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북아에 군사 강국들 많아…재래식 무기로는 자주 국방 어려워”
▶ “육해공군 특수부대들 모은 특수군 필요”…전인범 前장군 인터뷰
"북한군은 한국군을 우습게 보고 있습니다. 특히 러-우 전쟁 참전으로 전투 경험을 쌓았기에 더욱 한국군을 우습게 생각할 것입니다.
"북한은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받아 핵무기 고도화에 나설 것입니다. 현재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갖췄는지 여부는 분명치 않지만, 멀지 않아 그런 핵무기 기술을 확보할 것입니다."
"한국으로서는 궁극적으로 자체 핵무장이 불가피합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없는 데다 동북아에는 군사 강국들이 많아 재래식 무기만으로는 나라를 지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는 전인범 전(前) 특전사령관(중장)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이다. 인터뷰는 7월 20일을 시작으로 5차례 진행됐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신현우 기자 촬영][연합뉴스]
그는 인터뷰에서 "우리 군의 1차 목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북한과 잘 지내야 하는 것은 맞는데, 이는 강력한 국방력이 뒷받침돼야 안정적으로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군대가 허약한 상태로 있으면 북한의 도발을 유혹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우리를 건드릴 수 없을 정도로 강한 군대를 만들어놔야 한반도 평화가 유지된다"고 했다.
전인범 전 장군은 육군사관학교 37기 출신으로 전투부대 중대장과 대대장, 한미연합사령부 작전 참모차장, 27사단장, 특전사령관, 제1야전군사령부 부사령관(중장) 등을 지냈다.
현재 미군 육군협회 석좌 위원, 미(美) 아시아연구소, 미 핵정책연구소, 스웨덴 전략정책연구소, 미 글로벌 특수전협회의 연구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개인 유튜브를 통해 국방 문제에 대한 국민, 정부, 정치인 등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다음은 전인범 전 사령관과 인터뷰 5차 기사 질문-답변
-- 본인의 좌우명은 무엇인가
▲ 재승부덕(才勝不德)이라는 말을 실천하려 한다. 재주가 덕을 앞서면 안 된다는 뜻이다. 이는 내가 생각해낸 것이 아니다. 우리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이야기다.
-- 본인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 사람에게는 장점이 단점이고, 단점이 장점이기도 하다. 나는 게으른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임무와 과제를 받을 때마다 어떻게 하면 쉽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이때 창의적인 생각도 하게 된다.
-- 본인은 다혈질적인 성격인가.
▲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나를 그렇게 보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욱하는 성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동물 학대이건, 군인 학대이건 약자를 괴롭히는 것은 참지 못한다.
-- 본인은 아버지, 할아버지와 달리 키가 작은 편인데, 육사나 군대에서 콤플렉스를 느껴본 적은 없나.
▲ 그런 걸 느껴본 적이 없다. 오히려 나는 키 작은 사람이 유리하다고 말하곤 한다. 적군의 저격수가 총알 1발만 갖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가 키 큰 사람과 작은 사람 중 누구를 쏠 것 같은가? 키 큰 사람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나는 항상 키 큰 사람 옆에 서 있을 것이라는 농담을 하곤 한다.
-- 우리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는 외침을 받았을 때 한국군은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느냐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 일단 전쟁이 일어나면 피해는 불가피하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를 건드리지 못하도록 하는 게 1차 목표다. 적이 공격해왔다면 1차 목표는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 1차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나.
▲ 수많은 사람이 죽는다. 전쟁이 끝날 때 현재의 휴전선을 지킨다고 하더라도 전선(戰線)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큰 피해가 발생한다. 많은 군인과 국민이 죽었다면 승리한 전쟁이라고 볼 수 없다.
--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 북한은 전면전을 감당할 경제 상태가 안된다. 그렇지만 국지전은 일으킬 수 있다. 북한 지도부 입장에서는 적(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회가 생기면 언제든지 도발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도발은 자칫하면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 전쟁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 정말로 위험한 것은 전쟁이 일어날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북한이 동족이어서 우리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심지어 군인 중에서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 현재,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 주한 미군이 전쟁 억지력을 갖고 있다. 핵 균형도 유지해주고 있다. 만약 한미 동맹이 무너지면 북한은 도발 유혹을 느낄 것이다.
