 선인장’’춤추는 팜트리’’춤추는 고퍼’ 같은, "직원들이 보고 웃으면서 한 개 살 것 같은 물건을 만드는 회사"라고 이 회사의 세일즈와 마키팅 담당 부사장 짐 밴 덴 디셀은 말하는데 노래하는 물고기는 원형을 만들기가 수월치 않아 기각됐었다.
그래도 바바라의 생각에 그것은 좋은 아이디어였다. 그래서 남편 조는 계속 이 일을 추진했다. 박제술사에게 가서 정확한 물고기 모형을 만들고 엔지니어에게 가서 노래에 따라 입과 몸이 움직이도록 계속 개발해 완성된 제품을 당시 마침 아파서 누워있던 밴 덴 디셀에게 가져가 보여줬더니 당장 웃음이 터져나왔다.
제미사는 벌써 2개 회사가 유사품을 만들어 내고 있을 정도인 성공의 여세를 몰아 올 크리스마스에는 빨간 산타 모자를 쓰고 ‘징글 벨스’를 부르고 ‘크리스마스 전날밤’을 읊을 크리스마스 빌리 배스, 핼로윈에는 뼈만 남은 ‘미스터 빅 마우스 빌리 본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