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율의 관세 부과, 대대적인 공무원 감축, 대규모 불체자 추방 등은 트럼프 2기 개막과 함께 등장한 키 워드 들이다. 역효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강한 드라이브가 걸리고 있다. 이중 이민사회에 파급 효과가 결정적인 서류 미비자 추방, 미국민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같은 사항을 두고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가 상충될 때가 적지 않다. 어느 쪽이 미국민의 본심인가. 같은 사안이라도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답이 다르다. 문구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여론조사 기법상의 문제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런 예는 흔하다. 일례로 한국 정치권에 후보 단일화 문제가 제기됐을 때, 질문 문구를 놓고 지리한 줄다리기가 벌어지는 것도 이런 이유 에서다.
대선이 막바지로 치닫던 지난 해 중반 이후, 미국민 대다수는 대대적인 불체자 색출과 추방을 골자로 하는 ‘트럼프 플랜’에 지지를 보낸 것으로 보도됐다. 반면 어떤 조사에서는 서류 미비자 추방 지지가 40% 아래로 나온 것도 있다. 지난해 막바지에 실시된 주요 여론 조사 10여 건을 분석한 결과다.
‘대대적인 불체자 추방에 찬성하세요?’ 라고 질문하며, ‘예스’나 ‘노’ 둘 중 하나를 택하게 하면 ‘예스’가 압도적이다. 반면 ‘불체자는 모두 추방돼야 하나’, 아니면 ‘일정 요건을 갖춘 불체자에게는 합법적인 거주 자격을 부여해야 하나’라고 물으며 둘 중 하나를 택하게 하면, 추방에 대한 의견이 달라진다.
지난해 후반기 퓨 리서치와 CNN, 팍스 등이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를 종합해서 분석한 결과, 대대적인 불체자 추방을 지지한다는 미국민은 40~44%로, 반을 넘지 않았다.
추방 지지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8년간의 추이를 보면, 대규모 서류 미비자 추방에 대한 지지율은 22%에서 44%로 늘어났다. 일정 요건 하에 거주를 합법화하자는 것에 대한 지지는 8년전 77%에서 지금은 55%로 줄었다. 하지만 대규모 추방 보다는 합법 체류를 모색하자는 미국민이 반 이상이다.
찬반 비율은 당에 따라 다르다. 민주당 지지층은 지난 8년 새 거의 변함이 없다. 그 때나 지금이나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합법적인 거주 자격을 부여하자는 의견이80~90%. 무조건 추방을 택한 의견은 10~20% 선이다. 반면, 공화당은 트럼프 1기 때 추방 찬성이 50% 미만이었으나 지금은 70% 대로 늘었다.
이민법을 어기고 미국에 체류하는 것 자체가 형법상 범죄 요건을 구성하는 것은 아니라고 진보 인권단체인 미 시민자유연맹, ACLU는 밝힌다. 센서스 자료를 바탕으로 뽑아낸 한 통계에 의하면 미국내 불체자1,100만~1,200만명 중에 10년 이상 거주자가 60%를 넘는다. 더 세부적으로는 10~19년이 40%, 20년 이상 거주하고 있는 서류 미비자도 20%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불체자에 대한 대대적인 사면이 마지막으로 단행된 것은 벌써 40년 전이다. 레이건 대통령 때인 1986년의 일로, 이 때 300만여 명의 불체자가 합법체류 자격을 얻었다. 한인사회에도 대대적인 사면 신청 열풍이 불었다. 그 후로도 불법 체류를 합법으로 전환해 주는 프로그램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 이뤄져 실제 효과는 미미했다.
서류 미비자들이 가장 많이 종사하는 분야는 건축으로 5명 중 한 명꼴이라고 한다. 요식업소 등의 서비스 직종까지 더하면 이 두 업종에만 40% 가까이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연방 빈곤선 이하 소득 가정이 넷 중 하나. 경제적으로 최하층에서 미국사회를 받치고 있는 서류 미비자들, 이들의 추방을 바라보는 미국민들의 속내가 생각처럼 단순 명료하지 않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