--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것은 중국 견제 등 자국 이익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 미군이 필리핀 기지에 주둔했다가 철수한 것은 필리핀 국민들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필리핀 국민이 떠나라고 하는 상황에서 미군은 굳이 머물겠다고 고집하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 미군은 전시작전통제권 보유에 대한 의지가 우리들 생각만큼 강하지 않다. 한국에 반드시 주둔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언제든지 철수할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군으로서는 한반도를 포기하고 일본에서 중국 방어선을 세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전시작전통제권 반환이 이뤄지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
▲ 그 반환은 한미연합사 해체, 주한미군 철수 또는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나는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 반환을 반대하는 사람이 아니다. 2008년에는 합참 전작권전환추진단장을 맡기도 했다. 나는 그때도 전작권 반환 전에 자주국방 능력을 충분히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 주한미군이 없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 미군이 철수한다면 우리는 북한 수준으로 전쟁 준비를 해야 한다. 군 복무 기간이 늘어나고, 세금이 증가하는 등 여러 가지 희생도 감수해야 한다. 당연히 자체 핵무장도 불가피하다. 북한은 우리를 우습게 보고, 전쟁만 생각하는 나라다.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 북한군은 왜 한국군을 우습게 보나.
▲ 첫째, 병사들의 경력에서 6배가량의 차이가 난다. 북한군 병사들은 평균 군 경력이 10년인데, 한국은 길어야 1년 6개월이다. 둘째, 북한군은 한국군의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고 얕잡아 본다.
셋째 교육적인 효과도 있다. 북한은 병사들에게 "남조선이 전투기재(전투장비)에서 우리보다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정신 상태가 썩어서 승냥이 같은 미국 놈들만 없으면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반복적으로 교육한다. 이런 거짓말을 80년간 하다 보니 병사들뿐 아니라 거짓말을 하는 주체조차도 믿게 됐다.
넷째, 그동안 한국군은 최첨단 무기에 집중하면서 기관총, 다목적 로켓 등 기초장비에 소홀했다. 북한 김정은의 현지 지도 사진을 보면 북한은 저격소총도 잘 만드는 것 같다. 다섯째, 북한은 러-우 전쟁 참전으로 재래식 전투 능력을 10∼20년 정도 앞당겼다.
-- 본인은 오래전부터 한국의 핵무장 필요성에 대해 언급해왔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우리 주변에는 강대국들이 많아서 재래식 무기만으로 나라를 지키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한국이 핵무기를 갖는다면 북한보다는 중국 견제가 우선이라고 본다.
-- 현재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는데.
▲ 정부가 큰 틀에서 합의가 됐다고 발표했다. 고위 공무원이 그렇게 말할 정도라면 상당한 진전이 있다고 봐야 한다. 크게 환영할 일이다. 그동안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핵무장 필요성에 관해 주장한 것이 미국의 태도 변화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줬다고 본다. 특히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이 대표로 있는 한국핵안보전략포럼의 기여가 적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런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
--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한국 핵무장에 많은 도움을 주나.
▲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시설을 갖게 되면 유사시에 빠르게 핵무장에 나설 수 있다. 1년∼1년6개월이면 핵무기 완성이 가능하다고 본다. 물론,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핵폐기물을 더 이상 보관할 곳이 없는 상황이어서 이번 개정논의는 경제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 미국은 그동안 한국의 원자력협정 개정 요구에 반응하지 않았는데, 왜 입장이 바뀌었을까.
▲ 첫째,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이 없다. 둘째, 미국은 모든 나라를 지켜주기 어렵다. 셋째, 그래서 한국도 핵무장을 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이런 판단을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북한 비핵화는 불가능하다고 보나.
▲ 북한이 핵무기를 가진 것은 본질적으로 권력층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북한 권력층에게는 미국이나 한국뿐 아니라 북한 인민도 무서운 존재다. 인민 통제에도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더욱이 최근 북·중·러 동맹이 강화되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핵무기를 승인한 것으로 봐야 한다. 이러니 북한의 핵무기 포기 가능성은 없다고 나는 판단한다.
-- 미국의 핵우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미국의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확장된 억지력) 개념은 우방국이 공격받으면 자기 나라가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보복 공격에 나선다는 것이다. 미국이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대부분의 나라들로부터 신뢰를 상실한다. 따라서 미국의 핵우산은 유효하다고 본다. 다만, 미국이 핵 공격에 대한 보복 공격을 한다면 핵무기를 사용할지, 재래식 무기를 쓸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재래식 정밀유도 무기만으로 북한 지도부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때문에 미국의 핵우산은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도 있는데.
