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국방장관 “인질 다 풀어줄 때까지 포격·지상군 투입 확대”
▶ 후티, 이스라엘에 미사일…봉쇄·교전에 민간인 고통 가중
▶ 美·이집트, 중재안 제시…유럽, 구호·인질석방 위한 휴전 촉구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일부를 영구적으로 점령하겠다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스라엘군 계속된 지상작전으로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 위기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하마스는 미국이 제안한 중재안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21일(현지시간) 군에 가자지구 일부 지역을 점령하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이주시킬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카츠 장관은 이어 하마스가 모든 인질을 송환하지 않을 경우 점령 범위를 계속 넓혀 종국에는 점령지에 대한 영구적인 통제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하마스를 무찌르고 모든 인질이 풀려나도록 가자지구에 대한 포격을 강화하는 한편 지상군의 투입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군에 따르면 2023년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 기습 후 근거지인 가자지구로 끌고 간 인질 251명 중에 가자지구에 아직 남아있는 인질은 59명으로 추산된다.
이들 가운데 24명은 생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하마스는 인질을 가자지구 내 지하터널 등 은신처 곳곳에 나눠 감금하고 있으며 이들을 인간방패로 삼아 협상력을 유지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총리는 인질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도 최근 휴전을 끝내고 가자지구 공격을 재개했다.
이스라엘은 42일간의 휴전 1단계가 3월 1일 만료된 이후 하마스와의 휴전 연장 논의가 난항을 겪자 가자지구로의 인도적 지원 반입을 중단시켰다.
가자지구 내 민간인의 고통까지 급격히 악화하는 이 같은 봉쇄 조치에다 최근에는 대규모 군사작전을 재개했다.
이스라엘이 공습을 재개한 지난 18일 이후 사흘간 사망자는 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의 정치, 군사적 역량을 모두 해체하겠다는 애초 전쟁 목표에 따라 이뤄진 이 같은 공격의 초점은 지휘부 살해였다.
이스라엘은 20일 가자지구 남부에서 하마스의 군사정보 조직의 수장이자 표적 감시부대 지휘관인 오사마 타바시를 표적 공습으로 죽였다.
타바시는 2005년 가자지구 자살폭탄테러를 지휘해 신베트(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 오데드 샤론을 살해한 인물로 최근까지 하마스의 지상전 전략을 수립하는 임무를 맡았고 군사력 재건에도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하마스는 카츠 장관의 가자지구 영구 점령 발언에 대해 하마스는 즉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로이터 통신은 가자지구 전쟁이 격화하면서 하마스가 미국의 중재안에 대한 검토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제안한 중재안은 라마단 기간과 유월절까지 휴전을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올해 이슬람 단식성월 라마단은 3월 29일까지이고 유대교 명절인 유월절은 4월 20일까지로 영구 종전 합의를 위한 협상 시간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휴전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하마스는 위트코프 특사의 중재안과 다른 아이디어를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팔레스타인 당국자는 이집트도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하마스가 아직 답을 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집트 중재안의 세부 내용을 확인해주지는 않았지만, 복수의 이집트 안보 소식통은 이집트가 미국의 보장하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남아있는 인질들을 석방하는 일정을 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미국은 일단 승인 의사를 보냈으며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반응은 21일 늦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마스를 지원하는 친이란 무장세력은 이스라엘을 공격해 긴장 수위를 높였다.
중동 내 친이란 네트워크인 '저항의 축' 일원인 예멘의 반군 후티는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에 미사일 공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후티는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팔레스타인-2'라고 불리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쐈다며 벤구리온 공항에 오는 항공편이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예멘에서 온 미사일 한 발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벤구리온 공항의 웹사이트를 보면 현재로서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후티는 미국 항공모함 해리 S. 트루먼호와 관련된 여러 군함에 대한 작전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미지 확대헬로 아카이브 구매하기하마스를 지지하며 이스라엘까지 장거리 공습을 감행하고 있는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마스를 지지하며 이스라엘까지 장거리 공습을 감행하고 있는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국제사회는 휴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에 물과 전기를 포함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재개하고 휴전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또 하마스에 대해서는 인질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1월 19일 단계적 휴전에 합의했다.
42일간 교전을 멈추고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하면서 2, 3단계 휴전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인질 석방 과정에서부터 양측의 갈등이 증폭됐고 휴전 연장 논의도 실패했다.
하마스는 영구적인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를 인질 석방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의 군사적·정치적 기반을 완전히 제거하고 모든 인질을 되찾겠다는 개전 목표를 재확인하며 맞선 상태다.
다만 이집트와 카타르 등 휴전 협상 중재국들은 최근 하마스에 인도적 지원 재개 등을 제안하면서 협상 재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최근 예루살렘에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내각의 가자지구 공습 재개 방침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에서 실권이 없는 상징적 국가 지도자 위치인 아이작 헤르조그 대통령은 전날 동영상을 통해 "인질 송환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군사작전 재개는 상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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