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경찰 /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배우 신현준이 고(故) 김수미와 시작부터 함께 만들어간 유작 '귀신경찰'이 "엄마가 남긴 마지막 선물"이라고 말했다. 고인을 추억하며, 웃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게 돼 다행이라는 신현준의 진심이 작품에 고스란히 담겼다.
21일(한국시간)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귀신경찰'(감독 김영준)의 신현준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귀신경찰'은 돈 벼락 한 번 못 맞고 때아닌 날벼락 맞은 이후 하찮은 능력을 갖게 된 경찰이 그의 가족과 예기치 못한 사건에 얽히며 벌어지는 패밀리 코미디. '맨발의 기봉이', '가문의 영광' 시리즈에 이어 신현준과 김수미가 세 번째이자 마지막 모자 연기를 선보이는 작품.
신현준은 '귀신경찰'의 시작에 대해 "김수미 엄마랑 소통을 많이 하면서 찍은 작품이다. 엄마가 저한테 ''맨발의 기봉이' 때 너무 행복했고, 연기할 때도 좋았지만, 너랑 나랑 대화도 많이 하고, 무엇보다 극장에 들어갈 때 가족끼리 앉아있는 게 울림이 크다'라고 하시더라. 당시 어머니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어르신들에게 '20년 만에 극장에 왔어요'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따뜻하고, 귀여운 영화를 한번 만들어 보라고 하셨었다"고 밝혔다.
신현준은 '귀신경찰'에서 능력 있는 경찰이었지만 한 사건으로 나락 가고, 딸과 함께 엄마한테 얹혀살고 있던 중 날벼락을 맞고 하찮은 능력이 생기는 경찰 역을 맡았다. 그는 "우연히 '프리한 19'라는 프로그램을 보다가 벼락 맞아 능력이 생기는 인물을 보고 흥미로웠다. 저는 하나에 꽂히면 파고들어 가는 성격이기도 해서 저와 김수미 엄마를 두고, 기획을 시작했다. 엄마와 아들 간의 관계 속에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보고자 했다"고 전했다.
'귀신경찰'은 신현준 김수미 모자의 마지막 작품이 됐다. 그는 "엄마의 제안으로 시작한 건데 이제는 엄마가 안 계신다. 엄마의 마지막 선물 같은 작품이니까 제가 더 열심히 홍보해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즐기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귀신경찰'에는 고(故) 김수미의 헌정 영상이 등장한다. 이 또한 신현준의 아이디어라며 "그동안 출연하신 방송 소스를 찾기 시작했는데 '집사부일체'에서 '내가 만약 죽으면 '징글벨' 부르면서 즐겁게 보내달라'라고 말씀하신 걸 보고 너무 가슴이 아팠다. 어머니가 말씀하셨던 것처럼 유작이 많은 분들이 웃을 수 있는 영화여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렇듯 '귀신경찰'은 신현준에게 남다른 의미의 영화로 남게 됐다. 그는 "저한테는 엄마를 깊게 추억할 수 있는 영화이면서 나도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영화"라며 "춘천에서 촬영하면서 엄마가 매번 반찬을 가져오셨다. 쉬운 일이 아닌데 영화 현장의 밥차에 엄마 반찬을 놔두면 스태프들이 그렇게 좋아했다. 또 스태프 이름을 다 기억해서 불러주셨다"고 말했다.
신현준 /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인터뷰 내내 고 김수미를 추억한 신현준은 "어머니 돌아가시고 나서 많은 분이 어머니를 그리워하시고 사랑하신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고 했다. '귀신경찰'은 故 김수미의 바람대로 두 배의 기부 진행을 확정한 것. 유료 관객 티켓 금액당 200원의 기부가 진행되는 이번 기부는 100원은 제주 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에게 전달되며 100원은 연세의료원 소아청소년 환자치료비로 전달될 예정이다.
이에 신현준은 "어머니가 잘되면 뭐라도 하자고 하셨다. 어머니가 항상 보고 있는다는 생각으로 어떻게 하면 기뻐하실지 고민한 거다"라며 "사실 저는 아직도 엄마 모습을 보면 힘들다. 근데 자제분께서 현장에 꼭 등신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달하신 것 같다. 저는 몰랐는데 갑자기 어머니 등신대가 나오니까 눈물이 났다"고 전했다.
신현준은 고 김수미의 소천 소식을 들었을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제가 일본에서 팬미팅 중이었는데 공항 가는 길에 전화를 받고, 차를 돌렸다. 빈소가 안 정해진 상태였는데 (고 김수미의 아들인) 명호 씨가 한양대 병원일 것 같다고 해서 바로 한양대로 갔다"며 "엄마가 돌아가신 지 몇 시간 안 됐을 땐데 공항에서 다 저를 보면 위로해 주시더라. 검색대에서도, 승무원분들도 저를 보고 슬퍼해 주시고 괜찮냐고 물어봐 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아내한테 잘 도착했다고 연락하려고 핸드폰을 여니까 너무 많은 문자가 와있더라. 다들 저를 위로해 주니까 '내가 진짜 엄마 아들이 맞구나', '사람들이 김수미 신현준을 진짜 모자처럼 생각하시는구나'라고 다시 한번 느꼈다"며 "어머니가 저한테 주고 가신 게 많은 것 같다. 배우 일하며 인생에서 좋은 사람 만나서 또 다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게 행복이면서 특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현준 /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특히 신현준은 "어머니가 제가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하면 늘 모니터해주시고, 전화해 주셨다. 지금 출연 중인 '다리미 패밀리'도 모니터를 해주시다가 어느 순간 아무것도 없으니까 기분이 이상했다"며 "어머니 돌아가시고 위로 문자가 너무 많이 오니까 그것도 힘들더라. 그래서 핸드폰을 잘 안 보게 됐는데 어느 날 최불암 선생님께서 '드라마 너무 잘 보고 있고, 칭찬해 주려고 전화했다'라고 문자를 보내셨다. 선생님이 피드백을 주시니까 어머니 빈자리를 채워주시는 것 같기도 하고 뭉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현준은 생전 김수미를 추억하며 "어머니랑 자주 통화하는데 괜찮으셨다. 어머니가 꽃을 좋아하셔서 생일날 늘 컬러풀한 꽃을 보내드렸는데 이번에는 꽃집에 갔더니 하얀색 꽃이 너무 예뻐서 하얀색 꽃을 보내드렸다. 그런 게 정말 이상한 것 같다"면서 "어머니가 전화오셔서 꽃 너무 예쁘다고 하셨는데 제가 엄마랑 수없이 많이 통화를 하면서 처음 듣는 목소리였다. 너무 힘들어 보였다. '현준아 곧 보자. 아들 사랑한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마지막 통화였다. 추석 때도 저희 애들 보고 싶다고 해서 사진을 보내드렸는데 그게 마지막일 줄은 몰랐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특히 '귀신경찰' 후반부에는 다음 시즌을 예고하는 듯한 장면이 등장한다. 이에 신현준은 "사실 다음 시즌 시놉도 있었고, 엄마가 농담으로 '내가 김치라도 팔아서 제작비 대겠다. 시리즈 만들자'라고 하셨다. 근데 엄마가 안 계시니까 마지막 부분을 빼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건드리지 말자고 결론 내렸다"고 전했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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