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춘배 교육상담
▶ 분명한 목표의식과 계획에 따른 실천을
누구든지 어떤 일을 결단하고 준비하는 데는 분명한 목표가 설정되어야 하고 이에 따른 준비, 곧 세밀한 계획이 세워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떠나는 여행하는 사람과 같아서 무료한 시간과 결과 없는 수고만 할뿐이다.
지금은 많은 학생들이 여름방학을 즐기고 있을 줄로 안다. 이 중에는 본인들이 해야 할 목표를 정해 놓고 하루를 지내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하고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를 모르고 시간에 자신을 맡기고 지내는 학생들도 있을 줄로 안다.
필자도 2주일 동안 자동차 여행을 하기로 마음을 정하고 목적지를 선정했다. 그리고 나니 이 목적지까지 이르기 위한 계획이 필요하게 되어 우선 미국 지도를 펴서 어느 도로를 택하여 가는 것이 여러 가지 면에서 좋을까를 생각하고, 그 길을 택한 후 몇마일이나 되는가를 계산한 후, 하루에 운전해야 할 마일 수를 정하고, 개솔린 값을 산출하고, 차를 첵업하고, 텐트를 쳐야 할 곳을 아울러 마크해 놓고, 둘러보아야 할 명소를 각 주마다 적어 넣고, 그 외에 텐트, 쌀, 고추장, 멸치, 속옷에 이르는 모든 필요한 것들을 각 용도별로 구분하여 며칠에 걸쳐 준비를 했다.
하루에 운전해야 할 마일 수와 잠잘 곳, 식사 메뉴, 보아야 할 명소들을 스케줄 북에 적어 넣고 여행을 떠나니 기분이 좋고, 우왕좌왕하는 일없고, 확신 속에서 즐거움을 알고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렇게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이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면 일의 성취가 분명할 뿐만 아니라, 혹시 잘못 되더라도 쉽게 고칠 수가 있다.
나는 이번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는 학생들에게 이러한 훈련을 쌓아 보라고 권하고 싶다. 목표를 세우는데 따라 하루에의 작업이 될 수도 있고, 며칠, 몇달, 몇년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간단한 것부터 시작해서 습관을 들이고 능력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면 학생이 책 한권을 하루에 읽기로 목표를 세운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책의 종류가 선정되어야 할 것이고, 도서관을 찾아야 할 것이고, 체크아웃한 책을 그 날 읽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그 책을 모두 읽고 나면 성취감에서 오는 자신감과 남다른 기쁨이 따를 것이다.
이 외에도 북-케이스를 만드는 목표를 세울 수도 있다. 우선 준비로 들어가는 재료, 경비, 경제적으로 재료를 살 수 있는 곳, 소요되는 시간과 인력 등을 준비하고, 작업을 계획에 따라 진행하여 그 일을 끝내는 것등 참으로 성장하는 학생들이 꼭 습관을 만들어야 하는 훈련들이다. 이러한 조직력과 실천력을 청소년기에 닦아 놓으면 앞으로 성장해서 살아가는데 편리함을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초·중·고등학교에 다닐 때에 훈련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부모님들의 관심과 이끌어주심이 필요할 줄로 생각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부모와 자녀들간에 같이 지낼 수 있는 방학기간이 이러한 일들을 할 수 있는 가장 적기로 생각해서, 공부나 큰 일을 하도록 압력을 넣기보다는 아이들과 여유를 갖고 조그마한 일 한가지를 하기로 정하고, 그를 이루기 위해 아이와 같이 준비하고, 같이 일을 해서 그 목표를 달성해 보면 부모는 물론 아이들이 느끼는 성취감은 새로운 동기 유발을 낳게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훈련을 받은 학생들은 자기들 앞에 다가오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을 발휘해서 문제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 건설적인 정신적 태도를 갖고 살게 된다. 이러한 태도를 지닌 학생들은 대학을 진학하든, 직업을 갖든 자기가 세운 목표를 향하여 자신감 있게 능력을 발휘하며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카운슬링을 해오면서 많은 학생들이 공부도 잘 하고 똑똑한데 이 점에 매우 약한 것을 보았다. 사실 목적이 분명하지 않으면 자기가 가는 방향을 모른다. 또한 하는 일에 자신감이 결여된다. 하는 일에 의욕이 없고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목표 없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청소년들이 탈선의 길로 떨어진 사례들을 보아 왔다. 어떠한 일이던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는 습관을 아이들이 어릴 때, 즉 국민학교와 중학교 시절에 들이도록 부모님들께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더욱이 대학을 진학하려는 학생들은 뚜렷한 목표의식 속에서 입시 준비를 할 때에 보람을 느끼고, 대학에 입학이 되어서도 철저한 준비를 가지고 공부를 하기 때문에 쉽게 목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대학을 다니는 것이 자랑거리가 아니라 학생이 정말 자기의 세워 놓은 목표를 향해서 계획한 대로 실천을 해가고 있느냐가 매우 중요한 것이다.
나는 매년 그 어려운 대학을 들어간 학생들 중에 20~30%가 졸업을 못하고 탈락한다는 보고서를 읽으면서, 또한 대학을 졸업하고도 목표를 정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고급 인력들을 보면서 가정교육, 초등교육, 중등교육 어디선가 교과서보다 더 중요한 것을 가르치지 못하고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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