▲ 북한의 ICBM이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물론 사거리(날아가는 거리)는 그렇게 된다. 그렇지만 북한은 거의 수직으로 쏘아 올리는 고각 발사 시험만 했다. 미사일이 옆으로 길게 날아가면서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재진입하는 기술을 가졌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나는 그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50% 정도라고 본다. 북한 ICBM이 장거리 타깃을 명중시킬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했는지도 미지수다. 그렇지만 북한은 러-우 전쟁 참전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ICBM 등에 대한 기술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지금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조만간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완성할 것으로 본다.
-- 북한의 ICBM 기술이 완성되면 미국에 위협적인가.
▲ 미국이 그걸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본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북한이 핵을 쏘면 그 정권은 끝이기 때문이다.
-- 현대전에서는 특수부대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고 하는데, 한국 특수 부대 인원은 어느 정도인가.
▲ 그건 (군사 기밀이어서) 말하기 곤란하다. 다만 한국의 특수군은 육군 특전사와 특공 수색대, 해군의 해병대와 특수전 전단(UDT/SEAL), 공군 특수부대 등이 있다.
-- 해군의 특수전 전단은 어떤 부대인가.
▲ 이 부대는 SEAL이라는 말 그대로 바다(Sea) 공중(Air), 지상(Land) 모두에서 특수작전이 가능한 부대다.
-- 육군 특공 수색대는 어떤 임무를 갖고 있나.
▲ 여기서 말하는 수색은 적진에 들어가 정찰하는 것을 말한다. 적진 깊숙이 후방까지 들어가는 특전사와 달리 특공 수색대는 10㎞∼20㎞ 이내로 짧게 들어간다.
-- 공군 특수 부대는 어떤 임무를 갖고 있나.
▲ 적진에 침투해서 비행장을 확보하고, 비행장 운영 기술자들을 보호한다. 아군의 비행기가 격추되면 조종사를 구출해온다.
-- 본인은 특수부대 편제를 바꿔서 특수군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
▲ 육·해·공군에 흩어져 있는 특수부대들을 모은 것이 특수군이다. 이렇게 되면 군 편제는 육군, 해군, 공군, 특수군으로 구성된다. 특수군이 출범하면 각 특수부대 간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수부대들의 합동작전이 보다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현대전에서는 갈수록 공중, 해상, 지상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는 것도 특수군을 창설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 육군 특전사 출신이 아닌 일반 군인이 특전사령관이 되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하는데.
▲ 이미 오래전부터 그러했다. 일반병과 출신도 특전사령관에 부임할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특전사를 일반 군대처럼 만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특전사 대원을 일반 보병처럼 취급하고, 어려운 훈련은 아예 시행하지 않는 일이 있다.
-- 어려운 훈련이란 무엇인가.
▲ 예를 들어 심야에 특정 지역으로 낙하하는 훈련이 있다. 깜깜한 밤에는 하늘의 비행기에서 작은 도시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전쟁이 일어나면 특전사 대원들은 심야에도 특정 지점으로 정확히 낙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훈련이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다.
-- 북한은 특수군 2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던데.
▲ 그 숫자는 과장된 것이다. 북한에는 특수부대로 저격여단과 경보병 부대가 있다. 저격여단의 그 저격은 원숭이 저(狙), 칠 격(擊)으로 원숭이처럼 적진의 후방에 침투해서 교란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방안에 침팬지 1마리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 원숭이는 벽을 때리고 여기저기 빠르게 움직이면서 온 방 안을 교란할 것이다. 저격여단이라는 이름은 김일성이 직접 지었다고 한다.
-- 북한의 경보병은 어떤 임무를 갖고 있나.
▲ 경보병은 무장을 가볍게 해서 신속히 움직이는 병사라는 뜻이다. 체력이 좋고, 훈련이 잘돼 있는 병사들로 이뤄진다. 일반 병사들이 공격해서 상대방의 약점을 찾아내면, 그곳에 경보병들이 집중적으로 투입된다. 경보병들은 그 지점을 뚫고 나간 뒤 후방으로 진출해서 교란작전을 벌인다. 이것이 경보병의 원래 임무다. 북한 경보병은 전쟁 발발 시 땅굴이나 고속정을 이용해서 한국의 대구, 부산에 들어와 교란하게 된다.
