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 단속 → 식료품·집값↑
▶ 관세 부과 → 수입품 가격↑
▶ 석유 증산 → 개솔린 가격↓
▶ 규제 완화 → 기업 비용↓
서류 미비자들이 지난달 27일 텍사스주 맥앨런 국경을 통해 멕시코를 추방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이민 단속으로 인건비가 상승하면 식료품과 주택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로이터]
많은 미국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이유로 그의 인플레이션 해소 공약을 꼽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시행한 조치도 주택, 식료품, 개솔린 등 기본 생활비 안정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각종 규제를 철회하고 기후 관련 정책을 되돌리는 명령을 내렸는데 이 또한 비용 절감이 목적이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실시할 정책이 인플레이션 해소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민 단속 및 추방트럼프 대통령은 이민 정책에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이민 관련 행정 명령에 국경 보호 강화, 불법 체류자 추방, 신규 이민자 제한 등이 이미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멕시코 국경 지역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광범위한 불법 이민 단속이 인플레이션을 낮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이 보는 시각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다소 차이가 있다. 이민을 제한하고 필수 노동자를 추방하는 것은 주택과 식료품과 같은 필수품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분석이다.
S&P 글로벌 신용 평가의 사티암 판데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서류 미비 노동자 의존도가 높은 농업, 숙박, 건설업계가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영향을 받으면 식료품, 주택 가격이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며 “전반적인 이민자 감소로 첨단 기술 및 의료 업체가 구인난을 겪을 경우 임금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발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지적했다.
■관세 정책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고, 특히 중국, 멕시코, 캐나다 수입품에 대해서는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는 취임식에서도 ‘미국 우선주의’를 재차 강조하며 관세 부과가 빠르면 1월 중 시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출국이 관세를 지불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과거 관세 관련 자료에 따르면 관세 비용은 미국 내 수입 업체가 부담하고, 그 비용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이 없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하면서도, 관세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할 수는 없다며 기존 관세 정책에 대한 강경한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제조업체와 소매업체들은 이미 추가 재고를 쌓고 가격 인상에 대비하고 있다. 관세가 부과되면, 많은 경제학자들은 식품, 전자제품 및 건축 자재를 포함한 여러 수입품의 가격이 일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많은 기업이 해외에서 자재를 수입하기 때문에 미국 내 생산 제품도 가격 상승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전 재무부 경제학자인 킴벌리 클로징 UCLA 법대 교수는 “관세 부과와 함께 아보카도, 목재, 캐나다 메이플 시럽 등 모든 수입 제품의 가격이 상승하고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석유 및 개스 증산 정책
석유 및 개스 등 연료 가격은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비용이다.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석유 및 개스 증산 정책이 연료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솔린 가격은 갤런 당 평균 약 3달러 10센트로 이미 몇 년 전보다 많이 낮아졌다.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자급 노력이 개솔린 가격을 더 낮출 것으로 기대하지만 가격 하락이 얼마나 빨리 이뤄질지 아직 불확실하게 내다본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 ‘미국행동포럼’(American Action Forum)의 더글라스 홀츠-에킨 대표는 “개솔린과 석유 가격이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더 하락할 수 있다”라며 “그러나 지난해 세계적으로 개솔린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에 하락 폭이 얼마 클지 불투명하다”라고 분석했다.
개솔린 가격의 급격한 하락을 예상하는 경제학자도 있다. UC버클리 유리 고로드니첸코 경제학 교수는 “새 정부가 석유 및 개스 시추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점만으로도 큰 폭의 가격 하락이 기대된다”라며 “다만 석유와 개스 제품 가격의 하락 현상이 나타나는 데 약 1년이 걸릴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각종 규제 완화기후 관련 규제 등 여러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 주택, 가전제품 및 기타 주요 품목의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새 연방 규제를 동결하고 각 정부 기관들에게 ‘규제 부담’을 줄일 방법을 모색하라고 요구했다.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조치 중 일부가 가계와 기업의 비용을 낮추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규제 철회가 단기적으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과도한 철회로 향후 물가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교’(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의 조너선 어니스트 경제학자는 “예를 들어 환경 관련 규제의 경우 적절한 안전 규정 없이 과도한 철회가 실시되면 나중에 환경에 많은 영향을 미쳐 더 큰 비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처방 약 가격 인하 철회트럼프 행정부의 첫 번째 조치 중 처방약 비용을 낮추기 위한 2022년 행정 명령을 철회하는 것도 포함됐다. 하지만 의약 업계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약값 급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통해 보건복지부 장관이 약값 인하 계획 초안을 작성하도록 명령했고 초안은 이미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밴더빌트 대학교 스테이시 두세치나 건강정책학과 교수에 따르면 약값 인하 계획 초안에 메디케어 수혜자 인기 처방 약 가격 상한을 2달러로 제한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보수 성향 헤리티지 재단의 프로젝트 2025를 포함한 일부 공화당의 계획은 바이든의 ‘인플레이션 감소법’에 따라 성문화된 약품 가격 협상을 거부할 것을 요구했지만, 철회를 위해서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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