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10+10%’ 관세 인상 이어 34% 더 높여…中업계 “유효 관세율 64%로 상승”
▶ 美中협상 본격화 전 무역전쟁 확전…中, 韓·日·EU 등 공동전선 모색할듯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일(미국 동부시간·한국시간 3일 오전)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3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 경제 버팀목인 수출에도 부담이 더해진 가운데, 일찌감치 보복을 다짐한 중국이 어떤 카드로 대응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상호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모든 국가에 10%의 기본 관세를 매기고 '최악 국가'로 지목한 곳에는 개별 관세를 추가했다.
미국은 올해 1월 '트럼프 2기' 출범 당시부터 중국을 상대로 무역 공세를 폈고, 2월 4일에 10%, 지난달 4일에는 별도의 10%의 보편 관세를 이미 부과한 상황이다.
여기에 이날 발표된 34%의 추가 관세를 더하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중국에 추가로 매겨진 관세율은 54%에 달하게 된다.
대선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해온 '대(對)중국 60% 관세 부과'에 근접한 셈이다.
다만 앞으로 중국산 제품에 최종적으로 얼마만큼의 관세율이 적용될지에 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 싱예(興業)증권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에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적용해온 유효 세율이 8∼10%였다며 취임 후 부과한 관세율 총 54%를 더하면 중국산 제품에 부과된 유효 세율은 64%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평균 관세가 70%를 웃돌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 중국산 전기차(100%)나 리튬 배터리·배터리 부품·텅스텐·알루미늄(25%), 태양광 웨이퍼·폴리실리콘(50%) 같은 일부 품목에 별도 관세율을 적용한 점 등 '예외'들을 고려하면 구체적인 품목별 관세율은 또다시 달라질 수 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행정명령에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이미 관세가 적용 중인 자동차·부품 등 특정 상품을 상호관세 적용 대상에서 뺐다.
'트럼프 1기' 시절 미국과 관세 전쟁을 벌인 바 있는 중국은 올해 2∼3월 트럼프 행정부의 '10+10%' 관세 부과까지 전면전보다는 핀셋식 보복에 집중하며 미국에 대화를 요구해왔다.
중국은 2월 트럼프 행정부의 첫 관세 부과 때 미국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에 추가 관세 15%, 원유·농기계·대배기량 자동차·픽업트럭에 추가 관세 10%를 물렸다.
지난달 미국이 2차 관세 인상 조치를 내놓자 미국산 닭고기·밀·옥수수·면화(총 29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15% 인상하고, 수수·대두·돼지고기·쇠고기·수산물·과일·채소·유제품(총 711개 품목)에 대한 관세율은 10% 높였다.
중국은 미국의 지난 1·2차 관세 인상 당시 보복 조치를 즉각 발표하면서도 실제 시행까지는 엿새씩 말미를 뒀고, '모든' 중국산 상품을 겨냥한 미국과 달리 전면적 대응은 자제했다.
이를 두고 내수와 부동산 침체 속에 경제 근간인 수출(무역)만은 지켜내야 한다는 고민을 읽어내는 분석도 제기됐다.
하지만 미국의 이번 3차 관세 인상 발표가 나오기까지 미중 간 관세 전쟁 종전 협상은 공식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지난달 6일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 계기 경제장관 합동 기자회견에서 "협박·위협은 중국에 통하지 않는다"며 "(미중) 양국은 적당한 시기에 만날 수 있고, 양국의 팀 또한 조속히 소통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정부가 미국 내 물가 부담을 감수한 채 중국산 수입품 관세를 60% 가까이 올리며 먼저 패를 보여준 만큼 중국 역시 남겨둔 보복 카드를 마저 꺼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2기' 무역전쟁 재발을 예상해온 중국은 작년부터 부쩍 국내 자원 탐사에 열을 올리고 희토류 등 전략 광물 수출 통제 리스트를 가다듬었고, 인공지능(AI)·반도체·전기차·배터리 등 자국 전략 산업과 무역 기업 지원책, 무역 분쟁 대응 정책을 강화해왔다.
일단 중국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지난 1일 러시아 관영 매체와 인터뷰에서 "만약 미국이 진정으로 (합성 마약) 펜타닐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이유 없는 관세 인상을 철회하고, 중국과 평등한 협상을 해 호혜·협력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며 "미국이 한사코 압력을 가하고 심지어 계속해서 각종 위협(訛詐)을 가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히 반격(反制)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상무부 역시 이날 대변인 명의 담화문에서 미국의 상호 관세에 '단호한 반대'를 표하며 "반격 조치를 취해 자기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관세 인상 표적이 전 세계로 넓어진 만큼 한국·일본·유럽연합(EU) 등 미국의 '우방'들과 공동 전선을 펴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근 중국은 바이든 행정부 시기 한미일 3각 공조로 다소 불편해진 한국·일본과의 관계를 적극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특히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경제통상장관회의에서 3국 자유무역협정(FTA) 등 역내 경제 통합을 통해 다자무역 체제를 함께 수호하자고 제안했다. 중국은 반도체 공급망을 원활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고, 중국 관영매체는 한중일 3국이 미국발 관세 충격이 가져온 불확실성을 헤징(對沖·위험 회피)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2일 전기차 보조금 문제로 오랜 무역 분쟁을 겪어온 EU를 겨냥한 브랜디 반덤핑 조사 시한을 3개월 연장한 것을 두고도 중국이 대미 공동 전선 형성에 집중하려는 행보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계정 뉴탄친은 3일 논평에서 "전 세계가 각성하고 단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화를 입는 것은 분명 전 세계일 것"이라며 "일본·한국·캐나다·EU 모두 각성해야 한다. 당신들이 미국에 타협하면 미국은 더한 요구로 돌아올 뿐"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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