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 연설 “정부군이 무기 독점 사용하겠다” 분쟁 종식 의지
▶ 美·사우디 선호 인물로 알려져…이-헤즈볼라 휴전 이행 주목

9일(현지시간) 조제프 아운 레바논군 참모총장이 의회에서 새 대통령으로 선출된 뒤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2025.1.9 [로이터]
레바논의 새 대통령으로 군 참모총장 조제프 아운(61)이 선출됐다고 레바논 국영 NNA 통신 등이 9일 보도했다.
레바논 의회는 이날 표결에서 재적 의원 128명 중 99명의 찬성으로 아운 대통령 선출안을 의결했다. 레바논 대통령은 의원 투표로 결정되는 간선제다.
이는 2022년 10월 말 헤즈볼라와 가까운 관계였던 미셸 아운 대통령이 6년간의 공식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지 약 2년 3개월 만이다. 신임 대통령과 전임 대통령이 모두 아운이라는 성을 가졌지만, 혈연관계는 없다.
그간 레바논 의회는 후임을 뽑기 위해 12차례 표결을 시도했지만 정치적 분열 속에 당선자를 내지 못했었다.
1975년부터 1990년까지 장기 내전을 치른 레바논은 내전 종료 후 세력 균형을 위한 합의에 따라 대통령은 마론파 기독교, 총리는 이슬람 수니파, 국회의장은 이슬람 시아파 출신이 각각 맡는 권력분점 체제를 마련했다. 군 수장도 마론파 몫이다.
신임 아운 대통령은 취임 선서 후 연설에서 "오늘 레바논 역사의 새 장이 시작될 것"이라며 새 총리 지명을 위해 의회가 협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앞으로는 레바논 정부군이 무기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임시 휴전을 이어가고 추가 충돌을 막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아운 대통령은 "레바논이 이스라엘의 점령을 끝내고 침략을 막아낼 수 있도록 외교, 경제, 군사적 차원에서 포괄적인 방위 전략이 논의돼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2017년 3월부터 군을 이끌어온 아운 대통령은 그가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2023년 10월 이후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군의 충돌 상황을 관리해왔다.
지난해 11월 미국과 프랑스의 중재로 극적으로 타결된 임시 휴전 합의를 이행하고 이를 연장하는 것이 그의 첫 과제다. 임시 휴전은 오는 25일로 기한이 끝난다.
아운 대통령은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선호하는 인물로 알려졌다고 AFP 통신은 설명했다.
이는 최근 전쟁으로 헤즈볼라가 타격을 입고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반군에 붕괴하는 등 이란을 중심으로 한 시아파 이슬람 세력이 약화한 반면,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의 영향력이 부활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분석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이날 대통령 선출안 1차 투표에서는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소속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지지 않아 의결 정족수인 3분의 2 이상이 확보되지 못했다.
이에 아운 대통령은 정회 때 헤즈볼라 의원들을 만났고, 곧이어 2차 투표에서 선출안이 통과됐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2차 투표에서도 일부는 투표용지에 '주권과 헌법'이라고 적어 무효표를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최근 2년간 고위직을 지낸 이에게 대통령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레바논 헌법상 아운 대통령에게 결격사유가 있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리사 존슨 주레바논 미국대사는 아운 대통령 선출에 "매우 기쁘다"는 입장을 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주레바논 미국대사관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공식 성명을 내고 "우리는 레바논과의 오랜 파트너십을 소중하게 여긴다"며 "국가를 통합하고 개혁을 실행하고 번영하는 미래를 위해 노력할 아운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도 아운 대통령에 축전을 보냈다고 사우디 국영 SPA 통신이 보도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오랜 정치적 위기 끝에 레바논 새 대통령이 뽑힌 것을 축하한다"며 "이 선택이 레바논과 국민의 안정, 더 나은 미래, 그리고 더 우호적인 이웃 관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주레바논 이란대사관은 "아운 장군이 대통령에 선출된 것을 형제인 레바논 국민들에게 축하한다"며 "이란과 레바논이 관계를 강화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크리스토프 르모안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도 축하와 함께 "이제 개혁을 수행할 새 정부의 임명이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랑스는 1차 세계대전 뒤 오스만제국 영토였던 레바논 지역을 통치했으며 문화·정치·경제적으로 깊게 연관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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