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볕에 노곤해진 논두렁길 마른 등짝을 즈려 밟고 오토바이 한 대 너무나 가벼운 그녀를 태우고 달린다 흙먼지를 연꼬리처럼 매달고 졸음에 겨운 갈대의 어깨를 툭툭 치며 …
[2015-09-24]쓸쓸한 길, 아무도 없다 가련한 먼지빛을 한 개똥지빠귀 한 마리 바람에 맞서 나뭇가지에 매달려있을 뿐, 당신은 조금 늦게 온 것 같다. 낯선 도시 주소는 잃어버렸다. …
[2015-09-22]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세요. 그대 집에 죽어가는 화초에 물을 주고 냉기 가득한 그대 부엌 큰솥을 꺼내 국을 끓이세요. 어디선가 지쳐 돌아올 아이들에게 언제나 꽃이 피…
[2015-09-17]살면서 한두 번쯤 사람들은 대양이라도 헤엄쳐 갈만큼 누군가를 사랑하지. 사랑에 빠지지 않은 모든 이들을 불쌍히 여기며 멋지게 팔을 저어 그녀에게로 다가갈 때면 “너 대체 …
[2015-09-15]갈 곳이 정해진 여행은 놀이에 불과하리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방황하는 길에서 갈 수 있는 길이 이 길 밖에 없을 때 가지 않을 길인데 가야하는 길일 때 …
[2015-09-10]지난밤에 나는 하늘에서 부드러운 비를 내려 신이 이 세상을 세탁하고 있음을 보았다 그리고 아침이 왔을 때 신이 이 세상을 햇볕에 내걸어 말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모…
[2015-09-03]샌드위치를 반으로 자르는 노인을 보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피클이나 양파를 넣지 않은 통밀빵으로 만든 아마도 평범한 로스트비프 샌드위치 떨리는 팔을 흔들리지 않게 식탁…
[2015-09-01]둥근 천정의 도시, 둥근 그림자로부터 한 송이 눈꽃이, 아무런 무게도 없는 저 작은 눈보라의 한 조각이 당신의 방으로 떨어진다. 거기 안락의자에 앉아, 책에서 눈을 들어 …
[2015-08-27]자매 하나가 뒤를 캔다는 소릴 들었다 거기 내 뒤뜰 낙엽 다 떨어져 휑하니 고독한데 뿌리 없는 말들 오가고 바람은 나대신 입을 다문 채 가지에 앉은 새처럼 내려오지 …
[2015-08-25]이건 영화 제목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영화가 있다면 그 영화를 보고 싶군요. 하마만이 가질 수 있는 짧은 다리와 큰 머리를 가진 그들을 난 좋아하니까요, 수백 마리 …
[2015-08-13]화엄경 펼쳐놓고 산창을 열면 이름 모를 온갖 새들 다 읽었다고 이 나무 저 나무 사이로 포롱포롱 날고 풀잎은 풀잎으로 풀벌레는 풀벌레로 크고 작은 푸나무들 크고 작은 …
[2015-08-11]마냥 좋았네 나는 아들과 둘이 여덟 시간을 함께 대화하며 차를 달릴 수 있다는 생각에, 대학에 가 있던 4년 동안 우린 텍스트나 간간 했었을 뿐이었지. 드디어 온전한 문…
[2015-08-06]남대문 상가에서 지게 품팔이 하던 남자 폼 나게 살겠다고 처자식 데리고 건너 온 미국 주말 땡볕 공터에다 천막치고 신발 펼친다 이국인의 눈에도, 그의 눈에도 짙은 눈썹의…
[2015-08-04]송어를 찐다 다진 생강과 두 줄의 파, 그리고 참기름. 점심은 밥과 송어찜이다. 남동생, 여동생,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먹을 것이다 어머니께서는 가장 맛있는 머리 부분을…
[2015-07-30]종각을 베고 하루 종일 잠만 청하신다. 보신각 종소리 덩그렁, 덩그렁 머릿속을 굴러다녀도 도저히 기침하려 하지 않는 삶 머리맡, 부산히 지나고 지나는 만백성, 그들 …
[2015-07-28]전기가 나갔을 때 도시는 어둠 속에 잠기고 친구의 노란 아파트를 향해 우리는 북쪽으로 차를 몰았지 친구의 아파트에는 전기가 있어 작업을 할 수가 있었다네. 어두운 아파…
[2015-07-23]여름밤 내내 팔거천변 돌고 또 돌았습니다. 아직 물고기 펄떡이는 물 속 물새알 낳기도 하는 풀숲 달맞이꽃 지천으로 피어 십 수년째 오르지 않는 집값 펴지기를 깨금발로 기다리지만 …
[2015-07-21]야생 사과 떨어지는 소리. 빛은 고통을 모르지. 우리를 핥아주는 뒤뜰 불붙는 듯 푸른, 신발박스로 잡은 그 여우. 너의 셔츠는 회복의 텐트 안에서 보는 성좌들. 손…
[2015-07-16]눈발 사이로 행인들의 바지 가랑이 사이로 얼핏 땅바닥에 주저앉은 사람이 보였다. 행인들이 주춤거리다 미소를 지었다. “1인당 100 투그릭” 노인이 체중계를 놓고 무…
[2015-07-14]당신이 한 스푼 바닐라아이스크림이고 나는 당신의 앉아있는 아이스크림콘이라면, 당신이 투수가 슬로우모션으로 친 야구공이고 내가 바로 그 야구방망이라면 당신이 반짝이는 새…
[2015-07-09]페이스북 그룹: 한인타운/Koreatown "Join해주시고 같이 만들어 가요" https://www.facebook.com/groups/thektown미국 LA OC및 주변지역 한인타운(Koreatown) 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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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날이 밝았다. 11월5일 실시되는 뉴욕주 본선거에 출마할 각 정당의 후보들을 선출하는 예비선거가 2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뉴…
“한미동맹은 6.25 전쟁 때 흘린 한미 양국 참전용사들의 피로 맺어진 혈맹입니다.” 조현동 주미대사는 25일 한미 양국의 6.25 참전용사들…
‘도전 속에 싹트는 희망’을 주제로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양일간 메릴랜드에서 열린 제 2회 전미주장애인체전(대회장 송재성)이 지난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