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도 싫고 이재명도 싫다.”, “이 시끄러운 나라를 떠나서 외국에 나가 살아야겠다. 정치판이 국민을 못살게 군다.”, “트로트 장막으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정적 싸움만 하고 있네.”
“지난 대선에 윤석열을 찍었지만 시대착오적 계엄은 잘못되었다.”, “정부가 하고자 하는 일마다 야당이 반대하고 탄핵을 남발하니 오죽하면 그랬겠냐?”
“폭력과 헌법 파괴 범죄자인 윤석열이 탄핵당하고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대장동과 백현동 특혜 의혹투성이인 이재명도 물러나야 한다. 흠이 별로 없는 젊은 후보로 교체하여 밀어주어야 한다.”
“우리는 비상계엄 탄핵심판 중인데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에 불리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국정 공백에 안보·경제·통상 협상은 누가 하냐?”
사람들의 의견은 제각각이다. 서울에서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비난과 갈등만 남아있는 이 총체적 난국을 못마땅해 한다. 다들 한마디씩 하나 명확한 결정타는 없다.
그동안 광화문과 교보문고, 동십자각 일대는 주말마다 탄핵반대와 탄핵촉구집회로 사람들의 물결을 이루었다. 3.1운동 기념일에는 보수 및 종교단체 교인들이 탄 대형버스들이 전주, 대구, 경주 등의 지역 팻말 아래 13~14호까지 광화문에서 서대문 경희궁 일대까지 줄지어 서있었다. 무엇보다도 확성기 소리에 파도처럼 끊임없이 들려오는 구호가 완전 영화 속처럼 현실감이 없었다.
그날 저녁 9시 익선동의 한 식당에서 나오니 운현궁 앞에서 탄핵촉구 집회가 이날 마지막으로 “싸우자, 싸우러 가자.”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오늘도 수고하셨다고 이만 해산한다고 했음에도 참가자들은 집에 가지 않고 열기를 간직한 채 여기저기 둘러앉아 ‘윤석열 탄핵’을 외치고 있었다.
3월 8~9일 주말에 양측의 집회가 더욱 극렬해졌는데 내란 수괴혐의로 체포되었던 윤석열 대통령이 법원의 구속 취하로 석방된 것이다.
광화문에서 한남동 관저 앞으로 장소를 옮긴 윤대통령 지지자들은 석방 환영 및 탄핵기각으로 이어지기를 원하는 집회를 열었고 경복궁역, 광화문과 동십자각 일대에서는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윤대통령 석방 규탄 및 탄핵촉구 집회를 열며 무기한 비상행동에 들어갔다. 3월 중순경으로 예상하는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현재, 매일. 이러한 집회가 열리는 중이다.
광기의 정치판에 휩쓸린 국민은 대립, 갈등, 사회혼란으로 일상사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국민이 집단적 행동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3월1일 아침에 부천에 갈 일이 있어서 광화문에서 열리는 탄핵 반대 집회 모임 시간을 피해 아침 일찍 시청에서 지하철을 탔다. 부천시청역에 내리니 대형마트가 있었고 과일을 사러 그곳에 들렀더니 그 동네 사람이 다 쏟아져 나온 듯 발디딜 틈 없이 복잡했다. 딸기를 비롯 세일코너마다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제대로 서있지도 못할 정도였다.
3월8일 새벽에도 광화문 사거리 동화면세점앞과 잠실역 롯데마트 앞에는 전국 관광지로 당일여행을 떠나는 관광버스들이 즐비했다. 사람들은 날씨가 풀리면서 너도나도 산과 강, 관광지로 여행을 떠나 자연 풍광을 즐겼다.
그런가 하면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빈 가게는 상가마다 늘어나고 있고 아직 장사를 하는 소상인은 오늘 문 닫느냐, 내일 닫느냐로 고민 중이기도 했다. 이태원에서 외국인 상대 에어비앤비를 하는 후배는 “계엄 이후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방문을 취소하거나 아예 신청이 들어오지 않아 요즘 손가락 빨고 있어요.”하고 하소연했다.
정말로, 광화문 거리와 경복궁이 집회의 중심지이다 보니 한복 입고 사진 촬영하던 외국인들이 거의 다 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를 앞두고 탄핵찬반 대규모 집회의 수위가 나날이 강해지고 사회 대립은 한층 심화되고 있다.
선동적이고 자극적인 폭언과 협박, 증오, 분노의 마음은 꽁꽁 얼어붙은 한겨울처럼 차갑다. 양극의 대립이 치유 불가능하다면 서로 인정부터 하고 타협을 모색해야 한다.
서울의 날씨는 영상으로 올라갔지만 우리의 마음에, 서울에, 정녕 봄은 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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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 뉴욕지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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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쿡이나 대한민국 아니 다른 나라 대통령들도? 지가 잘나서 권력을 꾀 찬줄 알고 만대로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생각도 알아볼려고도 남을 배려하지도 안하며 휘둘려대는 권력 증말 한심들 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