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동안 신분도용당한 사실 최근에야 밝혀져
지난 5월, 누군가 자신의 신분을 도용하고 있음을 알아낸 후 매리 루르드 트라이슬러(37)는 안가본 곳이 없다. 처음엔 IRS, 다음엔 검찰, 이어 크레딧 카드 회사와 은행을 거쳐 FBI에까지 갔다. 그러나 도움받을 수 있는 곳은 아무데도 없었다.
자기의 처녀적 이름은 물론 생년월일과 소셜 시큐리티 번호, 친정부모의 이름과 출신 학교들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는 범인을 찾아내기 위해 사설탐정을 고용할까도 생각해봤지만 3000달러나 들여야 하는데 속상하고 화가 나서 산타바바라에서 보조교사로 일하는 트라이슬러는 스스로 탐정 노릇을 하기로 했다.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보람이 있어 트라이슬러는 며칠 후, 셰리프국에 그동안 모은 아이덴티티 도둑 용의자의 배경에 관한 서류뭉치를 넘겨줬고 문제의 여성은 6월초 콜로라도주 글렌우드 스프링스의 한 호텔에서 체포됐다.
1990년부터 트라이슬러의 처녀적 이름인 마리아 루르드 멜레로를 가지고 체킹과 세이빙스및 크레딧 구좌를 열었으며 직장도 얻고 네명의 아이까지 갖고 있는 이 여자는 곧 산타바바라 카운티로 이송되어 중범인 신분도용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다. 산타바바라 셰리프국 관계자는 이 여자는 청구서를 제때 납부한 덕에 10년동안이나 성공적으로 위장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데 남의 신분을 훔쳐서 경제적 이득을 취한 것 같지는 않은 것으로 보아 그저 자리잡기를 원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라이슬러는 경제적으로 손해를 끼치지 않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 여자가 자기 행세를 하고 다닌 것이 가장 화난다는 트라이슬러는 대면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 여자의 소행이 괴씸하긴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나빴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어쨌든 도대체 왜 그랬는지 궁금해 죽겠어요"
트라이슬러가 처음 신분도용을 의심한 것은 지난 5월이었다. IRS로부터 자기가 보고하지 않은 임금에 대한 세금을 체납했다는 편지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놀래서 회계사에게 달려가보니 그 편지에 적힌 일했다는 장소가 트라이슬러는 가보지도 않은 프레즈노와 앨버커키 등이었다.
회계사로부터 누군가가 자신의 소셜 시큐리티 번호를 도용하고 있으니 IRS에 가보라는 말을 듣고 IRS에 갔지만 아무 도움도 받지 못했다. 오히려 그런 일을 하지 않았음을 증명할 책임은 트라이슬러에게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서류에 적힌 고용주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중 한사람이 친절하게도 문제의 여성의 이력서를 가져다 불러줬는데 트라이슬러의 신상정보가 고스란히 들어있었다. 그때부터 일이 심상치않음을 느끼게 된 트라이슬러는 지방검찰에 연락했지만 자기들은 1만달러 이상 피해가 있어야만 수사할 수 있다는 대답뿐이었다. 산타바바라 경찰도 자신들의 관할이 아니라고 했다.
그래도 기죽지 않고 소셜 시큐리티청으로 가서 그 여자가 자기의 소셜 시큐리티 번호를 가지고 만든 모든 것을 알아낸 트라이슬러는 은행에 다니는 친구로부터 그 여자가 콜로라도에 체킹 구좌를 연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당장 거래은행으로 가봤지만 그 여자가 모든 청구서를 제때 납부하기 때문에 도움이 안됐다. 결국 크레딧 감사 기관을 통해 그 여자가 사용하는 크레딧 카드를 알아내서 인터넷을 이용해 주소를 찾아냈다.
신분도둑을 찾기 시작한지 4일만에 그 여자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을 알아낸 트라이슬러가 넘겨준 한뭉치의 서류를 받은 셰리프국은 한나절 후에 DMV에서 범인의 사진을 뽑아내 왔는데 트라이슬러에게는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었다.
산타바바라 셰리프국의 사전트 론 르골트는 아이덴티티 도둑질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면서 "스스로 보호하는 방법은 일년에 한번씩 크레딧을 체크해보고 우편물을 파쇄해 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