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 Francisco
- 이 아침의 시
정호승(1950~) ‘부드러운 칼’ 전문
칼을 버리러 강가에 간다 어제는 칼을 갈기 위해 강가로 갔으나 오늘은 칼을 버리기 위해 강가로 간다 강물은 아직 깊고 푸르다 여기저기 상처 난 알몸을 드러낸 채 홍수에 …
[2007-08-30]최승호(1954~) ‘시계들’
시계점 대머리 남자는 시계들에 둘러싸여 있다. 우글거리는 톱니들, 떨고 있는 초침들, 흔히 시간은 거머리나 흡혈귀로 비유된다. 천천히 통증 없게 피를 빨고 혈관을 말려서 북어처럼…
[2007-08-28]이경임(1963~) ‘비누 여자’
플라스틱 관 속에 누워 있는 그녀는 유혹적이다 그녀의 사체는 집요한 욕정을 불러일으킨다 나는 날마다 그녀를 강간한다 죽은 그녀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향기들이 살아 있는 나…
[2007-08-23]주창윤(1963~) ‘옷걸이에 걸린 羊’
돌이켜보면 옷장 안에서 생이 시작되고 끝나는 것은 아닌가. 옷장의 계단 안쪽을 지나 깊숙이 조산원이 있고 출구에는 장의사도 있다. 육체 없는 허깨비들이 플래카드처럼 …
[2007-08-21]유하 (1963~) ‘어머니’
아프리카 한 호수에 사는 물고기 중엔 일견 서로 다른 종류인 듯, 어미의 몸집이 아비에 비해 너무도 왜소한 것들이 있다 호수에 버려진 빈 달팽이 껍질 속에 알을 낳고 새끼…
[2007-08-16]김수영 (1967~) ‘무서운 똥’
간혹 바짓가랑이 사이로 빠져나온 똥이 장난감 더미 속에 지뢰처럼 숨어 있기도 한데, 토마토를 먹으면 빨간 똥, 포도알을 껍질째 삼키면 까만 똥. 참외는 공이 아닌데 던지기하며 가…
[2007-08-14]채재순(1963~) ‘캄캄절벽이 환하다’
아흔되신 노모의 귀는 캄캄절벽이다 친구분과 맛나게 이야기 나누시길래 무슨 얘길 하셨냐니까 서로 제 얘길 했지 하신다 고래고래 소리지르지 않는 캄캄절벽끼리의 말씀 벽을…
[2007-08-09]김영준(1956~) ‘함박나무 그늘 아래서’
함박나무꽃 그늘에 앉아본 적이 있는지 그 그늘의 한 소절에 기대어 익숙한 노래를 불러본 적이 있는지 그 어느 때던가 함박나무는 마약 같은 이름을 지녔다고 생각했지 함…
[2007-08-07]박주택 (1959~) ‘門’
나는 나를 떠나 수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잠들어 있는 내가 다시는 깨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나를 들이마신 사람들의 위장 속에서 돌아갈 길이 너무 멀어 주저 앉아버린 사람들처…
[2007-08-02]이승하(1960~) ‘죽음의 자리’
나 그날 그 자리에 있었네 아홉 살의 어느 날 밤 때마침 할아버지와 나밖에 없던 집 내 눈앞에서 으으윽,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입을 비틀며, 승하야…… 하야…… 무…
[2007-07-31]박형준(1966~) ‘지붕’
바람이 몹시 부는 날 지붕이 비슷비슷한 골목을 걷다가 흰 비닐에 덮여 있는 둥근 지붕 한채를 보았습니다. 새가 떨고 있었습니다. 나무 꼭대기에 앉아 있다가 날개를 …
[2007-07-26]조옥동 (1941~) ‘어느 귀거래’
하루 종일 바쁘게 거미줄을 치고 다녔다 하얗게 혓바늘 돋도록 뽑아내어도 내어 걸 마땅한 자리를 차지하기는 아슴한 서커스보다 어려운 세상 요행들이 걸릴 만한 곳은 누군…
[2007-07-24]김호길 (1943~) ‘소곡’
낮은 음계로 비가 옵니다. 그리운 먼 소식인 양 비가 옵니다. 사막의 타는 덤불숲에도 목마름에 숨막히는 가슴에도 비가 옵니다. 기쁜 일도 슬픈 일도 고요속에 맞으리라 뜰로 나섭니…
[2007-07-19]조항록 (1967~) ‘인연에 대하여’
한겨울의 쇠난간 같다 물렁한 살들이 시멘트처럼 굳게 움켜잡은 인연의 끈들 부서져야 뽑히거나 안국동과 종로에서 우연히 만나 언제 술 한잔 건성으로 기약하거나 잡으면 …
[2007-07-17]권주열(1963~) ‘참 큰가방’
강동 바닷가 마을에는 참 큰 가방이 하나 있다 지퍼같은 수평선을 열면 멸치 가자미 꽃게 고래까지 온갖 잡동사니가 쏟아진다 가끔은 타고 나간 배 한 척 다 집…
[2007-07-12]황지우 (1952~) ‘거룩한 식사’
나이든 남자가 혼자 밥 먹을 때 울컥, 하고 올라오는 것이 있다 큰 덩치로 분식집 메뉴표를 가리고서 등 돌리고 라면발을 건져올리고 있는 그에게, 양푼의 식은 밥을 놓고 동…
[2007-07-10]김선우 (1970~) ‘점’
