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픽 스톰’
(The Perfect Storm) ★★★★ (별 5개 만점)
한마디로 말해 굉장한 영화다. 할리웃의 돈과 기술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작품으로 조지 루카스의 ILM사가 창조한 컴퓨터 특수 시각효과야말로 또하나의 영화제작 기술의 개가라 할 만하다.
성이 나 미친 듯 날뛰는 검푸른 파도가 마치 거대한 산이 온통 대지에서 뽑혀져 나와 모든 것을 절멸시키겠다는 듯 덮쳐드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저것이 컴퓨터의 장난이겠거니 하면서도 발바닥이 극장바닥을 파고들 지경으로 스릴과 긴장감을 느끼게 된다. 컴퓨터의 힘에 크게 의존했으면서도 드라마틱한 격정과 액션과 스릴 그리고 서스펜스를 자유롭게 구사한 액션에 뛰어난 울프갱 피터슨 감독(‘에어포스 원’)의 치밀한 연출력 때문이다. 더구나 이 영화는 그 내용이 사실이어서 보는 사람의 간을 더 오그라들게 만든다.
1991년 10월 매서추세츠의 항구 마을 글라우스터의 6명의 어부가 고기잡이 나갔다 가공할 파괴력의 폭풍을 만나 모두 수장된 실화를 적은 세바스천 영어의 베스트셀러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바다를 고향으로 삼는 이혼남인 베테런 어부 빌리(조지 클루니)는 근래 들어 계속 어획량이 저조하자 긴 고기잡이 끝에 귀항했다가 이틀만에 다시 출항을 결행한다. 빌리를 선장으로 어선 앤드레아 게일에 동승하는 어부들은 애인 크리스티나(다이앤 레인)와의 새 살림을 위해 돈이 절실히 필요한 청년 바비(마크 왈버그)와 역시 이혼남으로 어린 외아들과 아내를 잊지 못하는 데일(존 C. 라일리) 그리고 벅시(존 호크스)와 설리(윌리엄 픽트너) 및 자마이칸인 알프레드(앨런 페인)등.
이들은 첫 그물에서 어획량이 저조하자 빌리의 의견대로 뉴잉글랜드 해역 밖의 물고기가 풍부한 플레미시 캡으로 배를 몬다. 한편 글라우스터 TV방송국 일기예보과에는 플로리다쪽에서 북상하는 폭풍전선과 캐나다쪽에서 남하하는 2개의 폭풍전선이 앤드레아 게일이 있는 해역에서 충돌, 당시까지 찾아볼 수 없었던 엄청난 파고와 파괴력을 지닌 세기의 폭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상대의 예보가 날아든다.
이런 줄도 모르고 빌리 일행은 신나게 황새치를 낚아 올리는데 뒤늦게 폭풍소식을 접하는 것과 함께 배가 기관고장을 일으키나 빌리 일행은 만선의 어획량을 싱싱한 상태로 항구에 부리기 위해 수동으로 배를 조롱해 폭풍 속을 뚫고 귀항하기로 한다.
영화는 시작하면서 1시간 정도는 빌리 일행을 비롯한 마을사람 소개와 로맨스 그리고 6명의 주인공들의 인물과 성격 묘사 및 고기잡이 등으로 장황하니 시간을 보내다 후반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해양 스릴러로 모습을 바꾼다. 앤드레아 게일이 칠흑빛 어둠 속에서 타이탄의 위력으로 폭력을 행사하면서 미쳐 날뛰는 검푸른 바다와 파도 위에서 일엽편주의 꼴로 장시간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호흡이 곤란해지고 멀미가 난다. 앤드레아 게일의 이런 사투는 마치 중화력을 갖춘 적의 대규모 전차단 사이를 사생결단하고 돌파하려고 돌진하는 6인의 소총부대를 연상케 한다.
앤드레아 게일의 사투와 함께 해안경비대와 공군의 헬기와 선박의 해상조난자 구출작전이 교차 묘사되면서 화면은 노호하고 발광하고 또 공포감과 절망감과 긴장감과 스릴을 노아의 홍수처럼 마구 쏟아붓는다. 온 몸이 물벼락을 맞는 기분이다. ‘바다의 트위스터’인 이 영화는 자연의 무궁무진한 힘과 가공할 파괴력 대 이에 대항하는 사나이들의 용기에 관한 이야기로 자연 앞에서 인간이란 얼마나 무력한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데 결국 빌리 일행의 용기는 만용으로 끝이 나고 만다. 이 영화는 배우들보다는 바다와 노도가 주인공이어서 인간들의 얘기가 약한 게 흠이다. ‘영국인 환자’로 오스카상을 받은 존 실의 촬영이 좋고 음악은 ‘타이태닉’의 음악을 작곡한 제임스 호너가 지었다.
등급PG-13. WB.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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