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전이던 1995년 ‘김대중 죽이기’ 라는 책이 시중에 나오자 발칵했다. ‘김대중을 잡아먹고 자란 C일보’라고 하면서 보수신문을 정면으로 저격하는 언론비평의 새 지평을 열었다.
1972년부터 시작된 김대중 죽이기는 15년간 지속되었다. 책 제목과는 무관하다는 듯이 2년뒤인 1997년 15대 대선에서 김대중은 죽기는 커녕 살아서 대통령에 당선되고 IMF로 파탄난 국가경제를 최단시일에 극복하고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IT산업 세계적 중심국가의 기틀을 세웠다. 김대중이 당선되면 빨갱이로 북한에 나라를 떠 넘겨버릴 것이라고 했던 C일보류의 극렬한 반대는 차라리 애교였다. 천문학적 돈을 해외에 빼돌렸다고 그렇게도 떠들던 사람들은 김대중 사후에 살던 집마저 지키지 못하는 유족들을 보면서는 묘한 웃음을 숨긴다.
2010년 이재명이 성남시장 취임당시 성남시는 7,500억 이상의 빚을 안고 파산직전에 있었다. 3년만에 모든 빚을 청산하고 빚없는 최초의 시를 만들어버렸다. 결과만 놓고 보면 그렇겠지만 ‘재정없이는 그 어떤 복지도 공허하다.’ ‘정치를 계획이 아닌 행동으로 옮긴 시장’이었다. 시민들은 환호했다. 그렇지만 시의회는 사사건건 반대했고, 더 나아가서 중앙정부까지 성남시장 이재명에 각종 제재를 가했다. 이 시기에 있었던 정책적 갈등이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물고 늘어지는 형국이다. 이재명 죽이기 15년이다.
3년전 대선토론에서 윤석열 후보가 대장동비리(?)를 꺼내들자, 곧바로 이재명은 ‘특검을 하자. 문제가 있으면 당선후라도 사퇴하자.’면서 ‘동의하십니까’를 세차례 되묻지만 윤석열이 즉답을 피한다. 전국민이 지켜봤다. 대선후에 민주당에서 대장동 특검발의를 했지만 윤석열은 거부권을 행사해 버린다. 그런데 지금도 대장동이다.
‘검사 200명이 350여차례 압수수색을 하고도 못잡아 넣었잖아요’(홍준표 후보토론에서 한동훈 후보에게) 이어지는 말이 더 가관이다. ‘수천억 개발이익이 있는 사업에서 시장이 한푼도 안받았다는 것이 말이 되요?’ 이렇다. 권력가지면 모두 그러는 줄 안다. 자신들이 그렇게 살아왔으니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이다(?). 이 무슨 오만이고 방종인가. 대장동으로 안되니까 백현동, 그도 안되니까 성남FC축구단 운영, 그도 안되니까 쌍방울 회사 대북경제활동, 그것도 안되니까 선거때 패한 이재명의 말 두마디를 가지고 7만페이지 넘는 지난한 법률다툼을 해오고 있다. 급기야는 부인이 직원과 지인끼리 먹은 식대 10만원까지도 털었다. 검사 수백명, 압수수색 수천번, 그래도 안되니까 계엄까지 하고, 이게 실패하자 대법원까지 나서서 대선기간중인데도 재판으로 ‘이재명 죽이기’를 시도한다.
아무리 원통하고 억울해도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존중과 승복의 전통은 끝이 났다. 이는 대법원 스스로 자초한 비극이다.(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 ‘내심(內心)의 의사(意思)는 외관(外觀)을 통해서 추단(推斷)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과 9인의 대법관이 이재명 항고심 무죄(25.3.26)이후 파기환송(25.5.1)과 1차 고법 변론기일(25.5.15)지정까지의 일련의 광속 재판진행으로 인하여, 대한민국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해명할 수 없는 의심에 대하여 대법원장은 사퇴해야 합니다.’ (서울 중앙지법 김주옥 부장판사)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자두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매지 말고, 오이밭에 가면 신발을 고쳐신지 말라.’ 줄여서 과전이하(瓜田李下)다. 정치인에 대한 무한의 신뢰는 자칫 실망으로 되돌아 오기도 한다. 국가적 관점에서 보자면 당선인 김대중은 확실히 달랐다. 15년간 죽일려고 했던 기저효과때문일 수도 있다지만 국가지도자의 철학이 달랐다. 15년간 죽지 않고 살아 남은 이재명의 대한민국도 예전과는 다를 것 같다. 역설적이게도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서 이재명을 죽일려고 하는 것이라면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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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구 클락스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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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지 않은 글이지만,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멧돼지 사냥과 지지하는 씨레기들이 대한민국의 30%입니다. 절대, 잊어서도 안되고 타협해서도 안됩니다. 합리적인 이성을 가진 분들이 지켜 보고, 무너져 버린 대한민국을 다시 세워는데 앞장 서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바로 서고, 세계정상으로 우뚝 솟는 그날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