나는 지금 애인의 왼쪽 엉덩이에 나 있는 푸른 점 하나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오래 전 내가 당신이었을 때 이 푸른 반점은 내 왼쪽 가슴 밑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구과학 …
[2007-07-05]박성우 (1971~) ‘길’
이파리 무성한 등나무 아래로 초록 애벌레가 떨어지네 사각사각사각, 제가 걸어야할 길까지 갉아먹어서 초록길을 뱃속에 넣고 걸어가네 초록 애벌레가 맨 땅을 걷는 동안 …
[2007-07-03]장용철(1958~) ‘가족’
가족은 무슨 넝쿨일까 혼자 떨어져 살 때는 옆구리 허전하여 팜트리 밑둥도 감아보고 붉은 벽돌담 타보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허리를 잡히거나 움켜쥔 아랫도리 주르르 흘러내렸다. 신…
[2007-06-28]강유환 (1961~) ‘곡재인’
왼쪽을 못 쓰는 반편이 그는 초상집 찾아가 대신 울어주며 하룻밤 한뎃잠 가리는 것이 보수의 전부 영정을 바라본 후 목청 뽑아 아이고 할매 할매 망인과 생인을 확실하게 갈라주던 …
[2007-06-26]
많이 본 기사
- ‘정계은퇴선언’ 펠로시 “중간선거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될것”
- 삼보일배·108배…집회도 대통령 따라 다시 청와대 앞으로
- 美서 스마트폰 ‘부모통제’ 기능으로 납치 청소년 구조
- ‘180일 질주’ 김건희특검 수사결과 발표…20명 구속·66명 기소
- ‘마이큐♥’ 김나영, 재혼 두달 만에 큰 결심.. “한부모 가정에 1억원 기부”
- 정석원, ♥백지영과 수입 격차 언급하더니.. “전역 반지까지 팔아”
- 국힘, 이혜훈 발탁에 최고위 열어 ‘제명’… “배신” 비난 쏟아져
- 뉴저지서 헬기 2대 공중 충돌… “최소 1명 사망”
- 韓, 이번주 안보리 이사국 2년 임기종료…외교지평 확대 평가
- 트럼프 “우크라협상 잘되면 몇주내 타결…돈바스 일부 의견접근”
- 트럼프 “종전협상 마지막 단계”…젤렌스키 “신속한 평화 오길”
- ‘정신건강 위험’ 비판받은 오픈AI, AI 안전 책임자 다시 모집
- 李대통령, 오늘 청와대 첫 출근… ‘용산 시대’와 결별
- ‘친형 구속’ 박수홍, 그 다음은 ‘198억 손해배상’
- 뉴욕에 3년만에 최대 폭설…이틀째 항공·도로 대란
- “13초만에 수백만 달러 매출” 방탄소년단 뷔 3분 라이브 방송이 만든 크리스마스의 기적
- 충격 진단 “네이마르 이미 끝났다, 몸 심각하게 손상”... ‘식단 문제·훈련 부족’ 지적 “월드컵? 너무 늦었다”
- “케데헌이 없애준 장벽… “ WSJ ‘미국인 사로잡은 K팝’ 조명
- “지금은 하늘에... 아빠가 뛰던 곳이란다” 故 조타 아들 둘, 반 다이크 ‘손 꼭 붙잡고’ 안필드 찾았다
- 중도보수 중량급 인사 중용…李대통령 ‘실용주의 용인술’ 재부각
- “내년 미중관계 4대 화약고는 대만·콩·수출통제·군사굴기”
- 러시아 “대만해협 긴장 고조시 중국 지지…대만은 中 일부”
- 젤렌스키 미국행… “레드라인 있지만 타협점 찾을 수 있어”
- 트럼프, 젤렌스키와 회동 앞서 “푸틴과 생산적인 통화했다”
- 트럼프, 태국-캄보디아 휴전에 “미국이 기여…유엔, 도움안돼”
- 180일간 김건희만 판 특검 오늘 수사 종료…’V0’ 단죄 성과
- ‘AI 조작 번복’ 폭로자 vs ‘유재석 패싱’ 이이경..하차 잔혹사로 번진 사생활 논란 [2025 연말결산]
- ‘이강달’ 강태오, 로코 달인은 다르다.. “김세정도 눈빛 좋다고”
- 태국-캄보디아, ‘101명 사망’ 교전 20일만에 휴전
- 이이경·조세호 다 떠나고..유재석 곁엔 결국 ‘무도’ 인연이었다
- “SD서 최고 활약 김하성, 2024시즌만큼만 쳐줘도 ATL 3승 더한다” ESPN 극찬
- 황하나, 남편 사망→캄보디아서 남친과 출산..귀국 후 구속 ‘파란만장’
- 北, 장거리순항미사일 발사…김정은 “핵무력 무한대 발전 총력”
- ‘파친코’ 이민진 작가 “맘다니 뉴욕시장, 긍정적 변화 기대”
- NASA 신임 국장 “美, 트럼프 임기내 달에 다시 갈것”
- 보수 야당 “의원직 사퇴하고 법심판 … 1
- 올해 美 기업 파산신청 증가… “관세·고물가·고금리 원인”
- 캐나다, 우크라에 18억달러대 추가 재정 지원키로
- ‘6·3 大戰’ 앞둔 대통령실 참모들 시선집중…10여명 출마 거론
- “개인 선정은 SON이 유일?” 손흥민, 축구계 8대 기적 선정이 더 대단한 이유 “퀴라소 월드컵 진출보다 멋져”
