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尹과 통화 기록도 공개…윤 대통령 측 “간첩 잡아들이라 한 것”
▶ 정형식 재판관, ‘검거 요청’ 메모 문구에 의문 나타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인 체포와 관련해 직접 지시받았다고 헌법재판소에서 증언했다.
홍 전 차장은 4일(이하 한국시간) 윤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대통령이 '싹 다 잡아들이라, 국정원에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국군방첩사령부를 도우라'고 말했느냐"는 국회 측 질문에 "그렇게 기억한다"고 답했다.
홍 전 차장은 다만 "누구를 잡아들여야 하는지는 전달받지 못했다"며 이를 파악하기 위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전화했다고 설명했다.
홍 전 차장은 '여 전 사령관이 사용한 정확한 워딩(단어)이 체포조가 맞느냐', '체포 대상을 검거 후 방첩사 구금 시설에서 감금해 조사할 예정이라는 얘기를 들었느냐'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또 여 전 사령관이 불러주는 체포 명단을 받아 적었다며 "적다 보니 이게 뭐지, 생각이 들어서 뒤 내용은 반 정도 적다가 추가로 적지 않았고, 나름대로 기억을 회복해 적어 보니까 14명, 16명 정도 됐나(하고)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이날 국회 측은 홍 전 차장과 윤 대통령, 여 전 사령관의 통화 기록도 공개했다.
국회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오후 8시께 홍 전 차장에게 전화했으나 홍 전 차장은 받지 못했고, 오후 8시 22분께 홍 전 차장이 다시 윤 대통령에게 전화해 20초간 통화했다. 이때 윤 대통령은 '1∼2시간 이후 중요하게 할 일이 있으니 대기하라'고 지시했다고 홍 전 차장은 전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이 통화에 대해 조태용 국정원장이 국내 부재중으로 잘못 알고 "국정원장 부재니 국정원을 잘 쟁겨라, 전화할 일 있을지 모르니 비화폰을 챙겨라"라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오후 10시 53분께 홍 전 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1분 24초간 통화했다.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이 이 통화에서 "싹 다 잡아들이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이 통화에 대해서도 '격려 차원에서 전화한 것'이라며 "계엄 사무가 아닌 간첩 검거와 관련해 방첩사를 도와주라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 전 차장은 이후 10시 58분께 여 전 사령관에게 전화해 48초간, 11시 6분께 다시 전화를 걸어 2분 47초간 통화했다. 첫번째 통화에서는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했고, 두번째 통화에서는 체포 명단을 불러줘 받아적었다고 홍 전 차장은 증언했다.
이날 심판정에서는 홍 전 차장이 12월 5일 오전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도 공개됐다.
홍 전 차장은 김 차장에게 윤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난 잘못한 게 없다가 아니고 부족해서 죄송하다고 하셔야 한다. 눈물을 흘리시고 무릎을 꿇으셔야 한다"고 보냈다.
홍 전 차장은 "(메시지가) 대통령에게 전달됐는지는 모르겠다"고 부연했다.
이날 홍 전 차장에 대한 증인신문에서는 윤 대통령 대리인단이 '짧게 핵심만 말하라', '묻는 말에만 답변해 달라'고 압박하면서 신경전이 연출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 측 김계리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간첩들을 싹 다 잡아들이라고 말한 것"이라며 "(대통령은)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 증인 혼자 그렇게 이해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홍 전 차장은 "제가 기억하는 부분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면서도 김 변호사가 추궁하자 "뭐,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후 '여 전 사령관과 통화에서 간첩이 언급됐느냐'고 국회 측에서 묻자 홍 전 차장은 "없다"고 답했다.
김 변호사는 또 "홍 전 차장이 '어떻게 감히 체포하러 다니냐'며 대단한 신념이 있는 것처럼 말하는데,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방첩사가 이재명, 한동훈을 잡으러 다닌다고 한다'고 보고했는데 별 반응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냐"며 따지기도 했다.
이에 홍 전 차장은 "제가 가진 신념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며 받아쳤다.
김 변호사가 홍 전 차장이 여 전 사령관이 불러주는 명단을 받아 적다 '미친X'이라고 생각해 메모를 멈췄다는 진술에 대해 "왜 메모를 멈췄냐"고 추궁하자 홍 전 차장은 "변호사님도 한 번 쭉 읽어보면 어떤 느낌이 드냐"고 반박했다.
정형식 재판관은 홍 전 차장이 메모에 '검거 요청'이라고 적은 이유를 집중적으로 질의하며 홍 전 차장 진술에 의문을 나타내기도 했다.
홍 전 차장이 "위치 추적이 대상자를 검거하기 위해 지원을 요청한 것이라고 이해했다"고 답하자 정 재판관은 "그러면 검거 지원 요청이라고 적어야 했던 게 아니냐. 아무리 대통령 전화를 받았다지만 정보를 민감하게 보증하는 방첩사령관이 구체적으로 체포 명단을 얘기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정 재판관은 또 홍 전 차장에게 "방첩사령관의 이야기를 듣기도 싫었다고 하면서도 내용을 자세히 메모해 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따져 묻기도 했다.
홍 전 차장은 심판정을 나서면서 "생각나는 대로 간단히 메모한 것이기 때문에 논리적이지 않다고 지적받는 것이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이번 기회에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힘든 일이라고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간첩들"을 잡아들이라고 한말은 왜 뺏을까요?????? 이 작자도 그쪽 한패인가??? 아무튼 붉은 무리들이 DJ 이후 안 뻗은데가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