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3달이 채 못 되었다고 하면 많은 이들은 의아해한다. “3년은 더 된 것 같은데 고작 3달이라니… 믿어지지 않는다”는 반응들이다. 그리고는 푸념이 이어진다. “장장 3년 9개월이 남았으니,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일들이 터질 건가” “대통령 한 마디에 정책이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는 이 나라가 정말 미국 맞는 가” “정 못 살겠으면 떠날 수밖에 … 국경 너머 캐나다로 가든지 아예 한국으로 가든지” 등.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민들은 말 그대로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았다. 일론 머스크를 수장으로 한 정부효율부의 칼바람 그리고 트럼프의 관세 폭탄이 만들어내는 일대혼란들이다. 일자리 탄탄하던 사람들이 졸지에 실업자가 되고, 수십년 연방예산 지원받던 기관이나 대학들이 기금을 차단당하고, 정식으로 비자 받고 입국해 열심히 공부하던 유학생들이 언제 쫓겨날지 모를 위기를 맞는 등 수많은 사람들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 내몰렸다.
그보다 더 파급효과가 광범위한 건 트럼프의 관세 전쟁. 그가 관세를 올렸다 내렸다 미뤘다 번복했다 하는 데 따라 세계 각국은 울고 웃는다. 그와 함께 요동치는 건 주식시장. 하루하루 기록경신이라도 하듯 주가가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니 거대 투자가들은 물론 쥐꼬리만 한 개인은퇴기금(IRA)이나 401(k) 계좌 갖고 있는 일반 서민들까지 모두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이 불안하고 불안정한 시대를 어떻게 살 것인가. 뭉텅뭉텅 깎여나가는 투자계좌를 어떻게 관리할 건가. 94세 고령에도 여전히 투자의 귀재로 존경받는 워렌 버핏은 멀리 내다볼 것을 강조한다. 당장 일어나는 일들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10년 20년에 걸친 장기적 목표를 바라보라는 말이다. 그러면서 그가 주문처럼 달고 사는 좌우명이 있다. “다른 이들이 욕심 부릴 때는 두려워하라, 다른 이들이 두려워할 때는 욕심을 부리라”는 것이다.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수학이 아니라 심리라는 믿음이다. 그가 인간의 심리를 중시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1952년 결혼 직후 버핏은 부인과 자동차 여행을 하며 라스베가스에 들렀다. 그때 플라밍고 카지노에서 본 광경이 그에게는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하나 같이 잘 차려입은 사람들이 멀리서, 때로는 수천마일 비행기를 타고 와서, 승산 없는 일에 주야장천 매달려 있는 광경이었다. 수학적으로 바보 같은 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들은 왜 그러고 있는 걸까.
이후 버핏은 인간의 심리와 행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인간심리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그는 투자를 결정하다고 한다.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혼란의 시기에는 영국 시인 러디어드 키플링(1865~1936)의 시 ‘만약에’를 읽으라고 버핏은 조언한다. “만약 모든 사람이 이성을 잃고 너를 탓할 때/ 냉정을 유지할 수 있다면” …… “세상이 그리고 그 안에 든 모든 것이 너의 것이 되리라”는 내용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말라는 말이다.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한 비결은 불확실성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아들이는 것이다. 2010년 주식시장이 요동쳤을 때였다. 30분 사이 주가가 9% 이상 폭락한 날, 버핏은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하루 후, 한달 후, 혹은 1년 후 주식시장이 어떻게 바뀔지 나는 모른다. 언제나 불확실성의 시기이다. 불확실성을 친구로 삼아야한다.”
제목만 봐도 가슴 덜컹한 뉴스들이 숨 돌릴 틈 없이 터져 나오고, 온갖 논평들이 중구난방 쏟아지는 환경에서 평정심 유지는 어렵다. 롤러코스터 주식시장을 보며 마음이 평온하기는 어렵다. 이런 혼돈의 시기에는 순간순간의 변화에서 적당히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 멀리 내다보며 그날그날의 일에는 되도록 담담해지는 것이 불확실성의 시대를 견디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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