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래 절차 대폭 간소화 및 투명화
▶ ‘보안·사기·가격 변동성’ 위험 커
▶ 적절한 제도 마련이 선행되야

3~4년전부터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로 부동산을 사고 파는 사례가 등장했다. 암호화폐를 이용한 거래는 주로 고가 부동산 시장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면, 일반 주택 시장에서는 드문 편이다. [로이터]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9만달러 선을 회복했다. 2009년 처음 등장한 비트코인은 이제 주식이나 채권처럼 자유롭게 거래되며, 투자자들 사이에서‘대체 투자처’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비트코인 가격이 그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가운데, 최근 한 투자 전문가는“앞으로 10년 내 비트코인 가격이 100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며 비트코인 투자 가치에 대한 강한 신뢰를 내비쳤다. 비트코인은 최근 몇 년 사이 부동산 시장에서도 활용되기 시작했다. 3~4년 전부터 일부 거래에서 비트코인으로 대금을 치르는 사례가 등장했다. 아직 일반적인 거래 형태는 아니지만, 비트코인을 미래의 화폐로 믿는 투자자들은 이 같은 방식이 거래 과정을 간소화하고 투명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아직까지는 드문 편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는 이제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익숙한 자산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암호화폐로 주택 매매 대금을 직접 지불하는 사례는 아직까지 드문 편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암호화폐 보유자가 집을 구매할 때, 실제 거래는 암호화폐를 현금화한 뒤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암호화폐가 아직 주류 통화로 인정받지 못하는 만큼, 셀러들 역시 매매 대금으로 달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로만 거래가 이뤄진 대규모 부동산 매매가 업계의 주목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2020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한 고급 펜트하우스는 약 2,250만 달러에 비트코인으로만 거래돼, 현재까지 가장 큰 규모의 암호화폐 부동산 거래로 기록되고 있다.
비슷한 시기 뉴욕 맨해튼에서도 고급 아파트 한 채가 2,900만 달러에 매물로 나왔고, 해당 소유주는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만을 받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또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저스틴 비버 등을 발굴한 음악 프로듀서 스쿠터 브라운도 2022년 텍사스 오스틴의 자택을 약 1,850만 달러에 매각하며, 암호화폐로 대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암호화폐를 통한 부동산 거래는 아직까지 일부 고급 시장에서만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다만, 관련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부동산 업계는 일반 소비자도 암호화폐를 통해 주택을 거래하는 시대가 머지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 부동산 미래 바꿀 블록체인 기술2022년 초, 부동산 투자자이자 중개인으로 활동 중인 게이브리엘 샤넬 씨는 플로리다주 탬파에 마음에 쏙 드는 콘도 매물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즉각 투자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해당 매물은 다소 생소한 방식으로 거래가 진행됐다. 바로 ‘대체 불가 토큰(NFT)’을 활용한 경매 방식으로 나온 매물로, 이후 거래는 미국 달러에 연동돼 비교적 안정적인 암호화폐로 여겨지는 ‘USDC(USD 코인)’로 진행되는 방식이었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익숙지 않았던 샤넬 씨는 남편과 함께 디지털 지갑, NFT, 암호화폐 등에 대한 ‘속성 교육’을 받고 약 20만 달러가 넘는 자금을 USDC로 전환했다. 결국 이 콘도를 약 21만5,000달러에 매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 거래를 중개한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플랫폼 ‘프라피(Propy)’는 해당 매물이 미국 내 최초로 NFT를 통해 거래된 실물 부동산이라고 밝혔다.
샤넬 씨는 거래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라며, 특히 NFT 경매의 ‘투명성’을 장점으로 꼽았다. 일반적인 부동산 거래에서는 입찰 과정이 비공개로 이뤄지지만,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에서는 모든 입찰 내역이 공개돼 공정성과 신뢰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프라피의 나탈리아 카라야네바 CEO는 “암호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은 주택 구매 과정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라며 “지금의 복잡하고 불투명한 부동산 매매 구조에 많은 소비자들이 불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투자 열풍과 함께,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한 모기지 대출 상품이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로이터]
▲ 암호화폐 기반 모기지 대출 등장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사이, 암호화폐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며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10만 달러를 돌파했다. 이와 함께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한 모기지 대출 상품이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핀테크 업체 ‘마일로(Milo)’다. 마일로는 비트코인을 현금화하지 않고도 주택 구매가 가능하도록 한 신개념 모기지 대출을 선보였다. 기존의 복잡한 환전 절차를 없애고, 비트코인을 담보로 주택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예를 들어, 주택 구매자가 100만 달러의 대출을 받으려면 동일한 금액의 비트코인을 마일로 측에 담보로 제공하면 된다. 마일로는 이 비트코인을 담보로 확보한 뒤 셀러에게는 달러로 대금을 지급한다. 현재 마일로는 약 9% 수준의 이자율로, 이자만 납부하는 방식의 대출을 제공하고 있으며, 100만 달러 대출 시 월 페이먼트는 약 7,500달러에 달한다.
암호화폐 대출 시장은 마일로 외에도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뛰어들며 한때 활기를 띠었다. ‘에이브라(Abra)’, ‘XBTO’, ‘USDC.Homes’, ‘Ledn’, ‘Figure Technologies’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후 암호화폐 시세 급락과 시장 불안정성이 이어지며, 이들 업체 중 상당수는 사업을 접었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기반 금융 상품이 일정한 가능성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가격 변동성과 제도적 미비로 인해 일반 시장에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 암호화폐 활용 부동산 거래 장단점최근 몇 년 새 암호화폐가 새로운 투자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이를 실물 자산인 부동산 거래에 직접 활용하는 사례는 아직 드문 편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여전히 대부분의 모기지 대출 기관과 중개업체들이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 거래가 보다 보편화될 경우, 부동산 거래에 새로운 방식이 도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음은 암호화폐를 활용한 부동산 거래의 주요 장단점이다.
◆ 장점
▶스마트 계약 도입: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거래 기록을 동화하고 계약을 디지털화할 수 있는 ‘스마트 계약’ 체결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기존 부동산 거래에서 요구되던 복잡한 서류 작업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부동산 구매의 토큰화:
블록체인 상에서 부동산 자산을 토큰으로 전환해 거래하는 방식도 가능해진다. 실물 부동산뿐 아니라, 메타버스 내의 가상 부동산도 동일한 구조로 사고팔 수 있다. ▶중개인 역할 축소: 블록체인 기술이 투명한 거래를 가능하게 하면서 중개인의 역할이 줄어들 수 있다. 이 경우 매매자 입장에서는 중개 수수료를 절감하고, 보다 직접적이고 효율적인 계약 진행이 가능하다.
◆ 단점
▶ 해킹 위험: 암호화폐는 디지털 자산인 만큼 해킹 위험에 노출돼 있다. 실제로 일부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해커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사례도 있어, 대규모 자산이 오가는 부동산 거래에는 보안 우려가 따른다. ▶ 사기 가능성: 현행 부동산 거래 절차가 복잡한 이유 중 하나는 사기 방지를 위한 장치 때문이다. 거래 절차가 간소화되면 편리함은 늘겠지만, 동시에 검증 과정이 줄어들며 사기나 위조 위험이 커질 수 있다. ▶ 높은 가격 변동성: 비트코인을 포함한 주요 암호화폐는 극심한 가격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거래 계약 체결 시점과 실제 결제 시점 사이의 가치 변동은 매매자 모두에게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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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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