- “2025년 높이뛰기는 우상혁과 커의 무대” 세계육상연맹 조명... 우상혁도 “커와 계속 경쟁해야 해”
- 오윤아 “子, 학교 떨어져 잘못 키웠나..방치 했나 싶어 눈물”
- 마지막 토요일도 도심 집회… “내란 … 6
- IS 확실했나…트럼프 ‘성탄절 나이지… 1
- 쿠팡 김범석, 30~31일(한국시간) 연석청문회 또 불출석 의사… “일정 있어”
- ‘통일교 자금관리’ 한학자 前비서실장 재소환…피의자 전환
- 쿠팡 ‘정부 반박’ 영문성명 미묘한 … 1
- 뉴욕시 폭설에 항공기 수천편 취소·지연 사태
- 여야, ‘통일교·종합 특검’ 정면충돌… 2
- “트럼프, 29일 네타냐후 회담서 가자휴전 이행문제 제기키로”
지식톡
-
미 육군 사관학교 West Poin…
0https://youtu.be/SxD8cEhNV6Q연락처:wpkapca@gmail.comJohn Choi: 714-716-6414West Point 합격증을 받으셨나요?미 육군사관학교 West Point 학부모 모…
-
☝️해외에서도 가능한 한국어 선생님…
0
이 영상 하나면 충분합니다!♥️상담신청문의♥️☝️ 문의 폭주로 '선착순 상담'만 진행합니다.☎️ : 02-6213-9094✨카카오톡ID : @GOODEDU77 (@골뱅이 꼭 붙여주셔야합니다…
-
테슬라 자동차 시트커버 장착
0
테슬라 시트커버, 사놓고 아직 못 씌우셨죠?장착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20년 경력 전문가에게 맡기세요 — 깔끔하고 딱 맞게 장착해드립니다!장착비용:앞좌석: $40뒷좌석: $60앞·뒷좌석 …
-
식당용 부탄가스
0
식당용 부탄가스 홀세일 합니다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 픽업 가능 안녕 하세요?강아지 & 고양이 모든 애완동물 / 반려동물 식품 & 모든 애완동물/반려동물 관련 제품들 전문적으로 홀세일/취급하는 회사 입니다 100% …
-
ACSL 국제 컴퓨터 과학 대회, …
0
웹사이트 : www.eduspot.co.kr 카카오톡 상담하기 : https://pf.kakao.com/_BEQWxb블로그 : https://blog.naver.com/eduspotmain안녕하세요, 에듀스팟입니다…
케이타운 1번가
- 구인
- 렌트
오늘의 1면
오피니언
새해 더 중요해지는 노동법 준수
-
연말연시, 안전하고 차분하게
캐슬린 파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캐슬린 파커 칼럼] 지미 라이의 마지막 희망
- 유경재 나성북부교회 담임목사
[한국춘추] 미국의 힘
- 전병두 서북미수필가협회 회원
[금요단상] 비자 발급
- 박일근 / 한국일보 수석논설위원
[지평선] 스님의 주례사
- 신상철 / 고려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미술 다시보기] 신의 모습을 닮고자 한 예술가
- 스티브 강 전 한인민주당협회 회장
[스티브 강 ‘인사이드 미국’] 2026 중간선거: 트럼프 지지율 하락이 말해주는 것
-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
[기고] 안정의 기준은 어떻게 제도가 되었나
지사별 뉴스
물류거점창고에 불체자 8만명 수용 추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자 구금·추방을 효율화하기 위해 전국 물류거점 창고에 8만명 규모의 수용시설 확보를 추진한다고 24일 워싱턴 포스트…
‘학자금 상환’ 안하면 임금압류
“온 세상에 희망·평화의 빛 스며들길”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고립과 불평등으로 세상이 어지러운 가운데 워싱턴 지역 각급 한인교회와 성당들이 성탄절을 맞아 일제히 예배와 …
“연말은 스트레스·새해 결심은 없다”
“올해 최고 주목받은 테크 거물은 머스크 아닌 래리 엘리슨”
올해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술업계 거물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아닌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회장이라고 블룸버그 통신…
[새해부터 이렇게 달라진다] 최저임금 또 오르고… 유급 병가는 더 확대
- 로그인
- 회원가입
Koreatimes.com 서비스는 Ktown1st.com과 통합계정입니다. 계정이 없으신 분은 회원가입을 해 주세요.
.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