-- 러-우 전쟁에서 싸우는 북한군은 경보병인가.
▲ 경보병도 있고, 일부 저격부대원도 있을 것이다. 이들 북한군은 그 전쟁터에서 능력을 검증받았다고 한다. 이미 언급했듯이 나는 우크라이나군 대대장과 통화한 적이 있는데, 북한군이 체력도 괜찮고 병기를 잘 다룬다고 한다. 전술에도 능하고, 용맹하다고 했다. '칭찬' 일색이었다.
-- 본인은 전쟁 시 북한 경보병이 땅굴을 이용해 남한으로 침투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땅굴은 이미 발견된 4개 외에 더 있나.
▲ 10∼20개 정도는 더 있다고 본다. 한국으로 내려온 북한군들의 증언과 다른 정보 등을 토대로 그런 추산이 나온 것이다. 물론, 탈북군인들이 모든 땅굴을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들어맞는다고 본다. 북한은 땅굴을 통해 시간당 3만명의 특수부대원을 남한으로 보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본인은 국방 예산을 두배로 늘려야 한다고 했는데.
▲ 내년 국방예산이 66조원이라고 한다. 나는 120조원 정도로 늘려야 한다고 본다. 우리 군에 해결해야 할 사안이 많기 때문이다. 전투기 400대가 있어도 폭탄이 부족한 상태다. 군인들이 제대로 훈련하려면 훈련 장비도 많이 필요하다. 첨단무기 외에 기초장비도 확충해야 한다. 사람(군인)에 대한 투자도 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첨단무기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걸 운용하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군의 응급조치 훈련과 예산 지원도 상당히 중요하다.
-- 응급조치 훈련은 왜 그렇게 중요한가.
▲ 군인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를 제대로 해야 한다. 첫 번째가 총을 잘 쏘는 것이고, 두 번째가 총칼이 없을 때는 맨손으로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어야 한다. 세 번째, 동료 군인이 다쳤을 때 응급조치를 잘해야 한다. 총알이 날아다니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부상병의 혈관을 찾아서 피를 멎게 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혈액 또는 혈청을 주입하면 생존율이 매우 높아진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부상병 생존율이 90%에 달한다고 한다. 전쟁터에 가는 군인들이 '내가 다쳐도 생존 확률이 높다"라고 생각한다면 사기는 올라간다.
-- 의료 규제도 이런 훈련을 어렵게 한다는 이야기는 뭔가.
▲ 예를 들어 가슴에 총을 맞았을 경우 피가 안으로 고이면 피가 폐를 압박해 숨을 못 쉬게 된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부상 군인은 사망한다. 이때 컴프레션 니들(Compression Needle)이라는 굵은 바늘로 구멍을 뚫어서 폐에 갇혀 있는 공기를 밖으로 빼내야 한다. 그런데 이런 훈련을 하기가 어렵다. 그 시술은 의사만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가 있기 때문이다. 당국이 이런 문제도 해결해줬으면 한다.
-- 민방위 훈련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 민방위 훈련도 열심히 해야 하고, 을지훈련도 제대로 해야 한다. 을지훈련은 1년에 한 번 하는데 군사 훈련이 아니다. 유사시에 정부가 물자와 예비군을 동원하는 훈련이다.
-- 전쟁이 일어나면 시민은 어떻게 해야 하나.
▲ 서울 시민은 빨리 시내를 빠져나가야 한다. 걸어서라도 시골로 가야 한다. 서울 시내에 있으면 위험하고, 군 작전에도 걸림돌이 된다.
-- 시민들이 접근해서는 안 될 곳이 있다면.
▲ 큰 건물, 급수장, 발전소, 산업시설 등의 근처에는 가지 말아야 한다. 적군의 공격 대상이 될만한 곳은 피해야 한다.
-- 유사시에 시민들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 식수 사흘분, 라디오, 응급 도구는 있어야 한다. 식량보다 물이 더 중요하다. 사람은 밥을 안 먹고 1주일은 버틸 수 있지만 물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라디오로는 배터리가 필요 없는 '크랭크 라디오'가 있어야 한다. 크랭크를 돌려서 자체적으로 전기를 만들어 사용하는 라디오다. 피가 날 경우 지혈할 수 있는 청 테이프 같은 응급 도구도 필요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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