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인 제니 더모디는 다른 사람도 아닌 자기 아들의 학교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을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지능 검사에 따르면 수재급인데도 그랬다.

어느날 아침, 케빈(11)이 샤워장 바닥에서 물을 틀어놓은 채로 깊이 잠들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란 더모디는 몇 달이 지난 뒤에야 조금씩 갈피를 잡기 시작했다. 케빈이 밤에 잠을 깊이 자지 못하는 것이 학교에서 학습 및 행동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더모디의 생각은 맞을지도 모른다.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라 요즘, 아이들에게 잠이 아이들의 건강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 그 가치를 기초식품 피라밋처럼 가르치자는 운동이 힘을 받고 있다.

최근 전국수면재단 연구에 따르면 13세미만 아동의 거의 절반이 낮시간동안 피곤을 호소하고 있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그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도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데 어른들은 피곤하면 하품을 하거나 꾸벅꾸벅 조는데 반해 하루에 필요한 수면시간인 9~10시간을 자지 못한 아이들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집중하지 못하며 무슨 일에건 흥미를 금방 잃어버려 마치 주의집중결핍증이나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아이처럼 행동한다.

현재 전국의 수면연구 학자들은 초등학생 연령 아동들의 수면 부족과 학습 및 행동 장애간 연관성에 관해 연구하기 시작했는데 편도선이 부어 호흡에 장애를 받기 때문에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하는 편도선염 때문에 절제수술을 받은 아이들에 관한 연구에서 커다란 힌트를 얻고 있다.

브라운대학의 수면 및 시간생리학 연구소장 매리 카스케이던은 "지난 30~40년동안 미국 사회는 가치관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게 된 것중 하나가 바로 수면이다. 요즘 많은 가족들은 아이의 행동에 변화가 와도 그것을 수면과 연관시켜 생각해보지 않는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소아과의사들은 수면 및 수면장애에 관해 별로 배운 것이 없다. 2200페이지에 걸친 소아과 기초 교과서에서 수면에 관해 다룬 것은 고작 17단락에 불과하다.

교사들은 더하다. 아이가 밤시간 수면 부족과 낮시간 학습 내용의 기억사이에 직접적 연관이 있음을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기 때문이다. 수면 부족은 포닉스나 계산 연습, 50개주 이름 외우기 같은 초등학교 수준 학습의 핵심인 반복에 의한 암기에 치명적 타격을 준다. 밤에 잠을 못자면 낮에 습득한 새로운 정보의 반까지 손실된다고 수면전문가들은 믿고 있다.

요즘 많은 어린 아이들에게 수면 부족은 현대병이다. 과거 어머니들은 아이들에게 "가서 자거라"고 말했지만 요즘 아이들을 재우기는 아주 힘들다. 10대들의 생체 리듬 변화에 맞춰 학교 수업을 늦게 시작하자는 운동도 1996년에 시작됐지만 비용, 버싱, 스포츠 스케줄상의 갈등 때문에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2~3년전 미네소타주 에디나에서 수업을 1시간 늦게 시작하자 SAT 평균 점수가 한꺼번에 100점 이상 올랐다는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요즘 저녁시간은 아이들이 맞벌이 하는 부모와 함께 지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고 부모들은 전세대 부모에 비해 취침시간 지키기 같은 문제에 관한한 훨씬 덜 엄하다. 게다가 요즘 아이들은 숙제를 다하고 나서도 컴퓨터, 비디오 게임, TV등 할 일이 많다.

LA에 사는 티렐 월터는 운이 좋았다. 매일 잠이 모자랐던 그는 편도선을 제거하자 밤에 숨쉬기가 좋아지면서 기적처럼 집중력도 향상됐다. 월터처럼 편도선을 절제한 아이들은 수면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에 아주 좋은 대상이다. 수면개선의 시점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최근 튤레인대학이 성적이 나쁜 1학년생 297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54명이 편도선과 아데노이드가 비대했는데 그중 편도선을 절제한 24명은 2학년 성적이 향상됐지만 수술하지 않은 아이들은 변화가 없었다.

편도선 비대는 아이들에게 수면중 잠깐씩 호흡이 정지되어 코를 골거나 아무리 오래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데 UCLA 의대에서 편도선 절제수술을 하는 니나 샤피로박사는 부모들의 말을 통해 수면과 학습 및 행동간 연관에 대해 확신하게 됐다. 잘 때 코를 골거나 숨이 막히던 아이들이 수술 후 즉시 완전히 다른 아이가 됐다고 말하는 부모가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