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은 “美 관세, 예상보다 강해”…두 달 전 ‘비관 시나리오’보다 나빠
▶ IB 평균 전망치 1.6→1.4%로 이미 내려가…경기 부양 묘수도 부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시장 예상보다 강한 수준의 관세 정책을 펴면서 한국 경제에 짙은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애초 한국은행이 지난 2월 가정했던 '비관 시나리오'보다도 심각한 상황이 도래함에 따라 올해 성장률이 한은 전망치보다 낮을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 웰스파고 "美 관세에 韓 성장률 0.5~1.0%p 하락"…한은 인용
한은은 지난 2월 25일(이하 한국시간)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5%로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비관 시나리오를 함께 제시했다.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상호 보복 차원에서 올해 큰 폭의 관세를 부과하고, 이후에도 고관세를 유지하는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였다.
한은은 이처럼 세계 무역 갈등이 심화하면 올해 성장률이 0.1%포인트(p) 더 하락해 1.4%를 기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미국의 보편·상호관세에 중국 등의 보복관세까지 이어진 현재 상황은 한은이 두 달 전 제시한 비관 시나리오보다 더 나빠 보인다는 게 6일 금융시장에서 지배적인 평가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도 미국 상호관세 발표 직후인 지난 3일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국가별 관세율이 높았고 대상 국가도 광범위했다는 점 등에서 시장 예상보다 강한 수준이었다"고 언급했다.
국내 성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비관 시나리오보다 더 확대될 수 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지난 3일 보고서에서 "상호관세 부과 등으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약 0.5~1.0%p 하락할 것"이라는 웰스파고의 분석을 인용했다.
아울러 "자동차 수출이 10% 감소할 때마다 GDP 성장률이 0.2%p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노무라의 전망을 함께 소개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상호관세에 따른 충격은 한은 비관 시나리오보다 클 것"이라며 "자동차 수출이 줄어 성장률이 0.2~0.5%p 정도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올해 자동차 수출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며 "무역 전쟁 격화 시 성장률 하락은 당연히 0.1%p보다 클 것"이라고 했다.
◇ IB 8곳 중 4곳이 韓 성장률 전망치 하향
주요 해외 투자은행(IB)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미 관세 발표가 나기 전에 이미 한은의 비관 시나리오가 반영된 1.4% 수준까지 내려가 있는 상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IB 8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2월 말 평균 1.6%에서 3월 말 평균 1.4%로 한 달 만에 0.2%p 하락했다.
바클리가 1.6%에서 1.4%로, 골드만삭스가 1.8%에서 1.5%로, JP모건이 1.2%에서 0.9%로, HSBC가 1.7%에서 1.4%로 각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결과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5%, 씨티는 1.2%, 노무라는 1.5%. UBS는 1.9%를 각각 유지했다.
앞서 영국의 리서치 회사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지난달 26일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0%에서 0.9%로 낮췄다.
주요 IB 중 유일하게 0%대의 전망치를 제시한 JP모건의 박석길 이코노미스트는 "25%의 미국 상호관세는 예상했던 것보다 강한 수준"이라며 "수출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분기 성장 전망도 지난 1월과 2월의 각종 지표로 미루어 하방 리스크가 전보다 커진 것으로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3일 보고서에서 "미국이 보편관세 10%에 더해 국가별 상호관세까지 부과할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이 0.49%p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1월 기준 3.3%로 전망했는데, 이 수치가 2.81%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당장 경제 성장을 견인할 묘수가 보이지 않는 점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되기도 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월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관세 정책으로 우리 경제성장률이 1.5%보다 확 떨어지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공조해 대응해야 한다"면서도 "새로운 산업 없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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