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사회, ‘힘의 논리’ 현실 앞 피해 최소화 기대 속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취임하자 각국 지도자들이 앞다투어 환영 메시지를 내며 미국과의 우호 관계 다지기에 나섰다.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으로 국제사회에서 '강자의 법칙'이 세를 떨치게 된 상황에서 자국과의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후폭풍 최소화를 기대하는 눈치다.
러시아와 전쟁에서 미국의 지원 축소를 우려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결단력이 있으며, 그가 발표한 '힘에 의한 평화' 정책은 미국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장기적이고 공정한 평화를 달성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추켜세웠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성공을 기원한다"며 "우리는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을 기대한다. 우리는 함께할 때 더 강해진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고 한 캐나다에서도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취임 축하를 보냈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와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경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우리는 양국을 위해 더 많은 일자리와 번영을 창출하기 위해 다시 협력할 기회가 있다"고 엑스에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가뜩이나 어려워진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더 불안해진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도 엑스에 "미국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며, 우리의 정책 목표는 항상 좋은 대서양 횡단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취임 축하 인사를 남겼다.
미국으로부터 방위비 증액을 압박받는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과 함께 우리는 방위비 지출 및 생산을 가속할 것"이라며 "우리는 힘을 통해, 나토를 통해 함께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방위, 무역 문제로 긴장감이 감도는 유럽연합(EU)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엑스를 통해 "함께할 때 우리 사회는 더 위대한 번영을 달성하고 공동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일론 머스크와 마찰을 빚은 영국 노동당 정부의 키어 스타머 총리는 엑스에 올린 영상 메시지를 통해 "수 세기에 걸쳐 영국과 미국은 협력과 파트너십을 보였다. 독재로부터 세계를 수호했으며 공동의 안보와 번영을 위해 노력했다"며 취임을 축하했다.
찰스 3세 영국 국왕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양국의 특별한 관계를 담은 축전을 보냈다고 버킹엄궁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각별한 친분을 과시해 온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엑스에 "양국 간 파트너십을 계속 강화해 글로벌 도전에 함께 대처하고 우리 국민을 위한 번영과 안보의 미래를 건설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탈리아는 미국과 유럽 간 대화를 강화하는 데 항상 전념할 것"이라고 적었다.
멜로니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유럽 정상으로서는 유일하게 참석했다.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도 "우리는 강력한 동맹이며 양자 간 그리고 나토와 같은 국제적 협력체를 통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이 파트너십이 계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 역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구축한 견고한 기반을 바탕으로 노르웨이-미국 관계를 계속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고,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도 "스웨덴은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계속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도 "미국은 우리의 주요 전략적 파트너이자 동맹국"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별도의 취임 축하 메시지를 내진 않았다. 다만 그는 이날 일선 군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트럼프 2기 출범이 "유럽의 전략적 각성을 위한 기회"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만약 우리의 미국 동맹국이 지중해에서 군함을 철수한다면,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전투기를 보낸다면 우리는 내일 유럽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라고 반문하며 프랑스와 유럽이 진화하는 위협과 변화하는 이해관계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간 미국에 대한 유럽의 안보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자강론을 펴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언급해 온 우크라이나전 조기 종식 문제가 "우리 회담의 의제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 문제를 가능한 한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해결사 역할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모든 인류에게 이익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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