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그는 플로리다 팜비치 당선 연설에서 “제45대,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영광을 누리게 해준 국민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4년간 분열을 뒤로하고 통합하고 단결할 때라고도 했다. 세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ㆍMAGA)’라는 그의 구호와 미국의 관세와 국경 장벽을 높이겠다는 미국 우선주의를 실천해 세계를 분열로 몰고 갈까 걱정이다.
1792년 제정된 연방법에 따라 4년마다 실시하는 미 대선은 11월 첫 번째 월요일 하루 뒤인 화요일에 치러진다. 미 대선은 주별로 주민이 먼저 선거를 한 뒤 결과에 따라 할당받은 선거인단이 다시 투표한다. 각 주의 선거인단 수는 해당 지역의 하원의원과 상원의원 수를 합해 각 주의 인구 비례에 따라 할당된다. 어떤 주의 선거인단 수가 30명이라면 전체 득표에서 한 표라도 더 받은 후보가 그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 30표 모두를 가져가는 ‘승자독식 방식(Winner-Takes-All)’이다. 이 제도는 1792년 영국에서 독립한 미국의 각 주가 연방 법률을 제정할 때 도입했다. 인구가 적은 주도 권리를 공정하게 보장받기 위한 목적이었다.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주는 캘리포니아주로 54명이다. 버몬트와 알래스카주 등은 3명에 불과하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 2개 주를 제외한 48개 주가 승자독식 방식을 채택한다. 네브래스카주와 메인주는 득표율에 따라 선거인단을 나눈다. 후보는 전체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과반(270명)을 확보해야 승리한다. 이 때문에 전체 유권자의 직접 투표 득표에서는 앞서면서도, 선거인단 수에서는 뒤져 대통령에 선출되지 못하는 모순이 생긴다. 이 선거인단 제도는 미국 헌법에 명시돼 있어 모순이란 지적에도 고치기가 쉽지 않다. 미국 대선과 관련한 흥미로운 역사적 순간을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전체 국민투표에서는 이기고 선거인단 투표에서 진 경우가 다섯 차례에 달한다. 1824년 앤드루 잭슨은 존 퀸시 애덤스에게 고배를 마신다. 당시 연방당이 해체된 가운데, 민주공화당에는 윌리엄 크로퍼드 재무부 장관, 정권의 실세 퀸시 애덤스 국무장관, 헨리 클레이 하원 대변인, 서민의 영웅 잭슨 전 테네시주 주지사 등 여러 후보가 난립한 상황이었다. 직접선거와 선거인단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던 잭슨이 낙선하고 클레이와 야합한 애덤스가 당선돼 큰 반향을 일으킨다.
1876년 민주당 새뮤얼 틸든 후보가 전체 투표에 51% 득표했다. 하지만 선거인단 투표에서 1명 차이로 져 공화당 러더포드 헤이스가 승리한다. 1888년 민주당 그로버 현지시간 후보가 전체 투표에서 0.7% 앞섰으나 선거인단이 많은 지역에서 상당수 지는 바람에 공화당 벤저민 해리슨이 승리한다. 2000년 민주당의 앨 고어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보다 54만 표 가까이 더 얻고도 졌다.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은 48.2% 대 트럼프 46.1%로 전체 표에서는 이기고도 선거인단 과반을 확보한 트럼프에게 패했다.
둘째, 죽을 고비를 넘기며 살아남은 괴력의 인물도 있다. 앞서 기술한 잭슨은 미국의 제7대(1829~1837년) 대통령이다. 그는 미국의 군인으로서 1815년 뉴올리언스 전투에서 영국군과 싸워 대승을 거두었다. 뉴올리언스 전투에서 지형지물과 솜 포대를 이용해 진지를 요새화한 것이 효과를 거두어서 불과 21명의 전사자로 영국군 2,037명을 전사시켰다. 그 후에도 인디언 토벌로 영웅으로 떠올라 18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으나 패했다. 1828년 재도전으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는데, 민주당 소속 최초의 대통령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대통령에 오를 때까지 총 13번의 피나는 결투를 하고 살아남은 인물이다. 미수에 그쳤지만, 미국 대통령 사상 최초로 암살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프랑스 역사학자이자 외무장관을 지낸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미국의 민주주의’에서 잭슨을 이렇게 논평한다. “앤드루 잭슨은 대통령으로 성장했으나, 그는 오직 20년 전에 쟁취한 뉴올리언스 전투 승리의 추억에 머물렀다.”
대통령은 아니지만 토머스 제퍼슨이 대통령이 되게 했고 자신은 결투에서 죽은 인물이 있다. 바로 전직 재무장관인 토머스 해밀턴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제퍼슨을 지지하고 부통령이 된 에런 버를 혹평했었다. 거듭되는 둘 간의 갈등 속에서 버는 해밀턴에게 결투를 신청하고 해밀턴이 이에 응하며 1804년 7월 뉴저지 허드슨강 근처에서 결투가 벌어졌다. 버의 총탄은 해밀턴의 오른쪽 골반을 뚫었고, 해밀턴은 결투 다음 날 후유증으로 사망했다.
