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뒤 서부시장에는팃팃 고운 불씨 날리는 깡통불이 아홉아홉 불 바라보면 어린 날 펄펄 날리던눈보라 고갯길도 아홉어물전 통나무 도마에는 토막난고등어 대가리가 아홉대진이다 속초다…
[2021-12-14]양손에 큰 짐을 든 노인이동요를 부르며 걷다가간간이 뒤돌아본다계집아이가 깡마른 사내아이를 업고노인의 노래를 따라 걷는다계집아이의 걸음이 느려지면노래가 커지고따라붙으면 작아진다등에…
[2021-12-07]나무와 돌이 한 몸이 되는 것은어처구니없는 일,근본이 다르고핏줄도 다른데 눈 맞추고살을 섞는다는 것아무래도 어처구니없는 일한곳에 붙어살며 귀가 트였는지,벽창호 같은 맷돌어처구니 …
[2021-11-30]하릴없이 숫눈발 속에 다시 서노니 초경의 비린내 풋풋한 순수함이여. 너의 심부에 언제나 깊고 어둔 발자취를 남겼으되, 이 눈길 위에 다시 새로운 나의 발자국. 오오 편편으로 흩어…
[2021-11-23]그의 상가엘 다녀왔습니다.환갑을 지난 그가 아흔이 넘은 그의 아버지를 안고 오줌을 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生의 여러 요긴한 동작들이 노구를 떠났으므로, 하지만 정신은 아직 초롱…
[2021-11-16]벌써 남자들은 그곳에심상치 않은 것이 있음을 안다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기는 하다가만 두면 사라지는 달을 감추고뜨겁게 불어오는 회오리 같은 것대리석 두 기둥으로 받쳐든 신전에…
[2021-11-09]내 도장은 벼락 맞은 대추나무로 만든 것이것을 나는 무슨 벽사의 부적처럼 여기고주머니 안에 넣어 다니며 몰래남몰래 주머니에 손을 넣어 만지작거리고무슨 못 들을 말을 듣거나못 볼 …
[2021-11-02]그는 일생을 노래의 풍차를 돌리는바람의 건달로 살았네그는 때때로 이렇게 말했네풍차가 돌면 노래가 되고풍차가 멈추면 괴물이 되는 거라고그는 젊어서도 사랑과 혁명의 노래로풍차를 돌리…
[2021-10-26]아침 겸 즘심을 짜장면이랑 쏘주로 때우고 있는디 옆자리에서 탕수육 노나 먹던 홍안의 여자아이들이 주뼛주뼛허더니 저어 아저씨예 담배 있으모 두 까치만 주이소나헌티 하는 소리는 아니…
[2021-10-19]야! 죽는 게 궁금하다만구에 어째라는 건지 당최 모르겠다아마 꽃가마가 당도할걸?보고 싶은 사람들이 나래비로 죽 서서 가마에 태우고 구름 위로 사뿐 날아갈 거야으하하하………그렇다면…
[2021-10-12]아니요조금만 더 울고 갈게요당신 먼저 가요지금 나는 그때 내가 아니고내 노래도 그때 부르던 노래가 아니죠나를 살지 못해 나는 내가 아니었어요당신도 그리웠던 당신이 아니었어요신발 …
[2021-10-05]문간방에서 세 들어 살던 젊은 부부단칸방이어도 신혼이면날마다 동방화촉(洞房華燭)인 것을그 환한 꽃방에서부지런히문 열어주고 배웅하며 드나들더니어느 새 문간방 반쯤 열려진 창문으로갓…
[2021-09-28]악어가 입을 딱 벌리자기다렸다는 듯이악어새가 날아와톡톡톡톡톡쫑쫑쫑쫑쫑악어 이빨 사이고기 찌꺼기를 파 먹고악어 입 속을말끔하게 청소해 놓았다악어새가 날아가자악어가 입을 닫았다연주가…
[2021-09-21]강을 건너는 누의 발목을 잡아채던 이빨이었을 것이다. 새끼 잃은 어미 누가 앞발을 굴렀을 것이다. 어미 잃은 새끼 누가 둑을 맴돌다 떠났을 것이다. 물보라 치던 강은 잠잠해졌을 …
[2021-09-21]매미가 아파트 방충망에 붙어 있다내가 시 한 줄 건지지 못해겹겹이 짜증을 부릴 때조차매미는 무려 다섯 시간이나갓 태어난 날개며 평생 입고 다닐 몸이며울음이며를 말리우고 있다내가 …
[2021-09-14]구불구불하게 패여 있는 길 하나 보인다가고 있는 길 어딘지 모른 채우주의 한가운데를 열심히 기어가고 있다홈이 파인 둥근 길 접어놓아도언제, 벌린 사람의 입 속으로들어갈지 알 수 …
[2021-09-07]어머니를 뒤지니 동전 몇 개가 나온다오래된 먼지도 나오고시간을 측량할 수 없는 체온의 흔적과오래 씹다가 다시 싸둔눅눅한 껌도 나온다어쩌다, 오래 전 구석에 처박혀 있던어머니를 뒤…
[2021-08-31]껄렁한 남자와 걸으면덩달아 껄렁한 여자가 된다저기 금촌 어디쯤아님 일산시장쯤이나뒷주머니에 노랑 빗거울 세트를불룩하게 찔러 넣고청바지에 위험천만 햇살이 매달린헤살스런 눈짓껄렁한 남…
[2021-08-26]어떤 돈을 맡아보면 확비린내가 난다비 오는 날우산도 사치가 되는 시장 바닥에서썩어 나가는 고등어 내장 긁어낸 손으로덥석 받아 쥔 천 원짜리날비에 젖고갯비린내에 젖고콧물 눈물 땀에…
[2021-08-24]삼양동 시절 내내 삼계탕집 인부로 지낸 어머니아궁이 불길처럼 뜨겁던 어느 여름대학병원 중환자실에 누워 까무룩 꺼져가는 숨을 가누며 남긴마지막 말얘야 뚝배기가, 뚝배기가 너무 무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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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미얀마를 강타한 규모 7.7의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600명을 훌쩍 넘어섰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30일 성명을 통해 1644…
80대 한인여성이 볼티모어 카운티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데(본보 28일자 보도) 이어 30대 한인남성이 어머니를 목 졸라 살해한 충격적인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2일 각국 대미 관세율과 비관세 장벽을 고려해 책정할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고위 참모들에게 더 공세적인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