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비 헐리, 교통사고*부상딛고 코트복귀 구슬땀
얼마 전, 바비 헐리는 NBA 농구선수 맬릭 실리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뉴저지 집에서 들었다.
헐리는 이 비보에 큰 충격과 슬픔을 느꼈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 대학, 그리고 NBA에서 서로 상대팀 선수로서 경기를 했었다.
그러나, 헐리가 실리의 사망소식에 특별히 충격을 받은 것은, 그 소식이 그의 지난날의 상처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그 순간, 지난날의 모든 아픔과 슬픈 감정이 복받쳐 올라왔다"
헐리는 말한다.
실리는 이번 시즌 들어, 현역 NBA 선수 중 교통사고로 숨진 두 번째 케이스다. 지난 1월에는 샬롯 호네츠의 바비 필스 선수가 3중 충돌사고로 사망한 바 있다.
헐리는 대학시절 미국에서 가장 촉망받는 포인트가드이자 패스의 달인으로 통했었다.
그의 꿈은 NBA에서 대스타로 성공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꿈은 1993년 발생한 교통사고로 한 순간에 산산 조각나고 말았다. 야간에 헤드라이트를 켜지 않은 차량이 그의 토요타 4-러너 스포츠 유틸리티를 정면에서 덮친 것이다. 그가 새크라멘토 킹스 팀에 입단한 직후의 일이었다.
운명의 그 날, 헐리는 어둠 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순간적으로 사고를 당했다.
그는 몸 전체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도로 옆 도랑에 쳐 박혔다. 지금까지 헐리가 기억하는 것은, 사고지점에서 100피트 떨어진 도랑 물 속에 쳐 박혀 충돌당시 잃었던 의식을 찾았다는 것뿐이다.
이 사고로 그의 육체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처참하게 부서졌다.
최소한 12군데 이상의 신체기관이 망가졌다. 특히 치명적이었던 것은 허파로 통하는 기도가 거의 파손된 부상이었다. 의사들도 처음에는 두 손을 내저었다. 수술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두 가지 요인 때문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첫째는 갈비뼈가 모두 부러졌다는 점이다. 즉, 모든 갈비뼈가 부러진 덕분에, 손상된 기도가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효과를 낳았고, 이로 인해 급사를 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의사들은 그가 현장에서 즉사하지 않은 것만도 천우신조라고 말했다. 헐리는 그후 몇 달간 부러진 갈비뼈들 때문에 큰 고통을 당했지만, 그로 인해 생명을 건졌다는 사실을 천만다행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헐리가 목숨을 건질 수 있던 또 하나의 요인은 한 선한 사마리아인의 도움의 손길이었기 때문이다.
마이크 배담이라는 이 남자는 당시, 사고 인근지역을 지나던 중 충돌소음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는 길 옆 도랑 물 속에 쳐 박힌 채, 사경을 헤매고 있던 헐리를 건져 낸 생명의 은인이다.
사고 이후, 첫 번째 관심사는 과연 그가 살아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관심사는 헐리가 다시 걸을 수 있느냐로 바뀌었고, 나중에는 그가 다시 운동을 할 수 있느냐로 바뀌었다. 결국, 헐리는 불굴의 집념으로 이 모든 것을 해 내고 말았다.
마침내, 그는 1998-99 시즌 NBA에 다시 도전할 정도로 기적적인 재활에 성공했다. 그런데, 호사다마랄까, 다시 한 번 불행이 닥쳤다. 지난여름 뉴저지 해변에서 있었던 여름리그 경기 도중, 오른쪽 무릎에 큰 부상을 당한 것이다.
93년 사고 당시, 헐리는 오른쪽 무릎전면 십자형 인대에 이미 부분적 파손을 입었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6년 후에 당한 무릎부상으로 인해 그나마 붙어있던 십자인대가 완전히 나가 버린 것이다.
헐리의 농구인생은 마침내 종지부를 찍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직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헐리는 요즘에도 체육관에서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슛 연습과 역기 운동은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처음에는 160파운드부터 들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180 파운드도 거뜬히 들어올린다.
올해 29세인 헐리는 또 다른 기회가 오기를 바라고 있다. 현역 선수생활이 불가능하다면, 농구코치라도 되겠다는 집념을 불태우고 있다.
T.S. 엘리어트는 4월을 가리켜 ‘잔인한 달’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헐리에게는 4월부터 6월까지가 가장 잔인한 달이다. 이 기간 동안, 그는 NBA 플레이오프전을 지켜보면서, 가슴속의 아픔과 열망을 달래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전은 매우 흥미진진하다. 그러나 경기를 보면서, ‘한 때는 나도 저들을 상대로 뛰었는데, 저들 대부분이 내가 잘 아는 사람들인데’ 하는 생각이 들 때는 한없는 비감에 빠져든다"
그는 자신의 답답한 심경을 토로한다.
현재, NBA 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주력선수들 대부분은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의 선수들인데, 그들 대부분이 고등학교와 대학시절 헐리와 함께 뛰었던 선수들이다.
"가끔, ‘왜 하필이면 나만 이렇게 되었나’라고 자탄할 때가 있다. 그러나, 이제 마음을 고쳐먹었다. 나는 내가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사고에서도 목숨을 건졌을 뿐 아니라, 결혼도 하고 아이들도 얻었다. 나는 진정으로 행운아다"
할리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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