셋째, 46대를 거치는 동안 대통령 4명이 암살당한 슬픈 역사를 가졌다. 미국 통합, 흑인 인권 보호, 남북 전쟁 승리로 오늘날 가장 많은 존경을 받는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젊은 시절 결투식 레슬링의 달인이었다. 맞붙는 상대마다 번쩍 들어서 집어던지는 괴력의 인물이었다. 12년 동안 약 300번의 싸움에서 단 1번밖에 패하지 않은 프로레슬링의 챔피언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그도 남북 전쟁이 공식 종료된 지 불과 며칠 만에,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지 두 달도 채 못 돼 암살범의 총탄에 쓰러져 운명을 달리했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암살된 대통령이 된 것이다. 암살범은 노예제 폐지를 강력히 반대하던 존 윌크스 부스라는 배우였다.
링컨 대통령이 암살된 지 16년이 지난 1881년 7월, 제20대 제임스 가필드 대통령은 워싱턴 기차역에서 찰스 기토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다. 충성스러운 공화당원을 자처한 기토는 가필드 대통령 당선에 본인이 이바지했다고 믿고 관직을 원했지만 묵살되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 1901년 9월, 제25대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도 암살범의 총탄에 쓰러졌다. 그는 당시 뉴욕주 버펄로에서 개최된 ‘전미산업박람회’에 참석했는데 무정부주의자인 암살범이 매킨리 대통령의 가슴에 두 발의 총을 쏜다. 대통령은 수술을 받지만 회복하지 못하고 8일 후 명을 달리했다. 역대 최연소(43세)로 35대 대통령에 당선된 존 F. 케네디는 1963년 텍사스주 댈러스 시내에서 퍼레이드 도중 리 하비 오스월드가 쏜 총에 맞아 암살당했다.
대통령 암살미수 사건은 여러 차례 발생했다. 7대 앤드루 잭슨, 33대 해리 트루먼, 38대 제럴드 포드, 40대 로널드 레이건 등이 암살 위기를 겪었다. 대통령 신분은 아니지만 트럼프 당선자도 암살 대상이 됐다. 올해 7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연설 도중 20세 백인 남성 토머스 매슈 크룩스의 총격을 당했지만 다행히 오른쪽 귀를 관통,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9월 골프장에서 또 다른 암살시도를 이겨낸 트럼프는 결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생환한 트럼프의 재등장에 세계는 숨죽이고 있다. 그는 아메리카 우선주의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며, 파리 기후 협약 탈퇴 등 다자주의를 지양하고, 양자주의를 지향할 것이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를 공략으로 내세웠기에 우리 기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도체와 관련한 칩스법의 운명도 관심사다. 그는 우방국들에 대해서도 예외는 없다며 ‘트럼프 상호무역법’을 통과시켜 미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는 국가에는 대통령 권한으로 상호 관세를 부여할 것이라고 했다. 2기 내각도 충성파로 포진시킨 상태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다. 트럼프 당선자는 재집권 시 정부 개혁을 위한 ‘정부효율부(DOGE)’를 만들고 공동수장으로 머스크를 임명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수차례 스페이스X와 스타링크 등을 언급하며 머스크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2기 내각 구성에도 머스크의 입김은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DOGE 수장으로 기술 기업에 장애가 되는 규제 개혁과 연방 공무원 대폭 감원을 시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나아가 트럼프 2.0시대에 우주 분야에서 많은 발전이 이뤄질 전망이다. 트럼프+머스크 조합에 테슬라 주가는 질주하고, 가상자산 가격은 폭등하고 있다.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은 1,400원 선을 웃돈다. 트럼프와 머스크의 향후 행보에 세계 정치는 물론 경제도 더욱 출렁거릴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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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경 글로벌산학협력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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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 쓸헤기 힘내라 ㅋㅋㅋㅋㅋ 나라 개판되는 상황이 4년뒤 일어나도 개셍충의 찬양하는 주뎅이에서 똥이 얼마나 나올지 궁금하다 ㅋㅋㅋㅋ
나는 비록 진보 성향이라 이번 선거에 해리스를 찍었지만 인재는 알아볼줄 안다. 머스크는 천재고 인재다. 그가 비록 보수 성향이지만 동성애/불체 이슈에 관해서만 보수고 나머지 이슈에서는 진보인것같다. 우선 전기차가 개스차보다 낫다 믿고 있고 우주로의 진출도 서둘러 화성에서 인간이 살수 있도록 엄청난 돈을 쏫아 부을것이고 가상화폐/블록 체인도 한층 더 발전할것이고 인공지능에 대한 지원도 늘것이다. 무엇보다 머스크는 반 기독교적 사상을 가지고 있어 개신교인들의 입김에 놀아나지 않을거라 다행이다.