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부터 단계적으로 공개 예정
▶ 세계적 건축가 피터 줌터 설계
▶ LA의 역사·생태계 반영 건축
▶ 건물 양쪽엔 야외 공원도 설치
▶ 미 서부 최대 미술관 위상 확립

LACMA 2층 신축 건물 데이빗 게펜 갤러리가 올 여름부터 단계적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Museum Associates/LACMA 제공]
LA카운티 뮤지엄(LACMA·관장 마이클 고반)이 오는 2026년 4월 개관을 목표로 하는 2층짜리 신축 건물‘데이빗 게펜 갤러리’을 공개한다. LACMA 측은 지난 11일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 피터 줌터가 설계한 건축물이 지난 2024년 말 완공되어 현재 새 건물로 이전 작업 중에 있으며 올 여름부터 단계적으로 일반 공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부지에 신축된 박물관들과 고가교 형태로 윌셔 블러버드를 가로지르는 이 웅장한 건축물은 데이빗 게펜의 1억5,000만 달러 기부와 LA카운티 정부의 1억2,500만 달러 투자로 건립되었다.
이 건물의 북관은 ‘LA카운티뮤지엄 건축’(Building LACMA) 캠페인에 5,000만 달러를 기부한 일레인 윈 이사회 공동 의장을 기리는 ‘일레인 윈 윙’(Elaine Wynn Wing)으로 명명되었으며 남관은 아직 이름이 정해지지 않았다. 올 여름부터 윌셔 블러바드 북쪽의 플라자 층이 일반에 공개되며, 레이즈(Ray’s)와 스타크 바(Stark Bar), LACMA 스토어 등의 편의시설이 새롭게 문을 열 예정이다. 이어 2026년에는 윌셔 블러바드 남쪽에 LACMA 트러스티 앤 콜긴과 그녀의 남편 조 벤더, 라이언 시크레스트의 기부로 지어진 두 번째 레스토랑, 그리고 애슐리 메릴과 그녀의 남편 마크의 기부를 기념하는 새로운 카페가 들어설 예정이다.
새 건물은 윌셔 블러바드 양쪽에 3.5에이커에 달하는 공원 같은 공공 공간을 조성했다. 2층 갤러리의 아래층 옥외 공간에는 마리아나 카스티요 데볼이 위탁한 대규모 작품 ‘깃털 달린 변화들’(Feathered Changes)가 설치될 예정이다. 이 작품은 LACMA 부지의 지질학적 역사와 생태계를 반영하며, LA지역의 원주민 역사를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다. 카스티요 데볼은 콘크리트 섬에 테오티우아칸의 고대 벽화를 바탕으로 한 깃털 달린 뱀 그림을 각인하여, 지구와 태양, 장소와 변화 사이의 연결을 상징하는 메소아메리카(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 북서부 지역의 문명권)의 오래된 상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새 레스토랑에는 LA 아티스트 사라 로잘레나의 ‘옴니디렉션 터레인’(Threading the Boundless: Omnidirectional Terrain) 작품이 전시된다. 2019년 LACMA 아트+테크놀러지 랩 그랜트를 받은 로잘레나는 NASA의 화성 정찰 궤도선에 탑재된 HiRISE 카메라로 촬영한 6만 장의 화성 표면 이미지를 바탕으로 대형 직조 작품을 제작했다. 이 작품은 1만2,702개의 날실로 이루어진 섬유로, 네덜란드 틸부르그의 텍스티엘랩에서 제작되고 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직조의 융합을 통해 화성의 상세한 이미지 데이터를 지구의 패턴을 기반으로 한 직물로 변환한 이 작품은 과거와 미래의 기술을 아름답게 엮어낸다.
이와 더불어 LACMA의 상징적인 조각품들도 새 공간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토니 스미스의 기념비적인 작품 ‘스모크’(Smoke·1967)와 1965년 윌셔대로로 이전할 때 미술관이 처음 의뢰한 알렉산더 칼더의 상징적인 작품 ‘세 명의 소녀’(Three Girls·1964)가 포함된다. 윌셔 블러바드 북쪽의 8,000스퀘어피트 규모의 정원에서는 오귀스트 로댕의 대형 작품들이 아이리스 및 B. 제럴드 캔터 조각 정원에 새롭게 전시될 예정이다.
윌셔 블러바드 남쪽에 위치한 스티브 티쉬 극장은 영화 상영, 강연, 음악 공연 등 LACMA의 탄탄한 프로그램을 위한 새로운 거점이 될 것이며, 낮에는 시간 기반 미디어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로 활용된다. 티쉬는 2010년 LACMA 이사회에 합류한 이후 작품 인수, 전시, 자본 프로젝트에 꾸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특히 스티브 맥퀸, 피에르 휘게, 캐서린 오피 등 예술가들의 시간 기반 미디어 작품과 존 발데사리, 스탠리 큐브릭의 주요 회고전을 가능하게 했다. 2025년 6월부터 LACMA 기부자와 회원들이 미술품 설치 전 건물의 원형을 미리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며 오는 6월26~28일에는 카마시 워싱턴의 장소별 음악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LACMA CEO인 마이클 고반은 “게펜 갤러리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건축 작품이자 LACMA 캠퍼스 전체의 역동적인 활동의 허브”라며 “2026년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올해부터 국내외 방문객들이 이 놀라운 건물의 영향력을 체험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또한 “예술이 주는 위로의 힘을 활용하여 최근 전례 없는 화재를 겪은 로스앤젤레스의 정신적 치유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Building LACMA’ 캠페인은 현재까지 LA 카운티와 데이비드 게펜 외에도 LACMA 이사회와 다양한 산업 및 창작 커뮤니티의 많은 기부자들이 8억4,0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해 목표액인 7억5,000만 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LACMA는 2025년 말부터 2026년 그랜드 오픈을 위해 영구 소장품 중 수천 점의 작품을 설치하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며, 이를 통해 미국 서부 최대 미술관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
하은선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