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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망명시도 모랄레스 송환에 쿠바계 발칵
최근, 클린턴 행정부가 해상을 통해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던 유명한 쿠바의 야구선수를 본국으로 강제송환시킴으로써, 쿠바계 미국인들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이는 그 동안, 미국망명을 시도한 많은 쿠바 운동선수들을 수용했던 오랜 관행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쿠바 야구 국가대표팀 주전 3루수인 앤디 모랄레스는 플로리다 해역에서 연안경비대에 의해 체포된 후, 심문을 받고 강제송환되었다. 강제송환 사유는 그가 이민국에서 납득할만한 정치적 망명사유를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쿠바계 미국인 인권단체들과 미국에 사는 모랄레스의 가족들은 이런 전례없는 조치에 대해 크게 분노하고 있다.
이민국 관리들도, 모랄레스의 경우는 망명을 시도한 유명 쿠바 운동선수들 중, 강제로 송환된 최초의 케이스라고 말한다.
미국은 지난 수년간 쿠바를 탈출한 많은 운동선수들을 받아들여 왔다.
그 중에는 양키스팀의 기둥투수인 올랜도 에르난데스를 비롯, 그의 이복동생인 리반 에르난데스도 포함되어 있다. 리반은 망명직후인 1997년 월드시리즈에서 플로리다 말린스 팀을 정상에 올려놓은 일등공신이었다. 또, 96년까지 쿠바야구의 영웅으로 통했던, 올랜도도 양키스팀의 월드시리즈 제패에 중심역활을 했다.
한편, 플로리다주 공화당 출신 쿠바계 연방하원의원 예아나 로스 레티넨 여사는 미국정부의 이번 조치를 "엄청난 수치"라고 맹비난했다. 그녀는 또, 모랄레스가 카스트로 대통령을 비판했기 때문에 "쿠바에서 그의 목숨이 위협받을 것이다"이라고 주장한다.
한편, 야구전문가들은 모랄레스가 미국에 정착했을 경우, 당장 메이저리거가 됐을 것으로 평가한다.
모랄레스는 플로리다 해역에서 다른 32명의 탈출자들과 함께 연안경비대에 의해 체포되었다. 그는 탈출을 도와주는 대가로 밀수꾼들에 돈을 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따라, 모랄레스는 다른 탈출자들과 함께 일반적 절차에 따라 강제송환되었다.
모랄레스가 미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작년도 쿠바 야구대표팀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시범경기에서였다.
당시, 모랄레스는 3점 홈런을 날려 쿠바팀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이 때, 모랄레스는 미국측 인사들에게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모랄레스는 단지 야구를 하기위해 미국에 왔다고 말한다. 그는 정치적 박해의 두려움에 대한 정당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케이스를 외국인 조직밀입국 사건으로 규정한다"
익명을 요구한 이민국 관리는 말한다.
이민국의 이번조치는 정당한 이민절차를 무시하는 쿠바 난민들에게 보내는 엄중한 경고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1995년 체결된 미국-쿠바간 이민협약에 따르면, 미국은 매년 2만명의 합법적인 쿠바 이민자들을 받게 되어 있다. 이를 위한 이민절차는 쿠바의 수도 하바나에서 수행된다.
이와 관련,이민국 관리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미국과 쿠바간의 협약을 따르지 않는, 미국의 실정법 침해사범들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이민관계자들은 최근 발생한 6세의 쿠바소년 엘리안 곤잘레스 사건이, 95년의 이민협약의 지위를 위협할지 모른다며 우려를 표시한다.
곤잘레스는 현재, 쿠바에 있는 그의 생부와 마이애미에 있는 친척들 사이의 보호권 싸움의 와중에서 격리보호되고 있다.
흔히, 미국의 쿠바난민 정책은 ‘젖은 발, 마른 발’이라는 말로 압축된다.
이는 해상에서 미국관리에 적발된 탈출자가 정치적 망명정황을 입증하지 못하면 강제송환 시키지만, 일단 미국땅을 밟는데 성공한 쿠바인들에게는 1년안에 영주권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책이다.
한편, 이번 모랄레스 케이스는 양키스팀의 올란도 에르난데스 투수와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에르란데스는 그의 망명의도가 쿠바정부에 의해 발각된 이후, 강제로 야구를 할 수 없는 처지에 있었다. 결국, 그는 물이 새는 낡은 보트에 몸을 싣고, 6명의 일행과 함께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했다.
그러나, 첫 기착지였던 바하마 정부가 그의 망명요청을 거부하고, 쿠바로의 강제송환을 시도했다. 그런데, 자넷 리노 법무장관이 올란도의 정치적 망명정황을 인정, 마침내 미국땅을 밟게 된 것이다.
한편, 마이애미에 거주하는 모랄레스의 장인 카스티요는, 모랄레스가 미국에서의 보다 낳은 삶을 갈구한 나머지, 아내와 두 자식을 쿠바에 남겨둔채 망명을 기도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또, 미국정부가 모랄레스를 강제송환 시킴으로써, 쿠바에 있는 그의 가족 전체를 위험에 몰아 넣었다고 주장한다.
"미국정부는 모랄레스와 그의 가족들을 산송장으로 매장한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야구선수로서의 모랄레스의 커리어는 이제 끝장이 났다"
카스티요는 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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