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 2
▶ 황동혁 감독·이정재 배우와의 대화
지난 11월3일 할리웃 넷플릭스 투둠 극장에서 진행된 ‘오징어 게임’ 시즌2 쇼케이스에 참석한 황동혁 감독(오른쪽)과 이정재 배우.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오징어 게임’ 시즌2가 드디어 공개됐다. 26일 베일을 벗은 시즌2는 1화 빵과 복권부터 7화 친구인가 적인가까지 참가자들은 더 무자비해졌고 등장하는 게임과 놀이는 한 단계 진화했다. 홀로 생존해 456억원의 상금을 차지한 성기훈(이정재)이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면서 시즌2(www.netflix.com/SquidGame)가 시작된다. 생존 게임의 플레이어를 모집하는 딱지맨(공유)과의 목숨을 건 승부,‘프론트맨’(이병헌)과 맞서는 치열한 대결, 그렇게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이 폭풍이 휘몰아친 정국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서환, 채국희, 이다윗, 노재원, 조유리, 원지안, 전석호, 김법래 등 호화 출연진에 세트장 규모도 더 거대하다. 파리, 서울, LA 등지에서 프리미어 행사를 대대적으로 펼쳤고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TV시리즈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에 올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올 연말 또 한번 ‘오징어 게임’ 광풍을 몰고 온 제작자(쇼러너)이자 작가 황동혁 감독과 글로벌 수퍼스타 이정재 배우를 지난달 3일 넷플릭스 가을 쇼케이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이날 진행된 대담.
-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새로운 이야기로 돌아왔다
▲황동혁 감독(이하 황): 시즌1에서 모든 이들이 좋아했던 익숙한 요소를 살리면서 신선함, 새로움을 추가할 수 있을까가 미션이었다. 세트와 의상도 새로운 것들을 넣으려고 했고 음악 역시 시즌1에서 사랑받은 곡들이 있는데 조금씩 변형을 해서 다른 느낌을 주려고 시도했다. 익숙함과 새로움의 조화로움을 가장 고민했던 것 같다. 시즌1을 함께 한 대부분의 제작진이 합류했다. 유일하게 바뀐 건 촬영감독인데 원래 장편영화를 쭉 함께 해왔던 촬영감독이어서 시즌2를 같이 하게 됐다.
▲이정재 배우(이하 이): 성기훈은 시즌1에서의 모습과 시즌2의 모습이 너무나도 다르다. 기본적인 마음은 사람을 돕고 싶고 자기의 작은 힘을 나누고 싶은, 선한 마음이 존재하는 것은 여전하다. 시즌1에서는 기훈의 기본적인 마음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었는데 시즌2에서는 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상황은 있지만 연기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부분들이 좀 적었다. 한번 그런 기회가 올 때마다 관객들이 확실하게 느낄 수 있도록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성기훈의 다른 모습이긴 하지만 그래도 모든 에피소드를 보고 나면 성기훈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 1화 딱지맨(공유 분)의 이야기가 너무도 강렬한데
▲황: 공유라는 배우랑은 이전에 장편영화(2011년 개봉작 ‘도가니’)를 같이 하나 했었다. 그 영화의 주인공이어서 어떤 배우인지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 때 인연을 맺어 시즌1 때 재미있는 역이 있는데 특별출연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개런티도 받지 않고 무료로 출연해주었다. 술 마시고 취해서 한 이야기였지만 공유씨가 약속을 지켜 이 인연이 다시 시작됐다. 시즌1에서 잠깐(1화와 9화) 나왔지만 딱지맨에 대한 반응이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좋았다.
그래서 시즌2를 하게 되면 기훈은 게임을 만든 사람에게로 다가갈 수 있는 유일한 클루(단서)가 딱지남이었기에 딱지남을 찾는 게 가장 큰 일이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첫 회를 딱지남에 관한 이야기로 만들겠다. 공유씨가 시즌2를 같이 하자고 하니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처럼 다 나오는 거냐”고 물었다. 그러나 1화만 쓴 대본을 건네받고 마지막에 죽는 걸 알더니 오히려 더 좋아하더라. 어설프게 쭉 나오는 것보다 이렇게 강렬하게 나오는 캐릭터가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래서 (딱지맨) 캐릭터의 개인사가 어땠을까 하는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같이 준비를 했다. 물론 시즌2에서는 공유씨에게 개런티를 지급했다.
▲이: 공유씨가 촬영장에서 왜 그렇게 좋아했는지 이제 알겠다. <웃음> 공유씨 연기가 참 멋졌고 대단했다. 대본에서 읽었던 느낌보다 훨씬 더 잘 표현해냈다. 굉장히 여러 모습이 담겨있는 연기와 표정이었다. 훨씬 더 기괴하고 강렬한 인상으로 1화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해 2화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 시즌2의 게임 참가자들이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이다
▲이: 시즌2 촬영에서 결코 경험해보지 못했던 감정을 느꼈다. 세트장에 다시 들어간 첫 날의 감정이 지금도 생생하다. 저 세트장에 다시 들어가는구나. 시즌1 때 정말 많은 출연진들이 열심히 일했고 게임이 하나씩 하나씩 끝날 때마다 헤어지게 되는 기억이 너무나도 생생했다. 작품적으로는 수많은 캐릭터들이 죽었기 때문에 지옥에 다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감독님의 의도하신 설정이 몸으로 느껴져 정말 많은 사람들을 살려야겠다는 각오가 절로 생겼다.
▲황: 이정재씨는 매 게임이 끝나면 저녁 회식으로 헤어지는 슬픔을 달랬다고 하는데 오히려 감독의 입장에서는 캐릭터들이 죽어 나갈 때마다 홀가분해졌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 참가자 456명과 운영자들까지 통제 불가능으로 촬영을 하다가 점점 숫자가 적어지고 소수 인원만 남았을 때의 그 기쁨이라니... 시즌2는 좀더 적극적으로 미리 관계가 있던 사람들이 게임에 들어가도록 했고 커플들도 많이 만들어냈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게임에 임했을 때 알아가는 것도 많은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시즌1의 기훈과 상우가 어릴 적 형 동생 친구 사이였고 기훈과 새벽의 경우 새벽이 기훈의 돈을 소매치기한 적이 있었듯이 이전의 스토리가 있는 관계들이 그 안에 들어갔을 때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미 시즌1에서 확인했다. 시즌3에 가면 그것이 주최자들의 의도이기도 하다는 걸 알게 된다. 미리 알던 사람들을 게임에 함께 집어 넣고 그들이 서로에게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가 주최자의 의도임을 시즌2와 3에서 보여주고 싶었다.
- 시즌2의 핵심 주제를 축약하면
황: 이 시리즈가 아니더라도 인생이라는 것 자체가 선택의 연속이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결정되기도 한다. 우리는 언제나 어느 순간마다 결정적인 순간에 선택을 해야 하고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 선택에는 항상 결과가 따르기 때문에 선택에서 신중해야 한다. 책임을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선택을 넘어서 시즌2에서 제가 주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서로의 다른 선택들이 만든 분열, 갈등에 대한 것이었다.
이번에는 게임 지속 여부에 대한 OX 투표가 매번 등장한다. 개개인의 선택에 따라 OX 마크를 각자의 가슴에 붙이고 경기에 임한다. 자신의 한 선택이 서로가 편을 가르게 되는 기준이 된다. 한 마디로 말한다면 시즌2는 ‘크레이지’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것처럼 시즌2를 보면 ‘미쳤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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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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